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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3일 열린 한국교육정책연구원 토론회에 참석한 김용 한국교원대 교수의 발표문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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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출범준비위원을 맡고 있는 김용 한국교원대 교수가 "혁신교육이 교육 불평등을 오히려 심화한 측면이 있다"고 기존 혁신교육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김 교수의 이 같은 발언은 오는 7월 1일 출범할 조 서울시교육감 3기 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김 교수는 지난 23일 진행된 한국교육정책연구원 토론회 발표문에서 "혁신교육은 진보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계층적 민감성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이 같이 말한 뒤 "이것이 '학력 문제'의 본질이다. 이제부터라도 현실에 부합하도록 '문제'를 새롭게 설정하고, 다양한 정책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자신이 이렇게 판단하게 된 이유에 대해 김 교수는 "학교는 '교육의 본질 추구'라는 이름으로 역할을 축소하는 개혁을 계속해 와, '돌봄은 교육이 아니라서' 학교 밖으로 밀어내야 하는 일이 되었고, '익히는 일(習)은 배움(學)이 아니라서' 학교가 할 일이 아니었다"면서 "어떤 계층 아이들은 가정 돌봄을 충분히 받고 사교육 기관에서 '익히고(習)' 학교에서 더 고차적인 배움을 추구할 수 있지만, 어떤 계층 아이들은 돌봄을 받지 못하고, 익힘이 없는 채로 학교 수업에는 체계적으로 참여하기 어려워지게 되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김 교수는 다음처럼 강조하기도 했다.

"혁신교육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했는데 '혁신교육'은 매우 잘 준비된 교사와 학습 의욕이 충만한 학생에게 적합하다. 기초 학력을 갖추지 못했거나 학업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의 수업 참여는 점점 어려워지며, '학생 중심' 또는 '흥미 중심' 교육이 어떤 경우에는 사실상 학생을 방임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이어 김 교수는 "이번 교육감 선거 과정에서 제기된 유일한 전국적 쟁점이 있었다면 그것은 '학력'에 관한 것"이라면서 "시민들이 혁신교육에 불만을 가진 것은 시험을 치르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학업 수행을 중심으로 한 학생의 학교생활에 관하여 학부모들의 알 권리를 충족하지 못한 것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시험을 폐지했다면, 각 교과 학습 정도나 수준, 그리고 학교생활에 관하여 부모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상세하게 설명했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던 것에 대하여 불만이 높았고, 보수 성향 후보자들은 이 부분을 잘 파고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 교수는 '혁신교육 2.0'을 제안하면서 ▲학교를 넘어 지역 안으로 파고드는 확장적 교육개념 추구 ▲학교 기능을 복합화 하는 확장적 학교 기능 추구 ▲지난 시기 기본 개념교육을 포용하는 학교혁신 추구 ▲교사의 책임을 강조하는 속에서 자율 추구 등을 제안했다.

"환경 어려운 지역 혁신학교, 오히려 계층 민감성 더 커"...반박도 나와

김 교수 발표 내용에 대해 토론자로 나온 신철균 강원대 교수는 "혁신교육(혹은 혁신학교)이 오히려 더 계층적 민감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생활환경이 어려운 지역에 혁신학교를 지정한 경우가 많고, 혁신학교에서는 공부에 관심 없고 겨우 '버티고 견디는' 혹은 잠자는 학생들을 위해 수업혁신과 학교자치 활동 등을 통해 학교 만족도를 높이며 학생들을 돌봐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혁신교육의 계층적 민감성이 부족하고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켰다는 주장은 과도하며 동의하기가 힘들다"고 반박했다.

김용 교수 발표 내용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핵심 관계자는 24일 <오마이뉴스>에 "김 교수 발표 내용은 기존 혁신교육에 대한 인식론적 전환을 요구하는 굉장히 논쟁적인 내용이라 여러 차례 토론이 가능한 문제"라면서 "혁신교육이 정답을 정해놓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는 교육계도 마음을 열어놓고 같이 생각해볼 수 있는 주제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토론이 벌어졌으면 한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