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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가 운용 중인 리프트가 장착된 장애인 콜택시.
 광주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가 운용 중인 리프트가 장착된 장애인 콜택시.
ⓒ 광주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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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광주광역시에 '바우처택시'가 도입됐다. 바우처택시란 휠체어에 탑승하지 않은 장애인의 이동을 지원하는 교통수단이다. 지난 2019년 장애등급제의 단계적 폐지가 시작된 직후부터 휠체어에 탑승하지 않은 장애인의 이동 지원 수요가 증가하자 전국 각 지자체에서 순차적으로 바우처택시를 도입했다.

광주시는 올해 바우처택시 도입을 위해 5억4000만 원가량의 예산을 확보했다. 지난달 29일, 광주광역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아래 지원센터)는 8월 1일부터 바우처택시가 도입된다고 밝히며 "앞으로 특별교통수단(휠체어 이용인이 탑승할 수 있는 리프트 장착 차량)은 휠체어 이용인만, 비(非)휠체어 이용인은 임차택시 및 바우처택시만 배차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휠체어 이용인과 비휠체어 이용인의 대기시간 불균형을 해소하겠다"고 밝혔다.

지원센터는 "2022년 상반기 휠체어 이용인의 차량 대기시간은 평균 32분 43초였으나, 비휠체어 이용인의 대기시간은 평균 23분 27초였다. 앞으로는 휠체어 이용으로 등록되어 있어도 휠체어를 사용하지 않을 시에는 특별교통수단에 탑승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원센터는 지난 5월 발표한 바우처택시 제안요청서에서 "개인택시 및 차량을 100대 이상 보유한 법인택시 사업자를 대상으로 교통약자 이동서비스를 제공할 사업자를 모집한다"며 "사업자는 센터가 정한 교통약자 전용택시 금액을 택시요금으로 하여야 하고, 이용대상자는 비휠체어 장애인과 동승자(보호자)로 한다. 운행시간은 6시부터 23시 30분이며, 운행구역은 광주광역시 이내로 제한한다"고 공고했다.
 
광주광역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측이 8월 1일자로 바우처택시가 도입된다는 소식을 공지했다.
 광주광역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측이 8월 1일자로 바우처택시가 도입된다는 소식을 공지했다.
ⓒ 광주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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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사업자가 교통약자에게 폭행, 욕설, 성범죄 등 기타 위법 행위를 하거나, 교통약자로부터 연 10회 이상 불편 민원이 제기되는 등에는 협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바우처택시 도입에 대해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배영준 상임활동가는 "(바우처택시가) 이제 막 도입된 상황이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면서도 "당초 비휠체어 장애인들이 이용하던 임차택시에 비해, 바우처택시가 장애인들에게 안전한 교통 수단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사업자에게 운영을 맡기고 사건이 발생할 경우 업체 측과의 계약이 해지되는 방식이라 걱정스럽다"고 지적했다.

지원센터는 지난해 기준 특별교통차량 116대와 전용(임차)택시 92대를 합쳐 총 208대의 차량을 운용했다. 올해도 특별교통차량은 지난해와 동일하고, 전용(임차)택시는 규정 상 100대가 운영되어야 하지만 도중에 그만두는 운전 노동자들이 있어 대체로 90여 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도입 대수 예상보다 줄어... 추후 상황 유심히 지켜볼 것"

이날 바우처택시가 도입되자, 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광주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지부 천재홍 지부장은 "현재 지원센터 차량 이용인 중 휠체어 이용인이 30%라면, 비휠체어 이용인이 70%다. 그런데 분리 배차가 되지 않아, 특별교통차량에도 비휠체어 이용인이 탑승해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가 있었다"면서 "특별교통차량은 휠체어 이용인만 탑승할 수 있게 하고, 임차택시와 바우처택시로 비휠체어 탑승자의 수요를 감당하게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대기 시간 단축법"이라고 밝혔다.
 
광주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측이 나라장터에서 바우처택시 도입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사업 관련 입찰을 진행했다.
 광주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측이 나라장터에서 바우처택시 도입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사업 관련 입찰을 진행했다.
ⓒ 나라장터 홈페이지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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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당초 지원센터 측은 5월 중순에 150대에서 200대가량의 바우처택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으나 도입 시기를 미루고, 도입 대수 역시 예상보다 훨씬 줄어든 100대가 됐다. 그래서 센터 측에 도입 대수가 줄어든 이유에 대해 문의하자 프로그램 개발비 때문이라는 답변이 왔다"며 "바우처택시는 비장애인도 태우고, 교통약자도 태우는 과정에서 두 개의 서로 다른 요금 체계를 가지고 운용된다. 그런데 이번에 요금을 책정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약 9000만 원이 들었다. 바우처택시를 도입하려면 프로그램 개발은 기본인데, 이를 대비하거나 계획해 두지 않았다. 관련 계획이나 준비가 너무도 엉성하게 진행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천재홍 지부장은 "대전 등의 사례를 보고 소요 예산 등을 사전에 충분히 계획할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해 도입 대수가 줄어든 점은 아쉽지만, 그럼에도 바우처택시가 도입된 만큼 분리 배차를 통해 광주 교통약자들의 이동권 수요를 잘 감당하고, 대기 시간도 줄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시작되었으니 실제로 대기 시간이 줄어드는지, 다른 문제는 없는지 추후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태그:#바우처택시, #장애인 이동권, #광주시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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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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