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 러브 앤 썬더> 포스터

<토르: 러브 앤 썬더>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어벤져스'의 원년멤버이자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와 함께 핵심 캐릭터로 큰 인기를 끌은 토르는 솔로무비에서는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던 캐릭터다. 근엄한 토르의 캐릭터와 이를 반영한 영화의 분위기는 관객들에게 어렵게 다가왔다. 반전은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이뤄졌다. 코믹한 색깔을 더한 건 물론 짧은 머리카락에 묠니르 없이 천둥의 힘을 과시하는 새로운 토르를 그리며 호평을 받았다.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이런 코믹한 분위기를 이어가며 로맨스 한 숟가락을 더했다. 이 로맨스는 히어로의 자아찾기와 연결된다. 이너피스를 찾아 안식년을 선언한 토르는 우주의 모든 신을 처단하려는 빌런 고르의 등장에 지구로 향한다. 그곳에서 토르가 만난 건 마이티 토르가 된 옛 연인 제인이다. 제인의 캐릭터를 다시 데려왔다는 점은 의외라 할 수 있다. 제인과 토르의 로맨스는 마니아층 사이에서 혹평을 받았기 때문이다.
 
때문에 <토르: 다크 월드> 이후 시리즈의 여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제인이 등장하지 않아도 논란이 없었다. 이런 제인을 히어로 능력을 지닌 캐릭터로 업그레이드 해 재등장시켰다는 점은 자신감이 엿보인다. 두 사람의 로맨스에 고개를 흔들었던 마니아층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자신이 없었다면 제인의 마이티 토르는 생각하기 힘든 소재였을 것이다. 묠니르를 부활시켜 제인과 짝을 이루게 하며 인상적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배경을 마련했다.
  
 <토르: 러브 앤 썬더> 스틸컷

<토르: 러브 앤 썬더>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가 '닥터 스트레인지' 시리즈는 물론 '완다비전', '록키', '왓 이프' 등 MCU 시리즈를 봐야만 더 깊은 이해가 가능했던 것과 달리 이번 작품은 토르 시리즈의 내용을 요약해주는 건 물론, 다른 MCU 작품과의 연계성을 최소화한다. 이 점은 점점 마니아층을 위한 복잡한 세계관을 선보인다는 마블영화에 대한 비판에서 자유로운 건 물론 대중성을 확보한다.
 
전작의 케이트 블란쳇에 이어 메인빌런으로 인기배우를 내세우며 무게감을 더한다는 점 역시 인상적이다. DCU의 '다크나이트' 시리즈에서 배트맨 역으로 유명한 크리스찬 베일이 고르 역을 맡으며 화제를 모았다. 묘한 점은 '다크나이트'가 보여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히어로와 빌런의 관계가 이 작품에서도 성립된다는 점이다. 두 캐릭터 모두 사랑을 동력으로 하지만 한 명은 지키기 위해, 다른 한 명은 파괴하기 위해 움직인다.
 
시리즈를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는 MCU만의 묘미다. 새로운 캐릭터와 쿠키영상을 통해 화제성을 모으는 마블은 이번 작품에서 신들의 왕, 제우스를 등장시키며 '토르' 세계관을 확장한다. 다음 편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암시를 주며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마블페이즈4에 접어들며 캐릭터의 신구교체 또는 기존 캐릭터의 변화를 통해 새로운 장을 열고 있는 마블에 맞춰 토르 솔로무비 역시 새로운 형태를 갖춘다.
  
 <토르: 러브 앤 썬더> 스틸컷

<토르: 러브 앤 썬더>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토르: 러브 앤 썬더>는 전작의 성공에 너무 과열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토르에 코믹을 더했더니 성공을 거두었다. 이런 점 때문인지 코믹에 더 열을 올린다. 토르 역의 크리스 헴스워스는 MCU 밖에서는 코믹한 연기를 다수 선보인 배우다. <토르: 라그나로크>는 물론이고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등장한 뚱땡이 토르를 통해 그 코믹함을 입증한 바 있다. 아쉬운 점은 코믹이 강하다 보니 멋이 감소했다는 점이다.
 
토르의 솔로무비라는 점에서 그 활약이 수반되어야 함에도 불구 토르에게 강한 인상을 느낄 만한 장면이 드물다. 제우스와의 대립 장면은 코믹을 바탕으로 해 다소 허무하게 끝이 난다. 마이티 토르가 가세했다는 점에서 두 캐릭터 모두 활약할 수 있는 분량을 효과적으로 나누지 못한다. 흑백으로 펼쳐지는 고르와의 대결 장면을 제외하면 토르에게서 느낄 수 있는 장르적 쾌감이 부족하다.
 
전작의 경우 토르의 캐릭터가 코믹하게 변했지만 캐릭터에 반전을 주며 재미를 살렸다. 반면 이번 작품은 색감은 더 코믹스처럼, 캐릭터에는 웃음을 더 부과한 만큼 슈퍼히어로 장르의 매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토르가 아이들에게 힘을 나누어주는 장면은 '좀비 닥터 스트레인지'만큼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 아닐까 싶다. 사랑은 찾았지만 본연의 멋은 잃어버린 토르의 모습이 아쉽기만 하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키노라이츠 매거진과 김준모 기자의 브런치에도 게재됩니다
토르: 러브 앤 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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