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이탈리아전에 나선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이탈리아전에 나선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 FIVB


한국 여자배구가 사상 첫 '전패'의 위기에 몰렸다.

세계랭킹 19위 한국은 1일(현지시간) 불가리아 소피아의 아르미츠 아레나에서 열린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3주 차 예선 대회에서 세계랭킹 4위 이탈리아에 세트 스코어 1-3(17-25 25-23 15-25 19-25)으로 패했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세트를 따낸 것은 2주 차 대회였던 지난 20일 튀르키예전(1-3 패배) 이후 두 번째다. 

그러나 한국은 또다시 연패의 사슬을 끊지 못하면서 11연패를 당했다. 만약 오는 3일 예정된 중국과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패한다면 2018년 출범한 VNL에서 처음으로 전패의 굴욕으로 대회를 마치게 된다.

한 세트가 이렇게 소중할 줄이야

한국은 이날 라이트 고예림, 레프트 박정아와 강소휘, 센터 이주아와 이다현, 세터 염혜선, 리베로 한다혜가 선발로 나섰다.

이탈리아는 타점 높은 공격으로 기선을 제압하려고 했다. 한국은 이다현과 이주아의 이동 공격으로 맞섰다. 여기에 염혜선의 서브 에이스까지 터지는 등 연속으로 3점을 올리며 이탈리아를 8-10으로 압박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공격을 막아내기가 버거웠다. 본격적으로 흐름을 타기 시작한 이탈리아는 16-23으로 달아났다. 세트스코어에 몰린 한국은 강소휘의 왼쪽 강타가 아웃되면서 1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2세트는 달랐다. 한국은 이한비와 박정아의 왼쪽 공략이 성공했고, 상대 범실까지 겹치면서 4-1로 리드를 잡았다. 세트 중반까지 쫓고 쫓기는 접전이 벌어지다가 15-18로 이탈리아에 역전을 당했다. 

하지만 한국은 박정아의 연속 득점과 이다현의 블로킹 등 끈질긴 추격으로 23-23 동점을 만들었고, 이한비의 강타가 성공하며 24-23 세트포인트를 만들었다. 여기서 이탈리아가 범실을 하면서 한국이 이번 대회 두 번째로 세트를 따냈다.

기회에서 위기로 바뀐 대회... 파리올림픽도 불투명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이탈리아전에 나선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이탈리아전에 나선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 ⓒ FIVB

 
다만 한국은 세트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재정비하고 나선 이탈리아는 한국의 코트를 폭격했다. 강서브와 블로킹을 앞세워 한국의 득점 루트를 완전히 봉쇄했다. 특히 이탈리아 센터 크리스티나 키리켈라의 강서브는 한국의 리시브 라인을 뒤흔들었다.

리시브가 흔들린 한국은 그나마 재미를 보던 이주아의 이동 공격까지 막히면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결국 이렇다 할 저항도 못 해보고 15-25로 무기력하게 3세트를 내줬다.

한국은 4세트 시작과 함께 이다현과 이한비의 득점으로 4-1 리드를 잡으며 이번 대회 첫 승점을 기대하기도 했다. 패하더라도 두 세트를 따내고 2-3으로 패한다면 승점 1점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의 거센 반격을 잘 버텨내며 12-12 동점으로 맞섰다. 그러나 한국은 고비를 넘지 못했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아쉬운 서브 범실이 나오면서 추격의 동력이 떨어졌고, 결국 19-25로 4세트마저 내주면서 승점 없이 빈손으로 패하고 말았다.

한국은 이한비(14점)와 박정아(13점)가 공격에서 분투하고, 센터 이다현(9점), 이주아(7점)도 활발한 이동 공격으로 힘을 보탰으나 세계적인 강호 이탈리아와의 객관적인 전력 차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날 브라질전 패배로 최하위가 확정된 한국은 첫 승리를 거둘 마지막 기회가 남아있지만, 중국도 세계랭킹 3위의 강호라서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한국은 2020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이끌었던 김연경, 김수지, 양효진이 은퇴하고 세대교체의 과도기에 참가한 이번 대회에서 어느 정도 고전이 예상됐다. 하지만 대회 사상 첫 전패의 위기는 실망을 넘어 당혹스럽다는 평가다. 

이번 대회 부진으로 세계랭킹도 14위에서 19위로 추락한 한국은 2024 파리올림픽 본선행마저 불투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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