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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만난 월굴리 사람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즐거워했다.
 오랫만에 만난 월굴리 사람들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즐거워했다.
ⓒ 이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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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구, 이게 누구야."
"복로야. 이복로. 여기는 김남숙. 우린 금성초 동창인데 한 사람은 마을 사람, 남숙이는 우리 동네로 시집을 왔잖어."


지난 2일 토요일, 오전 11시 충북 제천시 금성면 월굴리 한 펜션에서는 '법포'에 살았던 주민 90여 명이 모였다. 1985년 충주댐 수몰 이후 고향을 떠났던 사람들이 38년만에 감격의 재회를 했다. 과거 이 동네는 30여 가구가 살고 있었는데 지금 연락이 닿은 주민과 자녀들을 합치면 150명에 이른다.
 
곽호청 추진위원장은 앞으로 고향에 꽃나무를 심고 쉼터도 조성해 고향사람들이 즐겨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곽호청 추진위원장은 앞으로 고향에 꽃나무를 심고 쉼터도 조성해 고향사람들이 즐겨 찾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이보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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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호청(64·충북도민회 상임이사) 추진위원장은 "이런 모임은 몇 년 전부터 계획했으나 코로나19 등 여파로 성사되지 못했다"면서 "조상들이 묻혀 계신 대덕산 큰골 주변 땅에 산수유도 심고 쉼터를 만들어 언제나 찾아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법포 마을은 청주 곽씨, 문화 유씨들이 많이 살았으나 어르신 70%는 돌아가셨다"면서 "남아있는 주민과 자손들이 적어도 1년에 한 차례 모여 향우애를 나누겠다"고 덧붙였다.

"내가 살아있는 한 잔치에 참석할 거야"
 
38년만에 만난 월굴리 법포 사람들은 음식을 나눠먹으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38년만에 만난 월굴리 법포 사람들은 음식을 나눠먹으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 정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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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행사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알리고 당일 기념품도 나눠주는 등 총무 역할을 맡은 사람은 정구영(54)씨. 그는 현재 강원도에서 교편을 잡고 있으며 금성초등학교에서 정년퇴직한 정대용 선생님의 아들이다.

이복로(72·제천시 남천동 거주)씨는 "구영이는 아버지하고 똑같아. 오늘 행사에 막내 여동생 등 식구들이 대부분 참석했어"라고 말했다.

최고령자로 참석한 김옥선(92) 어르신은 아들 친구인 곽호청 추진위원장 손을 놓지 못했다. 

"이런 자리를 만들어줘 너무 고마워. 살아 있는 한 동네잔치에는 꼭 참석할 거야."

월굴리 사람들은 40대, 50대, 60대로 나뉘어 70대 이상 어르신들에게 큰절을 올리고 정성껏 마련한 점심을 함께했다. 참석자들은 적게는 몇만 원부터 100여만 원까지 돈을 갹출, 1천만 원 이상 마을 발전기금을 모았다.

행사를 준비한 유인철(57)씨는 "날씨는 무더웠지만 모두가 즐겁고 반가운 잔치였다"면서 "박영순 면장님도 참석해 고향사랑 방안을 논의해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천단양뉴스(http://www.jdnews.kr/)에도 게재됩니다.


태그:#제천단양뉴스, #이보환, #정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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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신문에서 25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2020년 12월부터 인터넷신문 '제천단양뉴스'를 운영합니다. 지역의 사랑방 역할을 다짐합니다. 언론-시민사회-의회가 함께 지역자치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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