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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 제도가 시행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전국 선별장 중 별도 선별 시설을 구축한 곳은 16.7%(총 341곳 중 57곳)에 불과하다. 투명페트병 재활용 처리 체계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단독주택에서의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낮고 별도 수거 및 처리가 원활하지 않아 개선 대책도 시급히 요구된다. 

녹색연합은 투명페트병 사용과 처리현황, 섬유 재활용의 한계, 향후 개선해야 하는 내용을 담은 <플라스틱 이슈리포트 - 투명페트병 재활용의 오해와 진실> 보고서를 발간했다. 투명 페트병 재활용의 오해와 진실을 담은 내용을 3개 분야로 나눠 연재한다.[기자말]
생수 주문 횟수가 잦아졌다. 날이 더워지니 물을 자주 들이킨다. 보리차를 끓여 마셨지만 여름엔 감당할 수가 없었다. 클릭 몇 번 만에 생수는 현관 앞에 도착했다. 물을 마시는 편리함을 얻었지만 가득 쌓인 페트병을 보니 마음이 무거워졌다. 역시 제로웨이스트 생활은 쉽지 않았다. 그래도 페트병은 재활용된다고 하니 다행이다. 라벨을 떼고, 페트병을 잘 구겨서 분리배출함에 넣었다. 투명 페트병만 잘 모아진 포대를 보니 뭔가 뿌듯하다. 투명 페트병 재활용은 잘 되고 있을까?  

페트병 얼마나 사용되고 있는가 

생수 산업은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그에 따른 페트병 사용량도 증가했다. 국내 페트병 연간 출고수입량은 지속해서 늘어나 연간 30만 톤에 이른다. 페트병은 무색 단일, 유색 단일, 복합재질로 구분하여 관리되고 섬유용, 시트류, 포장 용기류 등으로 재활용된다. 무색 단일 페트병은 2010년 11만 9천 톤에서 2019년 23만 5천 톤으로 10년 동안 약 2배 증가했고 2019년 기준 무색 단일 페트병은 전체 페트병 중 78%를 차지한다. 
 
연간 페트병 생산량은 약 30만톤에 이른다
▲ 국내 페트병 출고 수입량  연간 페트병 생산량은 약 30만톤에 이른다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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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음료 및 먹는 샘물에 대해 유색 페트병 사용을 금지(2019.12)하자, 기업들은 유색 페트병을 무색 페트로 전환하기 시작했다. 사이다는 초록색 페트병에서 투명 페트병으로, 불투명 페트병을 쓰던 막걸리 병도 투명으로 바뀌었다. 2020년 12월부터 공동주택에서 투명 페트병을 분리배출하도록 했다. 2021년 12월부터는 단독주택에서도 분리배출이 시행되었다.

집뿐 아니라 학교, 회사 등 다양한 곳에서 투명 페트병을 분리배출하고 있지만, 제도 자체를 여전히 잘 모르는 시민들이 많다.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투명 페트병과 유색 페트병을 분리 배출해야 한다는 사실에 '몰랐다'라고 응답한 사람이 74.5%(76명)로 나타났다. 다수의 사람이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자체를 모르거나, 방법을 알지 못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페트병 분리배출 정보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페트병 라벨을 투명 페트병 전용수거함이나 플라스틱 수거함 등에 배출하는 경우(44.0%), '투명 플라스틱 아이스컵'을 투명 페트병 전용수거함 등에 잘못 배출하는 경우(32.1%), 과일 등이 포장된 투명 페트팩을 잘못 배출하는 경우(31.7%) 등으로 실제 배출시 정확하게 배출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투명 페트병 별도 수거 잘 되고 있나 

공동주택에서의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은 1년이 지나면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수의 공동주택 투명 페트병 배출함에는 라벨을 떼고 찌그러뜨린 투명 페트병이 쌓여있다. 그러나 일부 플라스틱 마대자루에 투명 페트병이 섞여 있었다. 별도로 분리 배출했지만 운송 과정을 맡는 재활용품 수거 트럭에서 섞이기도 한다. 

단독주택은 문 앞 배출이 원칙이다. 투명 페트병만 모아서 배출하려 했지만 별도의 봉투에 담아 버리기가 쉽지 않다. 봉투 하나를 채워 버려려면 시간이 꽤 걸리기 때문에 플라스틱을 버릴 때 같이 넣어 버리는 경우가 많다. 단독주택에선 투명 페트병만 별도로 수거하기 어렵다 보니 지자체에서는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경기 의정부시, 양주시, 경북 김천시, 서울 용산구 등에선 투명 페트병을 종량제 봉투로 교환해주는 '수거보상제'를 도입했다. 서울 구로구는 단독 주택가에 별도로 수거함을 두고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인천에서는 재활용품 유가보상 플랫폼 '신비의 보물가게'를 운영해 캔류, 유리병류, 투명 페트병 등을 가져오면 현금 포인트로 교환해 지급하고 있다. 

별도로 무인회수기로 두고 수거하기도 한다. 캔이나 투명 페트병을 무인회수기에 넣으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곳-주민센터, 스포츠센터, 도서관, 아파트단지, 마트, 편의점, 관광지 등에 설치되어 있다. 삼다수를 만드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제주공항 입구에 이를 설치해 제주에 입·출도하는 시민들이 이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화장품 회사 아로마티카는 화장품 용기 재활용을 위해 제로웨이스트숍과 협력해 투명 페트병을 별도로 수거한다.
 
공동주택 분리배출함에 쌓여있는 투명페트병
 공동주택 분리배출함에 쌓여있는 투명페트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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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페트병 별도 선별시설 구축, 16.7%에 불과 
 

이렇게 배출된 투명 페트병은 어디로 갈까? 공동주택에서 배출된 재활용품은 별도 계약을 맺은 민간 수거 회사들이 처리한다. 단독주택에서 배출된 재활용품은 지자체에서 수거해 선별시설로 이동한다. 재활용품 수거 시 품목별로 운반 차량이 운행되지 않기에 차량에는 한꺼번에 실려 이동한다. 혼합 수거에 대한 문제는 이미 보도('열심히 분리수거해도 딸랑 30% 재활용? 수거트럭부터 틀렸다', 중앙일보)된 적이 있다.

공동주택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 제도가 시행된 지 1년 6개월이 지났지만 전국 선별장 중 별도 선별 시설을 구축한 곳은 16.7%(총 341곳 중 57곳)에 불과하다. 별도 압축시설을 사용하는 곳도 52개소(민간 42개소, 공공 10개소)이다.

별도 압축기가 없는 곳은 플라스틱 압축기를 이용하는데 이 경우 투명 페트병에 오염이 쉽게 발생해 재활용의 질이 떨어진다. 식품 용기 재활용을 위해서는 별도의 선별, 압축 시설이 필요하지만 모든 선별장에 시스템을 갖추고 투명 페트병만을 위한 용도로만 이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강북재활용품선별처리시설에서 운영 중인 투명페트병 선별시설
 강북재활용품선별처리시설에서 운영 중인 투명페트병 선별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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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페트병 배출부터 정확한 관리 필요해  

투명 페트병 분리배출 대상이 일반적으로 먹는샘물(생수) 페트병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식초병, 식용유병도 포함되는지 헷갈려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일부 기업들은 재활용이 잘되는 재질로 개선한다며 화장품 용기나 워셔액 용기를 투명 페트병으로 만들기도 한다. 이와 같은 화학제품(손 세정제, 세제, 샴푸, 워셔액, 부동액, 엔진오일 등)을 담은 용기는 이후 식품 용기 재생 원료로 사용하기 어렵다. 

얼마 전 환경부는 '무색페트' 분리배출 표기를 먹는샘물 및 음료, 식품용기 등으로 제한하는 행정예고를 했다. 현재 개정안에는 화학제품은 제외되어 있지만 생활용품까지 포함되어 있다. 현재 생수나 음료수병에 사용되는 페트는 전체 플라스틱 음료 포장재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식품용기 재생원료 생산 시행 초기 단계에서는 안전한 원료를 생산, 사용하는 것이 중요 하기에 분리배출 대상 페트를 무색 페트가 아닌 음료 페트로 표기하고 대상을 '먹는샘물과 음료'로 제한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 한 가지 문제는 종전의 규정으로 제조된 제품·포장재는 2025년 12월 31일까지 무색페트로 표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별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포장재는 3~6개월 이내의 분량을 미리 만들어 사용하기 때문에 2024년 개정안이 시행되더라도 기존 포장재 재고는 모두 소진할 수 있다.

동판 교체 비용 절감을 이유로 기존 분리배출 표시와 신규 분리배출 표시를 병행할 경우, 선별장에서는 선별 및 재활용 효율성이 떨어진다. 일반 시민 사이에서도 분리배출에 혼란이 지속될 수 있다. 종전 규정으로 제조된 포장재에 대한 예외 없는 개정 고시 이후 해당 포장재에는 모두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 

투명 페트병 수거, 어떻게 개선되어야 할까 
 
강북재활용품선별시설에서 별도시설로 선별하고 압축해서 모아둔 투명페트병. 전국에 별도선별시설은 16.7%에 불과하다.
 강북재활용품선별시설에서 별도시설로 선별하고 압축해서 모아둔 투명페트병. 전국에 별도선별시설은 16.7%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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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 페트병 수거만을 위해 차량을 별도로 운행할 수 없고 현재의 선별시설 내에서 별도로 반입, 관리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지자체의 수거보상제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 시민들의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으로서는 의미가 있지만 지자체 예산 지원은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수거 보상제를 운용하는 형태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무인회수기를 통한 수거는 편리성을 띠지만, 오염된 병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에 식품 용기로 재활용할 경우는 더욱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 안정된 수거 체계와 재생원료 품질을 확보하고자 한다면 우선 투명 페트병에 대해 보증금을 적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자원 재사용이나 재활용을 위한 보증금제 적용은 배출과 수거를 용이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녹색연합 홈페이지와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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