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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후 둔촌 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이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
 지난 21일 오후 둔촌 주공아파트 재건축 현장이 공사가 중단된 채 방치돼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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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분양가상한제를 개편해 아파트 분양가를 더 높일 수 있는 길을 열었지만, 보수·경제언론들은 '분양가상한제 무력화'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 

조합원 이사비용까지 분양가에... 수분양자 부담 커진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1일 제1차 부동산관계장관 회의를 열고 '분양가 제도 운영 합리화 방안'을 확정했다. 집값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2020년 부활한 아파트 분양가상한제를 대폭 손질했는데, 분양가를 올리는 쪽에 초점이 맞춰졌다. 분양가상한제에 따른 가격 억제가 부동산 공급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정부 판단에 따른 조치였다. 

구체적으로 보면 아파트 분양가를 산정할 때 세입자 거주이전비와 영업손실보상비, 명도소송비 등을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쉽게 말해 아파트 분양 사업에서 발생하는 부대비용들을 수분양자에게 떠넘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정부는 아울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심사제도와 관련해 자재비 가산제를 새로 도입해 자재비 상승을 분양가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정부 첫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하고 있다.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 정부 첫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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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경제언론들은 이번 개편안에 대해 비판적이다. 아파트 분양가를 주택건설업계가 원하는 만큼 충분히 높일 수 있는 방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래는 분양가 개편안이 발표된 21일 경제·보수언론들이 낸 분석 기사의 제목이다.

주택건설업계 "분양가 제도 개선, 아쉽지만 주택공급 촉진 기대" <머니투데이>
첫 부동산 정책 내놓은 尹 정부…"방향 좋지만 효과는 글쎄" <한국경제>
분양가 최고 4% 더 오른다... 주택물량 확대엔 '글쎄' <매일경제>
분양가 개선 방안에도 시큰둥한 시장... "고맙긴 한데 큰 도움은 안돼요" <조선비즈>


이들 언론은 이번 개편안이 분양가를 현실화하는 방안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택지비 산정 기준을 시세와 비슷하게 책정할 수 있도록 고치고, 아파트 건축비는 물가 상승률과 동일하게 올릴 수 있도록 하는 등 구체적인 방안까지 제시했다. 한마디로 건설업자들이 아파트 가격을 더 비싸게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더 손질해야 한다는 얘기다.

보수·경제언론과 주택이익단체 한목소리 "아쉬워"

  
지난 6월21일자 조선일보, 건설업계의 아쉬운 반응을 비중있게 실었다.
 지난 6월21일자 조선일보, 건설업계의 아쉬운 반응을 비중있게 실었다.
ⓒ 조선일보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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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언론의 주장은 주택건설사업자 이익단체들의 입장과도 일치한다.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는 개편안 발표 직후 공동 입장문을 통해 "분양가 개선 폭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평가했다. 보수·경제언론과 이익집단들이 똘똘 뭉쳐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셈이다.

반면 무주택 서민들의 목소리는 외면당하고 있다. 이번 개편안에 따라 향후 전국 어느 지역이든 아파트 분양가 상승 가능성이 커졌다. 정부도 이번 제도개편으로 분양가가 1.5∼4%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현재 재건축이 진행 중인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아파트의 경우, 개편안에 따라 분양가격이 평균 3000만 원가량 오를 전망이다.

문제는 현재 아파트 분양가 수준도 이미 실수요자들이 감내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점이다. 한화 포레나미아 등 서울 강북 지역의 아파트들도 시세 상승에 편승해 10억 원이 훌쩍 넘는 가격표를 매겼다. 10억 원은 저소득층은 물론 중산층도 거액의 빚 없이는 구매가 불가능한 가격이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한국의 가구당 평균 연소득은 6125만 원이었다. 분양가로 매겨진 10억 원은 평균 소득 가구가 17년간 한푼도 안쓰고 모아야 마련할 수 있는 돈이다. 여기서 분양가가 더 오르면 무주택 중산층이 아파트에 입주할 길은 더 좁아질 수밖에 없다. 

외면 당하는 집값 상승 부작용·하우스푸어

보수·경제 언론들은 이번 개편안으로 주택 공급이 늘어나면 주택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본다. 아파트 분양가를 높였는데 주택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모순적이지만, 가격이 떨어져도 문제다. 자산을 모두 모아 이른바 '영끌'을 통해 분양을 받은 가구는 가격 하락시 '하우스 푸어'로 전락할 수 있다.

높은 분양가에 따른 대출과 이자는 고스란히 갚아야 하는데 유일한 자산인 아파트 가격이 하락한다면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고분양가를 책정해 이윤을 높일 수 있는 건설사와 주택업자들만 '승자'가 되는 셈이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보수·경제지는 매번 소비자들이나 무주택 서민들을 대변하는 것보다 금전 관계가 맞물려 있는 건설업계 입장을 충실히 대변해왔다"면서 "이번 분양가상한제 개편에 대해서도 분양가를 무작정 높여야 한다는 업계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분양가를 높여야 한다는 것은 결국 건설업계가 더 비싸게 팔아서 더 많은 이윤을 남기고 싶다는 이야기"라면서 "최근 집값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상황에서 시세보다 비싼 아파트가 분양돼 또다시 집값을 자극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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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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