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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공개한 후쿠시마 오염수의 처리 과정.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의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공개한 후쿠시마 오염수의 처리 과정.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가 아닌 "처리수"라고 주장하고 있다.
ⓒ 도쿄전력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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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1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을 허용한 가운데,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이에 필요한 관련 공사에 들어갔다. 이대로면 수개월 내에 오염수가 태평양 바다에 버려지게 된다.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0일 일본 내 언론의 보도를 정리하면,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의 방류를 위한 공사가 본격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후쿠시마현 등 지자체가 도쿄전력의 안전대책에 동의하면서 4일부터 공사가 시작됐다. 도쿄전력은 터널을 파고 배관을 설치해 원전에서 약 1㎞ 떨어진 앞바다에 오염수를 방류할 계획이다. 완공 시점은 내년 중반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지난달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NRA)가 오염수 방류를 정식인가 하면서 이루어졌다. NRA는 도쿄전력이 제출한 '오염수 해양방출 시설 설계·운용 관련 실시계획'을 승인한 뒤 국민 의견 청취를 거쳐 최종 절차를 마무리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가 매일 100여 톤 이상 발생하면서 처리에 골치를 앓아왔다. 지난해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처리한 오염수의 바다 방류 강행을 결정했고, 이제는 방류를 위한 실질적 단계에 돌입한 셈이다.

그러나 주변국은 물론 자국 내에서도 반대 의견이 거세다. 오염수의 해양 방류가 해양 생태계에 어떤 위협을 가져올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 전국어업협동조합연합회는 최근 총회에서 "전국 어업 종사자와 국민 이해를 얻을 수 없는 해양 방류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채택했다. 일본 어민들은 일방적 오염수 처리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입을 모았다.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도 해양 방류에 반대하고 있다. 중국은 오염수 방류가 가시화하자 목소리를 냈다. 제10차 핵확산금지조약 평가회의에 참가한 리쑹 중국 군축대사는 오염수의 바다 방류 피해를 우려하며 일본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다. 북한 역시 외무성을 통해 "인류 공동의 재산이 오염될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 조성됐다"라며 "태평양은 일본의 하수도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등 18개국으로 이뤄진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 과학자들도 오염수 방류에 반대 의견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달 그린피스는 PIF의 입장을 전하며 "일본 정부는 오염수 해양 방류의 안전성을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를 내놔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한국 내에서는 시민사회단체가 방류 저지 운동을 본격화했다. 일본과 관계 개선을 추진하는 윤석열 정부가 소극적 태도를 보이자 시민단체가 직접 행동에 들어갔다. 일본에 인접한 부산의 시민사회·소비자 단체는 10일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에 모여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방사성 오염수 방류를 멈춰야 한다"라며 릴레이 1인시위, 퍼포먼스 등 추가 행동을 예고했다. 

(관련기사: "윤석열 정부 뭐하나? 일본 핵오염수 방류 저지해야" http://omn.kr/207k1)
 
미역, 물고기, 조개, 꽃게, 새우, 돌고래 등 바다를 상징하는 해양생물 가면을 머리에 둘러쓴 부산지역 시민사회, 소비자 단체 회원들이 10일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앞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행동을 펼치고 있다.
 미역, 물고기, 조개, 꽃게, 새우, 돌고래 등 바다를 상징하는 해양생물 가면을 머리에 둘러쓴 부산지역 시민사회, 소비자 단체 회원들이 10일 부산시 동구 일본영사관 앞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행동을 펼치고 있다.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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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사성 물질,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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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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