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가 정규리그 마지막 3연전(우천취소 경기 제외) 첫 경기에서 두산의 덜미를 잡았다.

강인권 감독대행이 이끄는 NC 다이노스는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장단 16안타를 터트리며 11-0으로 완승을 거뒀다. 이날 5위 KIA 타이거즈가 삼성 라이온즈에게 2-3으로 패하면서 KIA와의 승차를 3.5경기까지 줄일 수 있었던 두산은 토종에이스 최원준이 등판한 경기에서 NC에게 완패를 당했고 3연승을 달린 NC는 6위 두산과의 승차를 1.5경기로 줄였다(41승3무53패).

NC는 4명의 투수가 등판해 두산 타선을 4피안타1사사구6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팀 완봉승을 달성했고 타선에서는 이명기가 2회 결승타를 포함해 4안타3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날 NC는 투타에서 각각 두산 출신 선수들의 맹활약이 돋보였다. 6이닝3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시즌 2승째를 챙긴 이재학과 3안타3타점으로 친정 마운드를 울린 박건우가 그 주인공이다.

시즌 2승8패 부진, 두산전은 12이닝 무실점

이재학은 2010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0순위로 두산에 지명되면서 프로생활을 시작했지만 사실 두산 유니폼을 입었던 기간은 단 2년에 불과하다. 루키 시즌 16경기에 등판해 23.1이닝을 던지며 잠수함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이재학은 2011년 11월 처음 시행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신생구단 NC로 이적했다(두산에서 이재학에게 기회를 줬던 감독도, 2차 드래프트에서 이재학을 지명한 감독도 NC의 초대 사령탑 김경문 전 감독이었다).

NC 이적 후 풀타임 선발투수로 기회를 얻은 이재학은 2012년 15승2패 평균자책점1.55로 퓨처스리그를 지배했고 NC가 1군에 진입한 2013년에도 10승5패1세이브2.88의 성적으로 신인왕에 선정됐다. 신인왕을 차지한 2013년부터 NC가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2016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한 이재학은 공룡군단의 토종에이스로 꾸준히 활약하며 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2017년 5승에 그치며 5년 연속 두 자리 승수가 좌절된 이재학은 2018년 리그 최다패 공동 1위(13패)의 불명예를 썼다. 이재학은 2019년 3년 만에 두 자리 승수를 올리며 부활했지만 2020년5승6패6.55, 작년 6승6패5.20으로 부진하며 NC의 토종 에이스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 사이 구창모를 비롯해 신민혁,송명기 같은 젊은 선발자원들이 약진하면서 NC 마운드에서 후순위로 밀려났다.

이재학은 올 시즌에도 구창모의 늦은 복귀와 웨스 파슨스의 부상으로 꾸준히 선발 투수로 활약했지만 개막 후 12경기에서 7패5.26에 그치며 최악의 시즌을 보내는 듯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13일 두산전에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뒤늦게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이재학은 세 번의 불펜 외도를 거쳤다가 10일 두산전에서 다시 6이닝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챙겼다. 공교롭게도 이재학은 올 시즌 두산을 상대로만 두 번의 승리를 따내고 있다.

이재학은 올 시즌이 끝난 후 생애 첫 FA자격을 얻지만 2승8패4.52의 성적으로는 장기계약을 기대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하지만 이재학은 올 시즌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두산을 상대로 2경기에서 1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면서 최소한의 체면을 세울 수 있게 됐다. 이재학 입장에서는 올 시즌 2승을 모두 선물한 '친정' 두산이 여러모로 고마운 구단이 아닐 수 없다.

많은 경기 소화 못했지만 시즌 타율 .351 맹타

NC는 올 시즌이 끝나고 지난 9년 동안 NC 유니폼을 입고 1081경기에 출전해 1330안타212홈런830타점814득점을 기록했던 나성범을 FA시장에서 반드시 잡아야 했다. 하지만 나성범은 NC가 아닌 6년 총액150억 원을 제안한 고향팀 KIA를 선택했고 나성범을 잃은 NC는 FA시장에서 총액 164억 원을 투자해 국가대표 출신 외야수 손아섭과 박건우를 영입하며 전력손실을 최소화했다.

손아섭 역시 롯데 자이언츠에서 통산 2000안타를 돌파했던 뛰어난 외야수지만 박건우는 6년 연속 3할 타율에 3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우승 DNA'까지 갖춘 리그 정상급 우타 외야수였다. 오랜 기간 프랜차이즈 스타로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나성범의 이적은 아쉽지만 손아섭과 박건우, 그리고 새 외국인 선수 닉 마티니가 조화를 이룬다면 나성범과 애런 알테어가 활약했던 시절과 비교해도 결코 떨어질 게 없었다.

두산 시절 시즌 초반에 다소 약한 '슬로 스타터' 기질을 보이곤 했던 박건우는 NC에서의 첫 시즌 5월까지 타율 .331 3홈런30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면서 '100억FA'다운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6월 1일 왼쪽 허벅지 통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박건우는 7월 11일까지 무려 41일 동안 1군에서 자리를 비웠고 주전 외야수이자 중심타자가 빠진 NC는 순위 경쟁에서 크게 뒤처지고 말았다.

팀이 97경기를 소화한 현재 31경기에 결장한 박건우의 올 시즌은 결코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기 힘들다. 하지만 박건우는 올 시즌 66경기에 출전해 타율 .351 5홈런4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877를 기록하면서 적어도 경기에 출전하는 날 만큼은 여전히 리그 정상급 우타 외야수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박건우는 10일 두산전에서도 2루타 2방을 포함해 3안타3타점을 작렬하며 친정팀을 울렸다.

NC는 최근 3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여전히 5위와의 격차는 6경기로 벌어져 있다. 여기에 외국인 투수도 1명 밖에 없고 토종 에이스 구창모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태라 순위 경쟁에서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이다.

NC가 남은 기간 동안 5강 도전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주력선수들이 살아나기 시작한 타격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그리고 '100억 외야수' 박건우는 남은 경기에서도 당연히 NC타선을 이끄는 핵심선수로 활약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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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NC 다이노스 이재학 박건우 두산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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