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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군 금서면 평촌리에서 재능나눔활동을 하기에 앞서서 산청군귀농귀촌회 회원들과 함께.
 산청군 금서면 평촌리에서 재능나눔활동을 하기에 앞서서 산청군귀농귀촌회 회원들과 함께.
ⓒ 민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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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피서철이 절정인 7월 28일 이른 아침부터 금서면 평촌리 마을회관이 부산하다. 산청군귀농귀촌연합회(회장 오보환, 아래 '산농회') 회원들이 속속 들어오고 있다. 여자 회원들은 회관 안으로 들어가서 일부는 냉장고부터 열고, 일부는 걸레를 빨아 창틀의 먼지를 닦아낸다. 남회원은 예초기를 둘러메고 마을 입구부터 도로변 제초작업을 시작하고, 나머지 분들은 마대자루와 집게를 들고 마을 곳곳을 돌며 쓰레기를 줍기 시작한다.

이 모든 작업들은 누가 일일이 지시하지 않아도 잘 짜여진 각본 따라 하듯 일사분란하게 진행되었다. 사진 몇 장 찍으러 왔던 사람은 그늘에서 노래만 부르는 베짱이 같은 처지가 되고 말았다. 오래 있으면 괜한 방해만 될 것 같아 오 회장을 비롯하여 안면이 있는 몇몇 분들과 가벼운 응원의 인사만 나누고 자리를 피했다.
 
마을입구부터 골목 구석구석 쓰레기 수거와 도로변 예초작업을 했다.
 마을입구부터 골목 구석구석 쓰레기 수거와 도로변 예초작업을 했다.
ⓒ 민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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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회관 냉장고 정리와 창틀 먼지 닦기 등 대청소 실시
 마을회관 냉장고 정리와 창틀 먼지 닦기 등 대청소 실시
ⓒ 민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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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지나서 오보환씨에게 그날 나누지 못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연락을 했다. 2012년에 산청군에 귀농귀촌한 사람들의 모임인 산농회 회장을 작년부터 맡고 있는 그는 마침 양봉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며 흔쾌히 시간을 내어주었다. 산농회는 기본적인 회원 간의 친목 도모와 정보교류를 바탕으로 산청군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부분의 농촌 지역이 처한 현실이지만 인구 소멸지역에 포함된 산청의 도시민 유치 지원 활동, 예비 귀농귀촌인의 상담과 교육, 귀농귀촌인의 정착 멘토링, 지역민과 소통융화를 위한 재능 나눔 등을 통해 교류와 공유 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오회장은 청장년기를 서울에서 보내면서도 언제나 인생의 제2막은 농촌에 살며, 하고 싶은 일을 하겠다는 마음이 들어 30대 중반부터 틈만 생기면 전국의 농촌을 다니며 정착할 곳을 물색했다고 한다. 10여 년 전에 산청에다 땅을 구입하고부터는 거의 주말마다 내려와 농촌 적응기를 거친 후 6년 전에 완전히 정착했다.

꿀벌과 함께 비상하는 인생 2막
 
양봉장에서 작업하고 있는 오보환 회장
 양봉장에서 작업하고 있는 오보환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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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운 여름 날씨에 수고한 회원들을 격려하고, 올해 남은 3번의 재능나눔 활동에서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
 무더운 여름 날씨에 수고한 회원들을 격려하고, 올해 남은 3번의 재능나눔 활동에서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했다.
ⓒ 민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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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봉을 하겠다는 생각이 처음부터 있었나요?
"산농회에 가입하고 회원들과 교류를 하던 중 우연히 벌 3통을 분양받은 것이 계기가 되었지요. 3통이 다음해에 20통이 되자 내가 양봉에 재능이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웃음) 자신감이 생겨 전문가들에게 교육도 받고 책을 사서 이론 공부도 열심히 했습니다. 그 결과 지금은 금서면과 생비량면에 각각 2곳씩 총 4곳의 양봉장에 600통이 되었습니다."

- 이렇게 많은 벌통을 혼자 관리하는 게 가능한가요?
"어차피 외부 일손을 구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노동력을 줄일 수밖에 없지요. 그래서 다양한 방법들을 고안해서 실험하며 극복하고 있습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일을 하며 바쁘게 살다 보니 90킬로가 넘던 몸무게가 20킬로 이상 빠지면서 체력도 좋아졌어요."

- 양봉교육장이 있는데 무슨 교육을 어떻게 진행하는가요?
"지금 계시는 이곳이 교육장인데, 귀농귀촌인들의 사랑방 역할도 합니다. 여기에 오면 단순 견학부터 꿀벌의 생태, 화분채취, 꿀채밀, 질병관리 및 약제처리 등 전체 과정을 실습할 수가 있으며, 최종적으로 분봉하여 자기 양봉장을 만드는 것까지 교육과 자문을 해주고 있습니다."

귀농에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 양봉이 아닌 다른 일을 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저한테 직접 하셔도 되고, 산청군청이나 농업기술센터에 연락하면 우리 산농회 임원의 연락처를 알려줄 겁니다. 그러면 가장 적합한 분을 소개시켜 드리니까 그 분에게 연락하시면 됩니다."

- 바쁜데 괜히 전화해서 이것저것 물어보려면 미안해서 주저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사람은 저한테 연락하면 됩니다. 저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다른 사람들로부터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항상 느낍니다. 지금 이렇게 산청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도 그런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제는 제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얼마든지 그런 일은 즐겁게 할 수가 있습니다."

- 혹시 군청이나 또는 다른 행정기관의 도움에 아쉬운 점은 없습니까?
"다 그렇지만 예산지원이 좀 많으면 좋겠지요. 그 예산으로 우선 유기농과 정보화 교육, 선진지견학, 마을 봉사활동 등에 사용할 수가 있는데, 그런데 예산이 지원되면 아무래도 행정에서 원하는 바를 해줘야 되니까... 웬만한 비용은 우리 자체 회비를 사용하려고 합니다."

- 끝으로 귀농귀촌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시골살이 특히 귀농은 쉽지 않습니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맨주먹으로 뭘 해보겠다는 것은 참으로 힘듭니다. 가장 중요한 자금 계획을 먼저 세워야 되고, 사실 금융권 대출도 담보가 없는 사람은 불가능합니다. 우리 카페나 밴드에 가입하여 회원들과 교류를 하며 생생한 정보를 얻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양봉장에는 열심히 일하고 있는 한 부부가 있었다. 그들은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통해 산청에 왔다가 정착하게 되었으며, 양봉을 하려고 올해 초부터 이곳에서 배우고 있다고 한다. 이미 생초에 땅을 구입하였으며 그곳에다 자신의 양봉장을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었다.

오보환 회장은 청정산청의 좋은 이미지가 잘 알려졌으면 좋겠다는 바람과 함께 귀농귀촌인들이 성공적으로 정착해나가는 과정을 통해 펼치는 다양한 활동에 관심과 응원을 부탁한다고 했다.

덧붙이는 글 | 산청 지역신문인 산청시대에도 게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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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지리산 자락 경남 산청, 대한민국 힐링1번지 동의보감촌 특리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여전히 어슬픈 농부입니다. 자연과 건강 그 속에서 역사와 문화 인문정신을 배우고 알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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