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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면 베이커리카페 '할량'
 유림면 베이커리카페 "할량"
ⓒ 주간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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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을 배울 때 가장 많이 듣지만 가장 하기 힘든 건 '힘을 빼라'는 말이다. 그도 비슷한 말을 했다. 빵 만들 때 기본 외 재료는 모두 빼라는 주문이다. 

경남 함양군 유림면에서 '할량'이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그는 자신을 할량이라고 불러달라 했다. 밀가루, 물, 소금, 이스트. 빵 만드는 4가지 재료 중 할량씨는 이스트 대신 천연발효종을 사용한다. 힘 좋은 이스트는 발효 후에도 힘이 남아 빵맛에 영향을 미치지만 오합지졸 천연발효종은 끝까지 모든 힘을 소진하고 소멸해 빵맛에 좌우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19세 때부터 빵을 만든 할량씨는 고향으로 돌아와 유림삼거리에 베이커리 카페 '할량'을 차렸다. 그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유명한 빵집에서도 일했고, 7.2평짜리 빵집에서 최고의 매출도 올려보기도 했다. 할량씨가 자신의 카페에서 만드는 빵은 밍밍하고 시골스럽다. 그의 빵은 소금으로만 맛을 내 소금이 매우 중요해 5~8년간 간수를 뺀 소금만 사용한다.

발효학을 공부하며 이론과 실기를 섭렵한 할량씨는 전성기 땐 빵 만드는 대회에서 일등을 휩쓸었다. 당시 함께 공부하고 빵을 만든 동료들은 대학에서 강의하고 제빵대회 심사위원으로 활동하지만 그는 '좋은 빵' 만드는 데만 욕심낸다.
 
할량씨
 할량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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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량씨는 빵을 만들 때 최소한의 것으로만 빵을 만든다. 팥빵, 밤식빵 외에는 첨가제가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그러니 다른 집 빵과 비교 불가다. 할량씨의 빵을 영화에 비유하면 독립영화다. 다양한 재료를 넣고 공장에서 찍듯이 구운 빵이 아니라 투박하고 제각각이다. 매일 같은 양의 빵을 만들지만 매일 다른 빵이 나온다. 이유는 발효균에 있다.
   
어떤 천연발효균을 사용했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고 이는 그 집 빵의 특징이 된다. 할량씨가 빵을 구울 때 타이머를 사용하지 않는 아니 사용할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는 "타이머 대신 냄새로 시간을 알아낸다. 때가 되면 빵이 어서 꺼내 달라고 말한다"라며 "빵을 꺼내주면 빵이 방긋 웃고 있다"고 말했다.

할량씨가 만드는 '할량'빵은 발효시키는 데만 3일이 걸린다. 그래서 그의 빵은 재료와 상관없이 얼마나 오래 숙성했는지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오래 숙성된 것일수록 비싸다. 
   
그는 매일 똑같은 양의 빵을 만든다. 장사가 잘 되도 양을 늘리지 않는다. '할량' 주문이 많으면 '소금빵'은 적게 만든다. 주문이 몰리면 하나는 포기한다. 택배는 빵 맛을 유지하기 어려워 웬만하면 직접 가져가라고 권한다.

그는 유명하다고 소문나거나 맛있다는 빵집의 빵을 먹지 않는다. 맛을 보면 레시피를 바로 알아내고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먹으면 닮아 갈까 봐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할량씨는 "비교해서 빵 먹지 말기를 바란다. 많은 사람이 유명한 빵이 아니라 내 몸에 맞는 빵집을 찾아 먹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림면 베이커리카페 '할량'
 유림면 베이커리카페 "할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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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림면 베이커리카페 ‘할량’
 유림면 베이커리카페 ‘할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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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주간함양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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