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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에서 글로벌 팩트9이 진행됐다. 한 참가자가 세션 도중 메타 관계자들에게 비판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
▲ 메타 관계자들에게 질문하는 팩트체커 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에서 글로벌 팩트9이 진행됐다. 한 참가자가 세션 도중 메타 관계자들에게 비판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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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의 '공적 1호(No.1 Public Enemy)'를 어떻게 무대로 부를 수 있느냐?"

플로어의 한 참석자가 마이크를 쥐고 이렇게 외치자, 청중들로부터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nternational Fact-Checking Network, 아래 IFCN)의 디렉터인 바이바르스 오르섹은 잠시 웃어보이며 글로벌 기업 메타(Meta) 직원들이 왜 세션의 주인공으로 올라왔는지 설명했다. 메타 직원들도 잠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지만, 메타가 가짜뉴스 유통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호소했다.

하지만 6월 23일 오전(현지시각), 노르웨이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 대강당에 모인 65개국 504명의 팩트체커들은 메타의 대답에 만족하지 않았다. 메타가 소유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왓츠앱 등 굵직한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어떻게 허위조작정보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어떻게 공익을 침해했는지 가장 가까이에서 싸우고 목격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6월 22일부터 25일까지 오슬로에서 열린 '글로벌 팩트9(Global Fact9)'의 열기는 이처럼 뜨거웠다.

'글로벌 팩트'는 전 세계의 다양한 팩트체크 기관, 팀, 개인 등이 모여 최신 팩트체크 동향과 연구 및 활동 성과 등을 공유하며 서로의 활동을 독려하는 행사다. 2015년 미국 저널리즘 연구 및 교육기관인 포인터(Poynter)가 설립한 IFCN의 주관으로 매년 실시하고 있다.

팩트체커, 최대 후원자 메타를 비판하다
 
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에서 글로벌 팩트9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글로벌 팩트의 최대 후원자인 메타 소속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라, 이들과 팩트체커들 간의 토론 시간이 따로 준비됐다.
▲ 메타 세션에서 발표하고 있는 관계자들 지난 6월 23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에서 글로벌 팩트9이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글로벌 팩트의 최대 후원자인 메타 소속 관계자들이 무대에 올라, 이들과 팩트체커들 간의 토론 시간이 따로 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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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팩트9의 여러 세션에서 제시된 조사와 통계들은 공통적으로 온라인 플랫폼의 문제를 정조준했다. 실제 온라인에서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훨씬 더 많이, 더 넓게 사람들에게 퍼졌음이 실증된 것이다. 팩트체커가 이를 바로잡는 팩트체크 기사(정보)를 작성하더라도, 기존의 가짜 뉴스가 한번 수용자들에게 인식되면 이를 정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2배 이상 빨리 퍼지기 때문이다.

특히나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이처럼 조작된 가짜 뉴스는 더욱 맹위를 떨쳤다. 이 같은 현상은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미디어 종류를 가리지 않았다. 전세계에서 모인 팩트체커들이 한 목소리로 메타 등을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

메타는 매년 글로벌 팩트 행사의 최대 후원자 중 한 곳이고, 가짜뉴스 유통을 근절하기 위해 자신들이 어떤 노력들을 하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글로벌 팩트9 기간 중 이를 위한 별도의 세션이 마련되기도 했다. 메타는 전 세계 80개 이상의 팩트체크 조직과 관계를 쌓아가며, 팩트체계 생태계 지원을 위해 1억 달러 이상 투자를 해왔다고 선전했지만, 세션 참가자들은 "언제 어떻게 행동(action)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라고 요구했다. 후원 여부와 별개로 메타에게 비판적인 질문과 의견이 매번 쏟아졌다.

메타 관계자들은 "문제가 남아 있지 않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표현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과 커뮤니티를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을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라고 털어놨다.

전세계 팩트체커들은 메타의 이런 노력이 '팩트워싱(Fact-washing)'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팩트워싱'은 IFCN에 소속된 팩트체커들이 새롭게 정의한 용어다. 메타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이 "전 세계의 팩트체커 및 조직들과 협업하고 있다"고 항변하지만, 이런 계약들이 일종의 기업 홍보용으로 전락할 뿐더러 팩트체커의 독립성마저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일부 대기업의 '그린워싱(Greenwashing)'과 같은 맥락이다. 그린워싱은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기업 혹은 상품을 친환경이라고 홍보하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그래서 글로벌 팩트9에 참가하는 팩트체커들은 후원과 비판을 분리해서 접근한다. '후원은 받되, 비판은 더 매섭게'하겠다는 기조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들 수 있지만, 매년 비판 세례를 받을 것을 알면서도 꾸준히 자신들의 입장과 노력을 설명하고 비판을 들으려는 플랫폼의 태도도 눈여겨 볼만하다.

진실은 스스로 거짓을 이기지 않는다
 
지난 6월 24일 오후(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시의 시장 마리안네 보르겐(Marianne Borgen)이 글로벌 팩트9에 참가한 팩트체커들을 시청에 초대해 인사하고 있다. 그는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안드레이예비치 무라토프 “팩트 없는 세상은 진실과 신뢰없는 세상”이라는 수상소감을 인용하며, 팩트체커들을 응원했다.
▲ 팩트체커들에게 인사를 전하는 오슬로 시장 지난 6월 24일 오후(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시의 시장 마리안네 보르겐(Marianne Borgen)이 글로벌 팩트9에 참가한 팩트체커들을 시청에 초대해 인사하고 있다. 그는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안드레이예비치 무라토프 “팩트 없는 세상은 진실과 신뢰없는 세상”이라는 수상소감을 인용하며, 팩트체커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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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밀턴이 <아레오파지티카>에서 '사상의 자유 시장' 개념을 주창한 이후, 자유주의적 전통은 언론 영역에서도 기본 전제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최근 여러 사례들이 이러한 믿음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때로는 거짓이 진실을 이긴다. 종종 가짜 뉴스가 진짜 뉴스보다 더 소비된다.

글로벌 팩트9엔 이런 현상을 면밀히 파악하고 분석하는 세션들이 다수였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선거 기간, 팩트체크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가짜뉴스·허위정보를 계속해서 퍼트리는 정치인도 대표적인 공범이다. 국가와 문화권에 따라 팩트체크를 규제하는 다양한 정책들도 발목을 잡는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민족별로 다양한 언어를 사용해서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는 게 급선무로 꼽혔다.

특히 최근 들어 '인플루언서 현상(Influencer's Phenomenon)'이 가짜뉴스·허위정보 유통의 주범으로 꼽힌다. 팩트체크된 정보를 전파하는 데 인플루언서가 도움을 줄 때도 있지만, 오히려 거짓을 널리 확산시키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상당한 수의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코로나 백신이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 같은 주장을 할 경우, 팔로워들이 그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 이른바 '인포데믹(information+epidemic)이다. 글로벌 팩트9에선 한 인플루언서가 잘못된 민간요법을 설파함으로써 인도에서 많은 환자들이 죽음에 직면한 사례가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팩트체커가 이를 지적했을 때, 대중이 오히려 팩트체커를 공격하거나 비난하는 현상도 지적되고 있다. 진영별로 극단화된 수용자들 역시,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선별적으로 수용하는 경향을 보이며 이런 현상을 악화시키는 것. 

그럼에도
 
지난 6월 24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의 대강당에서 진행 중인 글로벌 팩트9의 세션 모습. 미디어 생태계와 가짜뉴스의 유통 경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 글로벌 팩트9이 진행 중인 대강당 지난 6월 24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의 대강당에서 진행 중인 글로벌 팩트9의 세션 모습. 미디어 생태계와 가짜뉴스의 유통 경로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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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팩트체크를 포기할 수는 없다. 글로벌 팩트9에서 많은 팩트체커들이 공유한 문제의식은 단순히 '팩트를 찾아내는 것(Fact Finding)'에 국한하지 않는다. 기술의 발전이 어떻게 팩트체크를 더 효율적으로, 정확하게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왔지만, 많은 팩트체커들은 그 팩트를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수용자에게 전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나누며 머리를 맞댔다. 가령, 정보를 수집(Collecting), 분석(Analyzing)하는 것뿐만 아니라 어떻게 시각화(Visualization)할 것인지에 대한 노력 등이다.

우선, 단순한 정보(Information)를 모아서 사실(Fact)로 만들고, 사실들의 맥락(Context)을 엮어서 진실(Truth)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저 사실을 보여주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실과 사실의 관계, 그 사실 뒤의 배경까지 보다 세밀하고 친절한 설명이 필요하다. 짧은 스트레이트식의 보도를 지양하고, 내러티브(Narrative)를 갖춘 롱폼(Long Foam) 형태로 팩트체크를 소개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협업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개별 주체들만의 팩트체크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전문적인 팩트체커의 숫자는 언제나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바이바르스 오르섹은 노르웨이에서는 경쟁 관계의 주요 언론사 두 곳이 팩트체크를 위해 손을 잡은 사례를 소개했다.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지만, 막상 모인 기자들은 공통의 목표를 갖고 선거 국면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저널리즘을 전공한 기자들만이 아니다. 비영리단체와 시민사회에 소속된 다양한 팩트체커들이 단체별로 혹은 개인별로 협업을 이뤄내고 있다. 때로는 집단 지성(Wisdom of Crowds)의 힘을 빌리기도 한다. 수용자들의 미디어 리터러시를 높이는 것도 주요한 과제로 꼽혔다. 하루아침에 완성되는 게 아닌 만큼, 교실에서부터 어떻게 미디어 리터러시를 교육할 수 있을지, 효과적인 방법론에 대한 서로의 사례들이 공유됐다.

허위 정보와 가짜 뉴스가 횡횡할수록 팩트체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IFCN의 바이바르스 오르섹은 "설령 대중(Audience)이 원하지 않는 팩트라고 하더라도" "우리에게는 더 많은, 더 정확한 팩트체크가 필요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세션의 한 참가자는 "우리 모두가 가짜 뉴스와 싸워야 할 책임을 갖고 있다(Everyone has a responsibility to combat the scourge of fake news)"라고 했다.

2023년, 아시아권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 예정  

글로벌 팩트는 지금까지 영국 런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스페인 마드리드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렸다. 10주년을 맞는 2023년 글로벌 팩트 개최지는 대한민국 서울이다. 내년 6월 28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다. 글로벌 팩트가 아시아 권역에서 열리는 건 서울이 처음이다. 서울대학교 SNU팩트체크센터가 IFCN과 공동 주최에 나서고, 한국언론진흥재단도 이를 지원할 예정이다. 
 
한국에서 교육 과정을 수료하고 글로벌 팩트9에 참가한 한국의 기자들과 SNU팩트체크센터의 정은령 소장, 한국언론진흥재단 관계자들이 함께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에서 기념 사진을 남겼다.
▲ 글로벌 팩트9에 참가한 기자들 한국에서 교육 과정을 수료하고 글로벌 팩트9에 참가한 한국의 기자들과 SNU팩트체크센터의 정은령 소장, 한국언론진흥재단 관계자들이 함께 오슬로 메트로폴리탄 대학에서 기념 사진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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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취재는 서울대학교 SNU팩트체크센터-한국언론학회-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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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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