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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 교육부 장관이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을 하던 중 눈을 만지고 있다.
 박순애 교육부 장관이 2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 브리핑실에서 대통령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을 하던 중 눈을 만지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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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만5세 초등학교 입학'을 추진키로 갑자기 발표한 가운데, 조기입학을 추진하다 무산된 과거 정부시절 연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7년 노무현 정부 당시 대부분의 유·초등학교 학부모와 교사들은 조기 입학에 반대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62% "조기입학, 아동발달에 적합하지 않아"

1일, 이윤경 서원대 유아교육학과 교수 연구진이 2007년 발표한 <초등학교 입학유예와 적절한 입학 연령 및 학제개편에 대한 학부모와 교사의 인식> 논문을 살펴봤다.

연구진이 유치원 학부모 955명과 초등 학부모 289명, 초등교사 201명 등 모두 144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만5세 입학 찬성'은 9.3%였다. 반면, '현행 (만6세 입학) 학제 유지'와 '만7세 입학이 더 적절'은 각각 70.5%와 18.4%였다.

실제 자녀를 초등 1학년에 입학시킨 경험이 있는 초등 학부모의 경우 '현행 학제 유지'와 '만 7세 입학' 의견이 각각 50.0%와 40.2%로 비슷하기까지 했다. 초등 학부모의 '5세 입학 찬성' 비율은 조사 대상 가운데 가장 낮은 4.8%였다.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화에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응답자들의 61.8%는 '발달에 적합지 않음'이라고 답했다. 이어 '학습부담 증가' 19.2%, '사교육비 증가' 17.3% 순이었다.
 
학부모와 교사 대상 조사 결과표.
 학부모와 교사 대상 조사 결과표.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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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와 교사 대상 조사 결과표.
 학부모와 교사 대상 조사 결과표.
ⓒ 이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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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연구진은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화에 대해서는 초등 학부모, 유치원 학부모, 초등 교사 세 집단 모두에서 '현행학제가 더 적절하다'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높았다"면서 "세 집단 모두에서 꼽은 '만5세의 발달적 특징상 초등학교 입학이 적절하지 않다'는 견해는 이들이 유아기 발달에 대해 올바른 이해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연구진은 "초등학교 입학연령 하향화 방안은 교사와 학부모 모두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방안이며 이는 입학연령 하향화가 과연 누구를 위한 학제개편 방안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게 하는 부분"이라고 비판했다.

2010년 김은심·최혜진 교수가 발표한 <현 유아교육 정책에 대한 학부모의 만족도 및 요구>에서도 '입학 연령을 1세 앞당기면 '사교육비 경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6%에 그쳤다. '취학연령 단축으로 그만큼 사회에 조기 진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니오'가 87%를 차지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가 낸 정책연구보고서 <초등학교 취학연령 및 유아교육체제 개편 연구>에서도 연구진은 "만5세 취학이 여성의 고용촉진이나 출산율과 직계되는 본질적 요소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사교육비 감소, 여성 경제활동 제고, 취학연령 앞당기기 효과 등이 모두 불확실한 측면들을 안고 있다"고 결론 맺은 바 있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 격, 교육 무지정책"... 교육단체들 반발

1일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교육부는 유아교육의 국가책임을 강조하며 취학연령을 1년 당기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국가책임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운영에 대한 국가의 지원을 강화할 문제이지 유아를 초등교육에 편입시킨다고 될 일이 아닐 것"이라면서 "(박순애 교육부장관의 업무보고 내용은)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교사노조연맹도 이날 성명에서 "입학 연령을 일괄적으로 하향하겠다는 것은 아동의 발달 단계를 고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유아와 초등 교육의 전문성을 모두 무시하는 교육 무지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태그:#박순애, #만5세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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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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