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기사속에 등장하는 손주영, 장인수, 박정규, 김삼립씨는 이 소모임 회원으로 함께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 전북환경운동연합 자전거 소모임의 첫라이딩. 기사속에 등장하는 손주영, 장인수, 박정규, 김삼립씨는 이 소모임 회원으로 함께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다.
ⓒ 김길중

관련사진보기


이제 막 자전거 타기에 맛을 들인 사람들에게 자전거는 어떤 의미일까? 지난 6월 시작한 전북환경운동연합 자전거 소모임 회원 몇 명과 방담을 나누었다.

"소모임 만든다는 연락이 왔어요. 잘 탈 수 있을지 없을지 몰라 망설이는데 사무처 실무자 선생님께서 친절하게 잘 가르쳐 줄 분들이 많으니 염려하지 마시고 나오시라 권유해서 큰맘 먹고 첫 라이딩에 나갔죠." - 박정규(46)씨

사실 이날 낭패가 매우 컸다고 한다. 자전거 타는 게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딸아이(초등학생)가 타는 자전거를 타고 나와 주행하는데 많이 흔들렸다. "앞에서 사람이 걸어오면 불안하더라고요"라며 그날 몇 번 넘어진 사실을 토로한다. 아울러 "누군가 잘 가르쳐 줄 거라는 약속과 달리 진행되는데 대한 배신감(?) 내지 야속함이 들더라고요"라며 첫 경험을 이야기한다.

이날 이후 두어 번 연습을 하고 그 다음 주에 번개 라이딩을 하고 나니 다소 자신감이 생겼다고 한다. "집이 삼례(완주)인데 번개 집결장소인 전주까지 자전거로 가고 싶은 오기가 생겼어요"라며 한주 사이에 향상된 실력에 뿌듯해 했다. 정규씨는 이후 번개 라이딩이 열릴 때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전거를 만나고 난 뒤의 느낌을 이야기 했다. 

"삼례에서 고산까지 20여 km, 왕복하면 40km예요. 어느 날 만경강을 따라 무심코 달렸는데 어느 순간 고산에 도달한 거예요. 차를 타고 몇 번 왔던 길인데 그게 40분이거든요. 근데 자전거에 몸을 실어 순전히 제 힘으로 온 거죠. 그 소요시간이 1시간! 제 안에서 '와~~~'하는 탄식이 나왔어요. 익산을 지나 다녀온 대야(군산)에도 다녀보고 소양(완주)과 송광사, 그리고 전주 한옥마을까지도 다녀보았어요. 대단히 멀게 느껴지던 게 자전거와 함께 하니 오히려 가까워지고 있음을 역설적으로 느끼는 중입니다." 

손주영(48)씨는 "봄이었던 3월 어느 날 친구의 권유로 자전거에 한참 맛을 들이고 있었어요"라고 말 문을 연 뒤 "길을 나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재미를 느끼는 중이에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주에서 괴산까지의 오천 자전거길, 북한강을 따라 춘천에서 서울까지 달려본 경험 등에서 확인한 '벅참'과 '감동'을 늘어놨다. 주영씨는 기회가 생길 때마다 지도를 펼쳐놓고 어느 길을 갈까를 고민하는 일이 요사이 가장 중요한 일과 중 하나가 되었다고 했다. 

이들보다는 조금 일찍 자전거에 눈을 뜬 김삼립(53)씨도 자신의 스토리를 펼쳤다.

"동서 형님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처음엔 긴가 민가 했어요. 중고등학교 시절 학교까지 5킬로미터 정도 되는 거리를 자전거로 통학했습니다. 친구들과의 추억과 같은 소소한 즐거움은 기억에 있지만 이게 운동이 될까 싶었던 거죠. 근데 그렇게 넉 달인가를 하루 30km씩 타 보니 운동이 꽤 되는 걸 느꼈어요. 저는 운동, 말하자면 스포츠로써 접했거든요. 기록을 염두에 둡니다. 유튜브를 보며 연구하고 훈련하고 또 그 안에서 성취하는 걸 즐기는 편이죠. 그런 의미에서 자전거가 제겐 정말 맞는 운동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이후로 본격적으로 빠져들게 된 것 같아요."

그는 이날 함께 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아 따로 만난 한 장인수(53)씨의 요 몇 달 사이의 일상도 전했다. 

"인수씨는 3월 어느 날 마라톤을 하다가 발바닥에 족저근막염이 생겨 달리지 못하면서 자전거를 타볼까 고민했다고 합니다. 공유 자전거를 타고 가까운 전주천을 밤마다 달리다가 저에게 자전거 구입에 관해 묻더라고요. 이런저런 사정을 들어보고 제가 출퇴근 시 이용하는 생활형 자전거를 권했어요. 두 달이 조금 못된 5월에 연락이 왔는데 그걸 타고 그사이 1000km를 넘게 다녔다는 거예요. 맛을 붙였나 싶어 몇 번 같이 달려보니 나날이 즐거움에 흠뻑 빠져들고 있더군요. 이후 또 다른 자전거를 구입하고 섬진강과 금강도 다녀왔어요. 6월에 있었던 자전거 출퇴근 챌린지에서 1200km를 달렸더라고요."
 
좌측부터 박정규, 김삼립, 손주영씨가 함께 자전거에 관한 2시간 반의 방담을 나누었다.
▲ 자전거에 관한 즐거운 수다 좌측부터 박정규, 김삼립, 손주영씨가 함께 자전거에 관한 2시간 반의 방담을 나누었다.
ⓒ 김길중

관련사진보기

  
두 시간 반 동안 이들은 여러 주제와 이야깃거리로 수다를 이어갔다.

삼립씨는 "자전거를 타보니 여러모로 많이 좋아졌어요. 우선 건강해지고 체력적으로 많은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불재를 넘어 운암호 국사봉까지 돌아오는 코스를 마치면 좀 힘들고 낮잠을 자거나 해야 했어요. 한데 지금은 샤워하고 머리 말리고 나면 훌훌 털어지는 가벼움, 그 상쾌함으로 일과를 시작 합니다"라며 오후에 시작되는 자기의 일상을 설명했다. 아울러 "가장 좋아진 건 뭐냐면 부지런해진 거예요.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가족들이 일어나기 전에 마치려고 하거든요. 다른 식구들도 같이 부지런해지더라고요. 이걸 아는지 아내가 '형부가 우리 가족에게 좋은 선물(자전거로의 권유)을 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하더군요"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자전거 타면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아? 라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는데 전혀 그런 걸 느끼지 못하거든요"라는 박정규 씨의 경험담이 이어진다. 이에 "자전거는 오히려 무릎 근력을 강화하는 재활운동에 좋거든요. 무릎에 통증이 온다면 안장 높이나 핸들까지의 거리와 같은 피팅의 문제"라는 삼립씨의 자전거 구조 설명으로 이야기가 이어졌다. 

"여건상 낮에 많이 타거든요. 여름 같은 경우에 새벽에 타는 게 제일 좋은데 그게 잘 안돼요. 처음엔 좀 뜨겁긴 하지만 타다 보면 덥지 않거든요. 오히려 시원해요"라는 주영씨의 이야기에 정규씨는 "맞아요. 자전거 타면 시원하더라고요. 그게 아마도 땀이 많이 나면서 맞이하는 바람으로 인한 청량감 때문인 것 같고. 이른 새벽엔 그 맛이 특히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맞장구를 쳤다. 

한의대 교수로 재직 중인 장인수씨는 요즘 동료 교수들에게 자전거를 이야기하느라 바쁘다고 한다. 그리고 장 교수의 성화 덕분에 병원 안에서 붐이 일고 있다고 한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는데 겪어보기 전엔 이런 게 가능할지 몰랐어요. 세상을 달리 보는 눈도 생기는 것 같고 막상 해보니 꼭 어려운 게 아니더라고요. 요즘 자동차는 아파트에 주차해두고 자전거를 통해 출퇴근하기도 합니다."

정규씨도 이와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 한다. 다만 "아직은 길을 잘 모르는 어려움과 차도로 나서야 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이 존재하지만"이라는 전제를 달고 "언젠가 능숙하게 달릴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했다. 
전주와 완주일대의 다음 지도화면 캡처.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삼례와 익산 목천포까지는 왕복 30여 km, 삼례 고산간은 왕복 40여km, 삼례-한옥마을(전주)간은 대략 왕복 40여km의 거리다. 위 사진은 소모임에서 자주 가지는 번개라이딩 코스로 전주에서 출발해 삼례, 춘포(익산), 전주까지 40여 km 만경강 코스로 황새가 많이 관찰되는 지역이다.
▲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지명들 전주와 완주일대의 다음 지도화면 캡처. 이야기속에 등장하는 삼례와 익산 목천포까지는 왕복 30여 km, 삼례 고산간은 왕복 40여km, 삼례-한옥마을(전주)간은 대략 왕복 40여km의 거리다. 위 사진은 소모임에서 자주 가지는 번개라이딩 코스로 전주에서 출발해 삼례, 춘포(익산), 전주까지 40여 km 만경강 코스로 황새가 많이 관찰되는 지역이다.
ⓒ 김길중

관련사진보기

 
이제 막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세 사람과 조금 일찍 타본 삼립씨의 이구동성에선 '자전거를 매개로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었다는 점과 일상에서의 작은 변화들이 감지된다. 건강함과 즐거움 그리고 여러 가지 맛을 느끼며 겪는 즐거운 장난감(?)에로의 희열과 작은 감동이라 할 수 있을까?

이들이 그 맛을 더 이어나가게 될지 잠깐 지나치고 말지는 본인을 포함해 아무도 알 수 없다. 기자의 감으로 보자면 이들은 아마도 한참 동안 더 깊은 느낌과 사고의 전환을 이룰 수도 있겠다 싶다. 그럴 경우 각자의 삶에서 역사적 전기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추정은 가능하다.

어찌 되었든 "언젠가 다큐에서 본 자전거 여행... 페니어 라고 하는 그 짐가방에 필요한 물품들을 챙겨 멀리 떠나는 자전거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주영씨와 정규씨의 공통된 목표가 이루어지기를 응원한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자전거 타는 한의사, 자전거 도시가 만들어지기를 꿈꾸는 중년 남성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