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FC 양현준 선수

강원 FC 양현준 선수 ⓒ 강원 FC

 
몬테네그로에서 온 새 골잡이 발샤, 강원 FC의 추진력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김대원과 함께 누구보다 신나게 강원 FC를 이끌고 있는 양현준은 이제 만 20살하고도 51일밖에 안 된 어린 선수다. 지난 시즌 강원 FC 유니폼을 입고 9게임을 뛰며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지만 2년 차에 접어든 이번 시즌 모두를 놀라게 하고 있다. 현재까지 20게임을 뛰면서 8개의 공격 포인트(4골 4어시스트)를 찍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 13일(수) K리그 올스타 팀에 뽑혀서 손흥민이 이끌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 간판 수비수들을 앞에 두고 놀라운 스피드와 드리블 실력을 뽐낸 것이 해외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를 일으켰고, 라스(수원 FC)의 골을 완벽하게 도운 오른쪽 컷 백 크로스 어시스트까지 보여주었으니 더 말할 것도 없다. 이렇게 자신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 양현준이 다시 K리그로 돌아와서도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는 2골 1어시스트 활약을 펼치며 강원 FC 팬들을 더 신나게 만들어 주었다.

독수리 최용수 감독이 이끌고 있는 강원 FC가 16일(토) 오후 7시 수원 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1 수원 FC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양현준, 김대원의 놀라운 활약에 힘입어 4-2로 완승을 거두고 7위(27점 7승 6무 9패 30득점 34실점)로 올라 중위권 싸움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놓았다.

유망주 꼬리표 완전히 떼어낸 '양현준'

홈 팀 수원 FC의 간판 이승우와 어웨이 팀 강원 FC의 유망주 양현준의 실력 대결이 흥미롭게 이어진 토요일 밤의 놓칠 수 없는 빅 게임이었다. 정말로 이 두 선수 이름 앞에 수식어가 여러가지 붙을 수밖에 없는 기막히면서도 묘한 순간들이 많았다. 

먼저 수원의 토요일 저녁 하늘에 이름을 휘날린 주인공은 강원 FC 양현준이었다. 게임 시작 후 18분 26초 만에 믿기 힘든 발기술을 자랑하며 먼저 골을 터뜨린 것이다. 강원 FC 살림꾼 김대원이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고 낮게 깔리는 크로스를 시도하는 순간 팀의 새 골잡이 발샤 뒤에 숨어있던 양현준이 갑자기 앞으로 달려나오며 다리를 엇갈리게 만들어 왼발 뒤꿈치로 공 방향을 바꿔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골 좀 넣었다고 하는 유명 선수들도 성공률이 높지 않은 까다로운 기술을 완벽하게 재현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수원 FC 선수들도 토요일 저녁 홈팬들 앞에서 이대로 양보할 수 없었다. 전반 종료 직전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무릴로가 올려준 크로스를 미드필더 정재용이 머리로 살짝 방향을 바꿔 동점골(44분)을 성공시킨 것이다. 그리고 내친김에 후반전 초반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수원 FC 핵심 선수 셋이 어우러진 역습 연계 플레이가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18분에 이영준 대신 들어온 이승우가 그 중심에 자리잡은 것이다. 이승우의 빠른 방향 전환 드리블과 '라스-무릴로'로 이어진 빠른 연계 플레이가 압권이었고 이승우의 오른발 인사이드 슛 마무리도 완벽했다. 이승우는 또 한 번 신나는 댄스 세리머니로 2939명 홈팬들의 어깨춤을 이끌어냈다.

후반전 초반 홈 팀이 역전시킨 게임 흐름은 이후 더 흥미로운 전개 양상을 만들어냈다. 65분에 강원 FC 김대원이 침착한 방향 전환 발기술을 자랑하며 오른발 동점골을 터뜨렸고 그로부터 4분 뒤 또 하나의 놀라운 역습 연계 플레이가 빛났다. 이번에는 강원 FC 주역들이 뭉친 것이다.

69분, 중앙원 아래쪽에서 기막힌 첫 터치로 역습 방향을 틀어놓은 양현준이 이정협에게 짧은 패스를 이어주었고 그 공은 오른쪽 측면에 자리잡은 김대원에게 당연한 것처럼 이어나갔다. 여기서 김대원의 노 룩 어시스트 패스가 작정하고 빠른 속도로 달려나가는 양현준 앞으로 뻗어나갔고 양현준은 각도를 줄이며 달려나온 수원 FC 골키퍼 박배종의 키를 넘기는 오른발 칩 샷으로 끝냈다.

이 장면들로도 이제는 양현준에게 더이상 유망주라는 꼬리표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다. 이미 K리그 베테랑 골잡이가 되어 그 품격을 맘껏 뽐내는 것처럼 보였다. 양현준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후반전 추가 시간 5분도 거의 다 끝날 무렵 감각적인 오른발 토 킥으로 이정협의 쐐기골을 도왔다. 득점 7위(9골), 도움 1위(7어시스트)에 빛나는 김대원의 활약도 놀라운 게임이었지만 2골 1도움 양현준의 자신감이 어디까지 올라가 있는가를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게임이었다.

반면에 신나는 역전골 세리머니를 펼쳤던 홈 팀의 간판 이승우는 74분에 VAR 판독 끝에 레드 카드를 받고 쫓겨나는 불상사를 겪었다. 직전 코너킥 세트 피스를 준비하면서 이승우의 뒤에 달라붙은 강원 FC 윙백 김진호를 밀쳐내는 과정에서 난폭한 행위로 팔꿈치를 쓴 것이 영상 기록에 그대로 담겨있었기 때문에 할 말 없이 쫓겨난 것이다.

이제 K리그 1은 동아시안컵 축구대회(7월 19일~27일, 일본) 휴식기를 보낸 뒤 7월 30일(토) 다시 이어진다. 7위 강원 FC는 30일 오후 7시 울산 문수구장으로 찾아가 1위 울산 현대를 만나게 되며 6위 수원 FC는 다음 날 오후 7시 30분 8위 대구 FC를 수원 종합 홈으로 불러들인다.

2022 K리그1 결과(16일 오후 7시, 수원 종합)

수원 FC 2-4 강원 FC [득점 : 정재용(44분,도움-무릴로), 이승우(48분,도움-무릴로) / 양현준(19분,도움-김대원), 김대원(65분), 양현준(69분,도움-김대원), 이정협(90+5분,도움-양현준)]
- 퇴장 : 이승우(74분)

2022 K리그 1 도움 순위표
1 김대원(강원 FC) 7개 : 게임 당 0.33
2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 6개 : 게임 당 0.27
3 이영재(김천 상무) 6개 : 게임 당 0.27
4 세징야(대구 FC) 5개 : 게임 당 0.29
5 라스(수원 FC) 5개 : 게임 당 0.26
6 백승호(전북 현대) 5개 : 게임 당 0.26
7 조영욱(FC 서울) 5개 : 게임 당 0.24
8 조성준(제주 유나이티드) 4개 : 게임 당 0.27
9 신진호(포항 스틸러스) 4개 : 게임 당 0.22
10 레오나르도(울산 현대) 4개 : 게임 당 0.21

2022 K리그 1 현재 순위표
1 울산 현대 47점 14승 5무 3패 33득점 19실점 +14
2 전북 현대 42점 12승 6무 4패 29득점 19실점 +10
3 포항 스틸러스 37점 10승 7무 5패 31득점 19실점 +12
4 제주 유나이티드 34점 9승 7무 6패 28득점 27실점 +1
5 인천 유나이티드 FC 33점 8승 9무 5패 26득점 22실점 +4
6 수원 FC 28점 8승 4무 10패 33득점 36실점 -3
7 강원 FC 27점 7승 6무 9패 30득점 34실점 -4

8 대구 FC 26점 5승 11무 6패 28득점 27실점 +1
9 FC 서울 26점 6승 8무 8패 27득점 27실점 0
10 김천 상무 22점 5승 7무 10패 27득점 28실점 -1
11 수원 블루윙즈 20점 4승 8무 10패 15득점 26실점 -11
12 성남 FC 12점 2승 6무 14패 18득점 41실점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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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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