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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30일 스페인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일정이 마무리됐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 진행된 이번 나토 회의에선 러시아를 "직접적 위협"으로,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한 '전략개념 2022'가 발표돼 나토의 반중‧반러 기조가 명확해졌는데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온 한국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이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에서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왔습니다.

나토의 첫 한국 초청인 데다 윤석열 대통령의 첫 다자외교 데뷔인 만큼 이번 순방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높았습니다. 나토의 행보를 두고 "신 냉전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있는 만큼 한국의 외교적 득실을 짚는 것도 중요한데요. 몇몇 언론은 나토 순방을 둘러싼 다각적 분석은커녕 성과만 부각하거나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과하게 초점을 뒀습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윤석열 대통령이 출국한 6월 27일부터 귀국한 7월 1일까지 언론 보도를 살폈습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은 누구? 김건희 여사 부각된 나토 순방
네이버 많이 본 뉴스, 김건희 여사 > 윤석열 대통령

 
네이버 ‘많이 본 뉴스’ 기사 제목에 등장한 이름 횟수(6/27~7/1)
 네이버 ‘많이 본 뉴스’ 기사 제목에 등장한 이름 횟수(6/27~7/1)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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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순방 보도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여러 행보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그에 따른 파장 등을 살피는 보도보다 김건희 여사 행보 보도가 더 인기를 끌었는데요. 나토 순방 5일 간 온라인에서는 어떤 뉴스가 주목받았는지 살펴봤습니다. 포털사이트 네이버 언론사별 랭킹뉴스의 '많이 본 뉴스' 중 '나토 정상회의' 보도는 총 189건입니다(같은 기사가 여러 날 순위권에 오른 경우 개별 계산).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나토 정상회담 행사 일정, 윤석열 대통령 의전 소홀 문제, 김건희 여사 일정과 패션외교 등이 주요 이슈로 다뤄졌는데요.

그중 관련 기사 제목에 등장한 이름을 분석한 결과, 윤석열 대통령은 57회(30%) 등장한 데 반해 김건희 여사는 94회(50%) 나와 김건희 여사에 주목한 보도가 '많이 본 뉴스'에 오른 비중이 훨씬 높았습니다. 대통령 부부가 언급된 경우는 27회(14%), 이름이 등장하지 않은 경우는 11회(6%)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기사 제목에 3번 언급될 동안, 김건희 여사 이름은 5번이나 등장한 것인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초청받아 참석한 나토 정상회의에 김건희 여사 이름이 등장한 기사 제목이 더 많았다는 결과입니다.

 김건희 여사 보도, '많이 본 뉴스' 상위권 기록
 
네이버 ‘많이 본 뉴스’ 5위 안에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가 2건 이상인 언론사(6/27~7/1)
 네이버 ‘많이 본 뉴스’ 5위 안에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가 2건 이상인 언론사(6/27~7/1)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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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정상회의에 동행한 김건희 여사의 행보 보도는 언론사별 '많이 본 뉴스' 상위권에 다수 올랐습니다. 하루에 2건 이상 김건희 여사 보도가 5위 안에 든 경우도 많았는데요. 6월 28일 연합뉴스 3·5위가 김건희 여사 기사였으며, 6월 29일과 7월 1일 사이에도 여러 언론에 김건희 여사 관련 기사가 '많이 본 뉴스'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조선비즈의 경우 3일 연속으로 김건희 여사 보도를 상위권에 올렸습니다.
 
네이버 ‘많이 본 뉴스’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가 2건 이상인 언론사(6/30)
 네이버 ‘많이 본 뉴스’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가 2건 이상인 언론사(6/30)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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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은 윤석열 대통령 중심, 제목엔 '김건희 여사' 부각

6월 28일 '많이 본 뉴스'에 오른 나토 정상회의 보도 대부분은 '대통령 부부의 기내 인사'를 다뤘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마드리드로 향하는 기내에서 기자단을 찾아 인사를 나눴는데요. 첫 순방길에 오른 대통령에게 기자들이 마음가짐을 묻자 윤 대통령은 "특별한 마음가짐이 있겠느냐", "시간이 많지 않아서 얼굴이나 익히고 간단한 현안 확인 수준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장시간 비행에 프리미어 축구를 봤다는 발언이 화제가 됐는데요.

관련 기사 대부분은 윤석열 대통령과 기자들의 대화였습니다. 그러나 기사 제목엔 김건희 여사의 짧은 인사가 부각됐습니다. 뉴스1 <김건희 여사, 기내 깜짝 등장…"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기자단 첫 인사>(6월 28일 김일창 기자)와 머니S <김건희 여사, 기내서 깜짝인사…"감사합니다">(6월 28일 송혜남 기자)이 대표적입니다. 김건희 여사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는 짧은 인사 이외엔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지만, 언론은 제목에 '김건희 여사'를 내세웠습니다. '김건희'라는 이름이 언론 보도의 '셀링 포인트(selling point)'가 된 것입니다.

'나토 외교 파장' 언급한 라디오, 인용 보도도 '김건희 여사' 부각

비슷한 사례는 또 있습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라디오에 출연해 나토 정상회담을 평가한 발언이 보도됐는데, 가장 많이 기사 제목에 오른 것도 김건희 여사 관련 내용입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6월 27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6월 29일 KBS '최영일의 시사본부'·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6월 3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 7월 1일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등에 잇따라 출연했고, 해당 발언을 인용한 보도가 네이버 언론사별 랭킹뉴스 많이 본 뉴스' 순위권에 올랐습니다.

조선일보 <박지원 "김건희 '팔 흔들흔들'…하도 뭐라 해 주눅든 듯">(6월 29일 김명일 기자)은 KBS1라디오 '최영일의 시사본부'에 출연한 박 전 원장이 김건희 여사가 스페인 국왕부부와 악수한 후 팔을 흔든 모습에 대해 "숙달되면 잘하실 거다. 저는 낫 베드(Not bad), 좋다고 본다"라고 말했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의상을 극찬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프레시안 <김건희 극찬한 박지원 "다른 나라 영부인들에게 꿀리지 않더라">(6월 30일 이명선 기자) 역시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박 전 원장이 "일명 '재키 스타일'로 '패션 외교'를 선보인 재클린 여사와 모델 출신인 멜라니아 여사를 언급하며 김 전 대표의 패션을 극찬했다"고 보도했는데요.

기사 제목만 보면 박 전 원장이 해당 라디오에 출연해 김건희 여사의 패션을 칭찬하는데 집중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 대담은 한미일·한일 정상회담이나 한중관계에 미칠 영향 등 나토 정상회의 외교 이슈가 대부분입니다. 김 여사 언급 내용은 20초~3분 정도로 적은 분량에 그쳤지만, 언론은 박 전 원장의 발언 중 김 여사 부분을 크게 강조해 보도했습니다.

빼놓을 수 없는 '김건희 여사 패션'

스페인 도착 이후 김건희 여사의 일정에 따라 언론사별 '많이 본 뉴스'에는 김건희 여사의 패션에 대한 세세한 기사도 대거 올랐습니다. 뉴시스 <김건희 여사, 팔찌에 이어 발찌 패션도 선보여 [뉴시스Pic]>(6월 28일 이영환 기자), 이데일리 <저가치마 화제됐던 김건희 여사, 6천만원 명품 추정 목걸이 눈길>(7월 1일 장영락 기자) 등에서는 김건희 여사가 착용한 팔찌와 목걸이의 브랜드와 가격 등을 세세히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김건희, 첫 외교 무대 모든 옷에 붙은 '이 배지' 정체는…>(6월 29일 문지연 기자)에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선보인 의상마다 "김 여사는 태극기 배지를 빼놓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김 여사와 레티시아 스페인 왕비가 나눈 "서로의 생년월일과 K-뷰티" 같은 소소한 이야기까지 기사화했는데요. 조선비즈 <'우크라룩에 태극기 배지'…패션 주목 받은 김건희 여사의 외교 데뷔전(종합)>(7월1일 양범수 기자)은 "우크라이나 깃발을 연상시키는 듯한 노란색 블라우스와 하늘색 치마 차림"의 김 여사의 마지막 의상을 언급하며 3박 5일 일정과 드레스코드를 총정리하기도 했습니다. 이데일리는 "김 여사의 의상, 액세서리 등도 일반에서 가십으로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가십을 제공하는 주체가 언론 스스로라는 것은 모르는 듯했습니다.

반중 노선 우려, 김건희 여사 서면조사 불응엔 무관심
MBN, 우려 외면한 채 성과 일색 보도


나토 정상회의 참석을 두고 '세일즈 외교' 성과를 거뒀다는 긍정 평가도 있으나 다수 언론은 중국 반발을 우려한 향후 대응을 과제로 꼽았습니다. 미국이 한국 정부를 나토로 초청한 데다 나토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위협의 대상으로 명시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현지 브리핑에서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기가 끝나가고 있기 때문에 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언론은 '반중 노선' 본격화에 따른 우려와 분석을 내놨습니다.
 
방송사별 ‘나토 정상회의’와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건수 (6/27~7/1)
 방송사별 ‘나토 정상회의’와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건수 (6/27~7/1)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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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MBN은 '나토'를 언급한 총 11건 보도 중 <원전·방산 세일즈 '성과'…대중국 외교 '과제'>(7월 1일 황재헌 기자)에서만 이번 회의 참석에 따른 우려를 살폈는데요. 이마저도 "대중국 외교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는데 야당도 이를 지적했습니다"라며 보도 말미에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발언을 인용하는 데 그쳤습니다. 기사 대부분은 "경제안보 분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10개국과의 양자회담에서 원전, 방산 분야 협의를 한 건 이번 순방의 성과로 꼽힌다", "폴란드 측이 FA-50 전투기 등 무기를 실사한 만큼 이번 세일즈 외교의 첫 성과가 될 것" 등이라며 성과에 초점을 두며 '득'만 부각했습니다. 게다가 MBN의 나토 보도 11건 중 4건이 김건희 여사 관련 보도로 다른 방송보다 많았습니다.

MBN의 김건희 여사 보도 대부분은 스페인에서의 일정을 알려주거나 일정을 소화하며 벌어진 일거수일투족을 전한 내용인데요. 국제회의에 참석한 대통령 배우자 행보의 보도가치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회의 결과나 파장을 살피는 언론 보도보다 우선한다고 할 순 없습니다. 특히 MBN이 소홀하게 다룬 중국의 반발은 2016년 사드 보복, 2021년 요소수 품귀 사태를 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보도 가치가 낮지 않습니다. 이러한 분석 없이 성과 치적만 내세우거나 대통령 배우자 행보를 부각하는 보도 행태는 언론이 국제회의를 '정치쇼', '패션쇼'로 만들 우려가 큽니다.

찾기 어려운 김건희 여사 '서면조사 불응' 보도

게다가 김건희 여사의 나토 정상회의 동행 보도엔 적극적인 언론이 김건희 여사의 경찰 서면조사 불응 보도엔 소극적이었습니다. 윤 대통령 부부가 스페인 순방에 오른 6월 27일 KBS는 <단독/김 여사, '허위 경력 의혹' 서면조사에 50일 넘게 미회신>(6월 27일 김성수 기자)에서 "연구 실적과 수상 이력 등을 부풀려서 대학 5곳에 채용됐다는 의혹"으로 7달째 수사를 받는 김 여사가 경찰이 "피의자 서면조사서를 보냈지만 50일 넘게 답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단독 보도했습니다. KBS는 '피의자'로 적시된 해당 서면조사엔 답변하지 않은 김 여사가 고발한 '7시간 통화 녹취록' 관련 서면조사엔 참고인 신분으로 서면조사를 회신했다고 짚었는데요.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스페인 순방 기간을 대상으로 빅카인즈에서 '김건희'를 키워드로 기사를 검색한 결과 700건이 넘는 기사 중 허위경력 의혹은 17건에 불과했습니다. 김건희 여사는 윤 대통령이 당선되기 이전부터 주가조작·학력 위조 의혹 등으로 논란이 되자 '조용한 내조를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는데요. 언론은 김건희 여사의 외모나 패션을 부각하는 보도에만 앞장설 게 아니라 각종 의혹 및 그와 관련한 수사 경과 등에서도 적극적인 비판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빅카인즈에서 ‘김건희’로 검색한 기사의 연관어 분석 결과(6/27~7/1)
 빅카인즈에서 ‘김건희’로 검색한 기사의 연관어 분석 결과(6/27~7/1)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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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인 나토 정상회의는 러시아를 위협적인 존재로 중국을 구조적 도전으로 규정하며 '신냉전 시대'를 공식화했고, 윤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유럽과 뜻을 같이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로 해마다 무역규모가 커지고 있으며, 러시아 역시 주요 무역 상대국입니다. 국방·경제적 측면을 비롯해 나토 정상회의를 외교적 의미에서 살펴봐야 할 이슈는 다양합니다.

하지만 나토 정상회담의 내용과 의미보다는 김건희 여사의 패션과 행보에 치중한 언론보도로 주요 의제는 실종됐습니다. 김건희 여사의 팔찌 브랜드와 가격 정보가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국민에게 미치는 경제적 영향보다 클까요? 언론이 가십에 치중한다면 이슈를 살펴볼 기회는 사라집니다. 가치가 낮은 보도가 아닌 주요 의제를 성실하게 전하는 보도가 늘어나길 바랍니다.

* 모니터 대상 : 2022년 6월 27일~7월 1일 경향신문, 동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지면,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뉴스>, JTBC <뉴스룸>, TV조선 <뉴스9>(평일)/<뉴스7>(주말), 채널A <뉴스A>, MBN <뉴스7>(평일)/<뉴스센터>(주말), 포털사이트 네이버 '많이 본 뉴스' NATO 관련 기사. 빅카인즈 '김건희' 검색 후 나온 기사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 슬로우뉴스,미디어스 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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