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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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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다가오는 7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셈이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 참석해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물가, 경기, 금융안정, 외환시장 상황 등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데이터 기반으로 유연하게 수행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최근 물가 오름세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연초 3%대 중반을 기록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월 중 4%를 웃돈 데 이어 불과 두 달 만에 5%를 상당폭 상회했다"고 평가했다.

물가 상승의 원인으론 '해외발 공급 충격'을 지목했다. 그는 "지난달 금통위 이후 4주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간 적지 않은 물가 여건의 변화가 있었다"며 "미국의 인플레이션 정점 기대가 당초 예상보다 늦춰지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졌고 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제한 등으로 수급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지난 금통위 직전 109달러 수준에서 6월 들어 평균 120달러 내외로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앞으로 높은 물가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한 데다 곡물 등 국제식량가격도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의 수출 제한,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며 "물가 흐름은 우크라이나 사태 전개 양상과 국제원자재가격 추이, 물가상승에 따른 임금상승 정도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상방 리스크가 우세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적절히 제어하지 않을 경우 고물가 상황이 고착화될 수 있다"며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이 총재는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이미 물가 목표인 3%를 상회하고 있고 장기 기대인플레이션은 2%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경우 물가가 임금을 자극하고 이는 다시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임금-물가간 상호작용(feedback)이 강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7월 금통위가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총재는 "빅스텝 여부는 물가 하나만 보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다"며 "물가가 올라갔을 때 경제에 미치는 영향, 환율 주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금통위원들과 상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지난 16일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도 빅스텝에는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당시 이 총재는 빅스텝 관련 질문을 받고 "다음 금통위 회의까지 3∼4주가 남아있다"며 "많은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사이 나타난 시장 반응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태그:#금리, #한국은행, #빅스텝, #자이언트스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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