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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고리원자력발전소. 고리1호기는 지난 2017년 영구정지에 들어갔고, 고리2호기는 내년 설계수명이 끝난다. 고리2호기에 대해 윤석열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계속 운전(수명연장) 절차를 밟고 있다.
 부산 기장군 장안읍에 있는 고리원자력발전소. 고리1호기는 지난 2017년 영구정지에 들어갔고, 고리2호기는 내년 설계수명이 끝난다. 고리2호기에 대해 윤석열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계속 운전(수명연장) 절차를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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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마이뉴스>와 다시 만난 한병섭 박사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보더라도 전쟁이나 테러로 인해 원전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산업통상자원부의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경우) 중대사고도 그동안 없었지만, 이렇게 평가에 넣었고, 항공기 충돌 가능성도 마찬가지다. 고리2호기 수명연장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해명은 옛날 관점에서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관련기사: "부산 고리2호기 중대사고 나면..." 원전 전문가의 시나리오 http://omn.kr/1zv8b)

<벌거벗은 세계사> 나온 핵공학자가 공개 반발한 까닭?

한 박사는 핵공학자로 원자력 안전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그는 올해 2월 tvN '벌거벗은 세계사'에 출연해 체르노빌 사고에 대한 강연을 펼친 바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부산을 찾아 환경운동연합 탈핵위원회, 부산환경운동연합과 함께 고리2호기의 중대사고를 가정한 시나리오 결괏값을 공개해 주목받았다.

당시 한 박사는 전쟁이나 테러 등으로 사용후핵연료 저장조가 파괴된다면 최대 76만 4천 명까지 사망자가 나올 수 있다고 다소 충격적인 분석을 내놨다. 구체적으로 숫자를 명시한 이유를 두고 그는 "대외적으로 (원전 사고에 의해) 사람이 얼마나 사망할 수 있다는 표현을 자제하지만, 안전을 고려하면 이 결과가 포함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사고 피해 시나리오를 반영하지 않은 고리2호기의 수명연장에 반대했다. 고리2호기는 내년 설계수명 만료를 앞두고 있고, 한국수력원자력은 7월 400여 쪽에 달하는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을 공지하며 계속운전 사업 절차를 밟고 있다.

이후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산업부는 다음 날 반박 자료를 냈다. 민간과 시민사회단체의 발표 내용에 정부가 곧바로 대응한 것은 이례적이다. 산업부는 '공포론'으로 한 박사 등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깎아내렸다. "과학적, 공학적 근거 제시 없이 원전에 대한 오해를 야기하고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라는 것이다.

또한 산업부는 "고의적 테러까지 반영한 결과 반영은 해외에서도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라며 "이미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대비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고리2호기 계속운전 절차의 위법성에 지적을 두고도 "법령 유권해석에 따라 정당하게 진행하고 있다"라고 합법성을 부각했다. <오마이뉴스>에 말한 한 박사의 산업부 비판은 이에 대한 공식 반응이었다.  

그러자 환경운동연합은 이날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다시 2차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고리2호기 방사선환경영향평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었다. 한 박사도 발제자로 나섰다. 그는 재차 "우리는 지금 와서야 중대사고 환경영향평가를 논하고 있지만, 미국은 앞서 이를 반영하고 있다"라며 "(전쟁과 테러 역시) 우크라이나 사태를 겪으며 포격 등 등에 대한 영향을 반드시 봐야 한다(포함해야)는 기조가 지배적"이라고 최근 상황을 설명했다.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인 한병섭 박사가 1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탈핵위원회와 2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원자력안전연구소 소장인 한병섭 박사가 1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탈핵위원회와 2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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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과 같은 평가서는 미흡, 과거 같은 관행 안 돼"

한 박사는 안전 의식을 높이고 위험성을 낮추려면 지금과 같은 평가서로는 미흡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방사선 피폭량이 얼마다, 사람이 얼마나 피해를 볼 수 있다 이런 걸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기존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중대사고가 나면 파장이 크니 이를 누락시켰는데 이렇게 은폐하려는 관행 때문에 (문제가) 지속된다. 중대사고 평가를 해서 사고 관리 대책이나 요번에 설비를 투자했더니 피폭량이 이만큼 줄었더라. 그래서 국민에게 더 안전하게 가니까 수명연장 해달라고 하는 게 보고서여야 한다. 그런데 없다."

법조인은 절차적인 문제를 짚었다. 법무법인 민심의 변영철 변호사는 "주민과 주민이 지정하는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문제점을 잘 반영한 평가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한수원은 형식적, 요식적으로 절차를 밟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2019년 서울행정법원이 신고리 5·6호기 건설 허가가 위법이라고 판단한 점을 덧붙여 설명했다. 건설 자체는 허가했지만, 법원은 중대사고를 반영하지 않은 방사선환경영향평가 누락 등 등을 위법성의 사유로 제시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환경운동연합 탈핵위원회, 부산환경운동연합은 "초안 공람 과정을 중단하고 폐기해야 한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들 단체는 공동성명서에서 부산시·울산시 등 지자체가 평가 공람을 중단케 하고 내용 보완을 요구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안하원 부산환경운동연합 상임대표는 "정권이 바뀌면서 원전 활성화로 가고 있는데, 무리하게 수명연장의 명분을 쌓으려 하는 것 같다"라며 "어떤 문제가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정상래 공동대표도 "중대사고, 다수 호기 사고, 고준위핵폐기물 대책을 포함하지 않은 평가는 그 자체로 시민의 안전을 외면한 허울뿐인 평가"라며 민간검증단 설치 등 해법을 압박했다.
 
1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탈핵위원회가 기자회견, 2차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리원전 2호기 계속운전을 위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1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환경운동연합, 환경운동연합 탈핵위원회가 기자회견, 2차 기자간담회를 열고 고리원전 2호기 계속운전을 위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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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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