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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소년보호 시설, 보호처분 집행 현장에서 소년들과 동고동락한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기자말]
지방의 한 소년원
 지방의 한 소년원
ⓒ 최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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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법소년과 소년범죄에 관한 언론과 여론의 관심은 사건 자체에만 편중되는 경향이 있다. 일부 범죄의 대담함과 잔혹성을 부각해서 국민의 법 감정을 자극함으로써 소년법 폐지 등 엄벌주의가 여론을 주도하는 듯한 착시현상을 불러온다.

촉법소년 등 소년범이 사건 이후 보호처분을 받는다는 사실, 보호처분은 어떤 것이고 처분 결정 이후에는 어떤 처우를 받고 있으며 제대로 교화되고 있는지, 왜 교화해야 하는지에 관한 언론과 여론의 관심 및 이해가 부족하다.

촉법소년과 소년범죄에 대한 오해

촉법소년과 소년범죄에 대한 일반적인 오해가 있다. 첫째는 '촉법소년은 범죄를 저질러도 아무런 처분을 받지 않고 풀려난다'는 것이다.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뿐 보호처분을 받는다. 최대 소년원 2년(10호) 처분을 받고 소년원에 수용된다. 문제는 이들이 경찰 입건 후 경찰·검찰 조사를 거쳐 소년부 법정에 서서 보호처분을 받기까지 평균 5~6개월이 걸린다는 것이다.

즉 소년범은 보호관찰, 소년원 등의 보호처분을 받지만 재판일까지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재범이 잦고 이를 막을 적절한 조치도 할 수 없다. 조기 개입을 통해 죄를 지으면 즉시 벌을 받는다는 경각심을 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사실상 방치되는 것이다.

따라서 가정의 보호력이 미약하고 학교에 부적응하거나 가출해서 방황하는 위기청소년에게 선제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이를 위해 '재판 전 보호관찰' 제도 도입과 소년분류심사원 증설이 필요하다. '재판 전 보호관찰'은 재판일까지 보호관찰관이 소년을 지도·감독해 재범을 막을 수 있다. 소년분류심사원은 소년을 4주 동안 수용하여 비행환경과 차단한 뒤 범죄 원인을 분석하고, 분류심사를 통해 적절한 보호처분 의견을 법원에 제출한다.

둘째는 '촉법소년은 나이가 어려서 처벌받지 않는다는 소년법을 악용해서 범죄를 저지른다'는 오해다. 
 
잡고 보니 또 그놈의 촉법소년,  14살 촉법소년 짓이었다, '촉법소년' 이용해 금은방 턴 10대, 어차피 처벌 안 받잖아요, 수사기관 비웃는 청소년들,  처벌받지 않는 촉법소년,  '촉법소년'을 방패 삼는 청소년...

최근 언론에 보도된 소년범죄 관련 기사의 제목들 중 일부다. 하지만 내가 현장에서 만난 수많은 소년범의 대부분은 촉법소년이라 처벌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범죄를 저지른 소년들이 아니었다. 

아이들은 어린 나이 때문에 가벼운 처벌을 받을 것을 알고 소년법을 악용할 만큼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범죄를 행하지는 않는다. 위기청소년은 주변인으로서의 특성과 양가감정, 방어기제와 같은 환경적 요인에 따른 불안한 심리 상태로 인해 충동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일례로 몇 년 전 소년분류심사원에서 담임을 할 때 차량을 절도해 무면허 운전을 한 촉법소년 4명이 위탁돼 신상조사와 상담, 교육을 한 적이 있다. 이 아이들은 '촉법소년'이라는 점을 이용해서 절도와 무면허 운전을 한 것이 아니었다. 그냥 키가 꽂혀 있는 차를 보고 친구들과 멀리 놀러가고 싶은 충동을 느껴서 범행한 것이다.

차를 훔친 아이들은 차 안에 '이젠 우리 차!'라고 천연덕스럽게 쓸 정도로 죄의식이 결핍된 모습을 보였다. 이들에 대한 신상조사와 상담 결과, 결손가정 및 가정의 해체, 가정폭력으로 인한 가출, 학교의 방임과 또래관계에 대한 애착 등이 비행의 주된 원인으로 밝혀졌다. 아이들은 보육원과 쉼터, 모텔 등의 유흥가를 전전하며 시기적절한 치료와 상담을 받지 못해 정신이 피폐해진 상태로 방치되면서 비행성이 심화됐다.

일반적인 청소년이 가정과 학교에서 체득한 최소한의 준법심과 윤리의식이 이들에겐 없었다. 4명 중 3명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분노조절장애, 품행장애 등의 진단을 받고 제대로 된 치료와 상담을 받지 못한 상태였다.

또한 언론에 보도되는 일부 소년범들의 반성하지 않는 적반하장의 태도는 일반적인 현상이 아니다. 소년부 법정에서 자신의 범죄를 부인하는 소년은 없다. 범죄사실을 전부 인정한 뒤 소년원 처분보다는 보호관찰의 기회를 얻기를 원한다. 적반하장식 태도는 소년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소년원이 문제다

보호처분 중 가장 무거운 처분은 10호(소년원 2년)다. 소년원에 최대 2년을 수용하고도 소년을 교화하지 못하면 상습범·성인범·강력범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구치소 및 교도소 수용과 출소 후 재범을 막기 위해 전자발찌를 채워 지도·감독하는 데 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소년원의 재사회화 기능을 혁신하는 것은 범죄예방과 재범 방지를 위한 가장 실효성 있는 정책이 될 수 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만 14세~19세 미만의 소년범 중 '재범 소년'의 비율은 평균 32%이다. 이중 약 50%는 3회 이상 재범을 저질렀고, 6회 이상 재범한 소년의 비율은 2017년~2021년 24.1%~29.5%에 달한다.

그런데 소년원에서 퇴원한 뒤 재범을 저지른 소년이 재범하는 데 걸리는 기간은 6개월 이내가 약 45%이다. 1년 이내에 재범하는 소년은 약 30%이다. 이 통계는 소년원이 소년범 교화 및 재사회화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수용환경부터 문제가 많다. 비행 친구를 확대하고 범죄를 학습할 수 있는 혼거수용이 아닌 독거수용이 필수지만, 아직 4인 1실이 대부분이고 10인 이상의 과밀수용인 곳도 있다.

좁은 공간에서 여러 명이 생활하는 수용환경에서는 필연적으로 계급과 수용 악습이 생긴다. 따라서 원생간 폭행·욕설·갈취·협박이 발생하고, 담임 등 소년원 직원들은 사건을 조사하고 지도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소년원에 2~3회 입원한 상습 범죄소년들과 정신과 질환이 심한 소년들이 교사들에게 욕설과 폭행을 하며 난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처럼 소년원에서 동료의 인권을 침해하고 공권력에 대항한 소년은 처분변경이나 형사처벌 등의 중징계를 받지 않는다. 오히려 모범적인 생활을 한 소년들과 마찬가지로 임시퇴원으로 빨리 사회로 나간다.

소년원에 와서도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사실을 배우지 못한다. 물론 피해는 현장 공무원과 국민의 몫이다. 이들이 소년원에서 나간 뒤 6개월 이내에 재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교화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맞춤형 개별 처우를 위해 1인실로 리모델링해 비행을 반성하고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인권 친화적인 공간을 제공한 뒤 수용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소년원생의 기본권과 의무
 
필자가 소년원에서 담임을 할 때 봉사활동 소년들과 함께 장작불로 가마솥에 라면을 끓여 전교생이 간식으로 나눠먹었다. 라면은 동료 교사들이 사비로 후원해주었다.
 필자가 소년원에서 담임을 할 때 봉사활동 소년들과 함께 장작불로 가마솥에 라면을 끓여 전교생이 간식으로 나눠먹었다. 라면은 동료 교사들이 사비로 후원해주었다.
ⓒ 최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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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원 재원생의 약 33%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분노조절장애, 품행장애, 조현병, 우울증 등의 진단을 받아 신경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이다. 하지만 전문 의료소년원이 없어 이들을 치유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

독한 정신과 약을 매일 복용하는 성장기 청소년은 밥도 잘 먹어야 한다. 하지만 소년원의 1일(3끼) 급식비는 6554원에 불과하다. 중학교 급식비 1만2153원의 절반 정도다. 1인당 1끼니 급식비는 학교와 비교해서 식단을 짜기도 쉽지 않아 소년들에게 충분한 영양을 공급하기 어렵다.

언론에 수시로 보도되는 '촉법소년 연령 하향'은 문제의 본질이 아니다.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도 전체 소년범죄의 약 0.1%에 불과한 강력범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촉법소년들은 보호처분을 받는다. 따라서 보호처분 집행시설인 소년원의 문제점을 개선해 교화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소년범죄를 예방하고 재범을 방지하는 가장 현실적인 정책이다.

소년법의 목적은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에서 타인에게 정신적·신체적·물질적 피해를 준 소년원생들은 건전한 사회 구성원으로 거듭나기 위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 동시에 소년원은 이들의 '기본권'을 보장해야 한다. 소년원은 소년범의 재사회화를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다.

소년원의 수용질서를 확립하고 인권적 처우를 위해 기본권을 향상하려는 노력은 소년범죄의 재범률을 낮추고 실질적인 소년범죄 예방에 기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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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보호직 공무원입니다. 20년 동안 소년원, 소년분류심사원, 보호관찰소, 청소년꿈키움센터에서 위기청소년들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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