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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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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처치로 상해가 발생했을 경우, 보험사가 이같은 경우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면 소비자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보험사의 약관명시·설명의무를 보다 더 무겁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미의 판결로, 비슷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구제받을 길이 열릴 것으로 보인다.(관련 기사: http://omn.kr/1raqh)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 3월 31일, 흥국화재해상보험이 보험계약자 이아무개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상고심에서 보험사의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된다는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씨는 2016년 3월 스테로이드 약물 부작용으로 오른쪽 고관절이 괴사하면서 인공 고관절 수술을 받았다. 지난 2007년 흥국화재 상해 보험에 가입한 그는 수술 뒤 보험금을 지급받았다. 

이후 2017년 5월 왼쪽 고관절에서도 괴사가 발생해 수술대에 오른 이씨는 다시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흥국화재는 2018년 1월 이씨를 상대로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겠다는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1심과 2심 재판부는 흥국화재의 손을 들었다. 스테로이드 처방이 보험사가 명시한 면책조항 가운데 하나인 '의료처치' 행위에 포함된다고 봤다. 

치료 부작용 상해는 보험금 미지급? "약관만으로 설명의무 면제 안 돼"

대법원 역시 스테로이드 처방이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의료처치' 행위에 포함된다고 봤지만, 1·2심과 달리 보험사가 보험계약 당시 이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대법원은 "특정 질병 등을 치료하기 위한 외과적 수술 등 과정에서 의료과실·부작용·합병증 등으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보상하지 않는다는 것은 일반인이 쉽게 예상하기 어렵다"며 "보험사가 표준약관을 인용·작성한 약관으로 보험계약이 체결됐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사항이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 설명 없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에 해당해 보험자에게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원심은 이를 보험계약자가 별도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라고 보아 이에 대한 명시·설명의무가 면제된다는 취지로 판단했다"며 "이러한 원심 판단에는 보험자의 약관명시·설명의무 대상 및 그 면제사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 주장은 이유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처치로 인한 상해 발생시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약관에 명시돼 있지만, 계약자는 이같은 경우도 보장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경우, 보험사는 관련 약관을 충분히 구두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대법원은 본 것이다.  

이씨 측 변호인인 김민진 플랜법률사무소 변호사는 2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약관명시·설명의무를 더 강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이라며 "상대방(흥국화재)은 '설명을 들었다'는 서명을 받은 서류가 있기 때문에 명시·설명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약관에 대해 형식적으로 서명한 것은 (소비자가 면책사항을 명확히 이해한 것으로)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굉장히 고무적인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처치 관련 보험사건 뿐 아니라, 많은 보험사건에서 명시·설명의무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다"며 "또 인터넷 서비스 등에 적용되는 약관도 약관규제법상 굉장히 중요한 부분인데, (이에 대한 설명의무 등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번 판결로)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경종을 울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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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경제부 기자입니다. 010-9403-7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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