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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의 휴가 때문에 직접 만나지 못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약 40분 간 통화를 진행했다. 대통령실은 펠로시 의장 쪽에 미리 양해를 구했다고 해명했지만 여권에서도 '외교 결례'라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취재진에게 "오후 2시 30분부터 40분에 걸쳐 윤석열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그리고 배석한 하원의원 5명, 주한미국대사 이렇게 '1+6' 방식으로 전화 회담이 있었다"고 알렸다. 그는 "(펠로시 의장이 윤 대통령에게) '첫 여름 휴가에,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가운데 시간을 내줘서 감사하다'는 덕담을 건넸고, 이어 대통령과 하원의원들 간 1대1 현안 토론이 이뤄졌다"고 했다.

김 1차장은 "펠로시 의장은 '한미동맹은 특히 도덕적으로 볼 때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라고 했다"며 "앞으로도 인도-태평양 질서를 함께 가꿔갈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5월 21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발전시키는 데에 미 의회와도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며 "펠로시 일행의 공동경비구역 판문점구역 방문이 한미 간 강력한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2주 전 양해 구했다"지만... '오락가락'했던 면담 여부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방한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전화 통화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방한 중인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전화 통화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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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의 회동 여부를 두고 '안 만난다→일정 조율 중→안 만난다'로 혼선을 거듭했던 상황도 거듭 해명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약 2주 전 펠로시 의장의 동아시아 방문 계획이 논의되기 시작했고, 한국에 이때쯤 방문할 계획인데 면담이 가능하냐는 전갈이 왔다"며 "(윤 대통령이) 지방 휴가계획을 예정했기 때문에 그 기간에 서울에 온다면 (두 사람의 만남이) 힘들지 않겠냐고 양해를 구했고, '충분히 이해한다'고 얘기가 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후 대만 방문을 포함해 여러 가지 미국-중국 간 현안이 발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 양국은 우리 정상의 면담이 없는 걸로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기조가 유지된 것"이라며 "펠로시 의장도 전화 통화에서 우리 미국에서도 그렇지만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Family is first(가족이 먼저)'라고 몇 번씩 강조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전화라도 따뜻한 인사를 하고 싶다는 의향을 오늘 아침 일찍 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회담이 없을 것이란 점은 이미 상대방도 알고 동아시아 순방에 나섰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그래도 좀 아쉬우니까 전화라도 만나자고 한 것은 (이미 정해져 있는 펠로시 의장의) 빡빡한 스케줄에 갑작스럽게 제안한 것도 결례고, 생각해보니 식사 일정도 안 나오고, 여러 옵션을 생각한 결과 '통화는 좋지 않겠는가'(라고 판단했다)"며 "역시 하길 잘했구나, 마치 눈으로 보면서 회담을 하는 기분이라고 (배석한) 제가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대통령이 사적 시간을 보내고 계신데, (펠로시 의장과) 전화 통화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업무의 연장이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며칠 전부터 참모들이 고민했다"고도 털어놨다. 이어 "결론은 사무실에 나와서 통화하면 '차라리 만나지' '왜 또 업무장에 와서 휴가가 끊기냐' 이런 걱정도 있었기 때문에 집에서 원래 쉬시던 대로, 편안한 복장대로 손질하지 않은 머리스타일대로 전화통화했다"며 "본인이 쑥스러워해서 사진도 찍지 않았고 영상도 돌려보냈다"고 부연설명했다.

"대통령은 연극 보고 술... 펠로시, 어떤 생각했을까"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뒤 출연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서울 대학로 한 극장에서 연극 "2호선 세입자"를 관람한 뒤 출연진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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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대통령실의 해명에도 또 다시 '외교 참사'가 빚어졌다는 지적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여권에서조차 '외교 결례'라는 쓴소리가 나오고 있다.

금태섭 전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서 '면담 불발' 자체는 이해가지만 대통령실의 대응 기조가 잘못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통령실 대응은 대략 '우리 대통령이 휴가 중이라서 만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말할 수 있다"면서도 "바로 그날 대통령은 서울에서 연극을 보고 배우들과 술도 한잔 하셨다. 그 사진을 언론에 배포까지 했다. 펠로시 의장은, 혹은 그가 대표하는 상당수의 미국 국민들은 그 모습에 어떤 메시지가 담겼다고 생각했을까"라고 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동맹국 미국의 의회 1인자가 방한했는데 대통령이 만나지 않는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보다 날을 세웠다. 그는 "미국의 상·하원 의원, 국무장관, 국방장관 등이 방한해도 역대 우리 대통령들은 대부분 이들을 만났다. 그만큼 한미동맹이 중요했고 이들의 역할이 중요했기 때문"이라며 "그런 중요한 인물이 한국을 방문하는데 서울에 있는 대통령이 만나지도 않는다? 휴가 중이라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외교의 기본을 어기는 '갈지(之) 자' 행보가 참 볼썽사납다"고 일갈했다. 또 "짐작컨대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는 이유가 외교정책의 판단이라면 중요한 이유는 중국일 것이다. 미중 갈등이 극도로 가중되는 상황에서 한순간에 많은 것을 잃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이제까지 편향된 외교를 보였기 때문에 만나지 못하는 것이다. 평소 잘했더라면 이번처럼 부자연스러운 외교가 아닌 당당한 외교를 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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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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