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뷰캐넌

데이비드 뷰캐넌 ⓒ 연합뉴스

 
삼성이 에이스를 앞세워 KIA를 꺾고 전날의 패배를 설욕했다.

허삼영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18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5안타를 터트리며 6-2로 승리했다. 삼성은 6번 1루수 최영진을 제외하고 선발출전한 8명의 선발 선수가 모두 안타를 때려내는 활발한 공격을 통해 전날의 3-5 패배를 설욕하며 이날 두산 베어스에게 0-5로 패한 5위 kt 위즈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31승34패).

삼성은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6이닝 6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6승째를 따냈고 우규민과 김윤수, 오승환이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켰다. 타선에서는 호세 피렐라가 시즌 12번째 홈런을 터트렸고 강민호가 4안타, 이해승이 3안타 2득점으로 뛰어난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올 시즌 삼성의 새로운 주전 중견수로 떠오르고 있는 김현준은 3회 결승 3루타를 포함해 홈런이 빠진 사이클링 히트를 기록하며 4타점 1득점으로 삼성의 승리를 이끌었다.

박해민 이적 후 적임자 안보인 중견수 자리

구장의 규모와 상관없이 외야수비 전체를 커버해야 하는 중견수는 야구에서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다. 중견수가 불안한 팀은 외야진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각 구단은 중견수 육성에 큰 비중을 둔다. 하지만 삼성은 지난 2014년부터 작년까지 8년 동안 중견수 포지션에 대해 걱정을 한 적이 거의 없다. 2014년 주전 등극 후 작년까지 한 해도 빠짐 없이 중견수 자리를 지켰던 박해민(LG 트윈스)이라는 든든한 중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2년 한양대를 졸업하고 육성선수로 삼성에 입단한 박해민은 입단 후 2년 동안 배영섭과 정형식에 밀려 1군에서 단 1경기 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2014년 주전 자리를 따낸 박해민은 주전 첫 해 타율 .297 36도루로 삼성의 1번타자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2015년부터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삼성의 붙박이 중견수로 활약하며 4년 연속 도루왕에 오르는 등 리그를 대표하는 '공수겸장 중견수'로 활약했다. 

작년 도쿄올림픽에 참가해 7경기에서 타율 .440(25타수 11안타) 5타점 7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주가를 올린 박해민은 작년 시즌이 끝난 후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었다. 당초 삼성에 박해민을 대체할 만한 중견수 자원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박해민의 잔류를 예상하는 야구팬이 많았지만 박해민은 작년 12월 4년 총액 60억 원의 조건에 LG와 계약했다. 삼성으로서는 예상치 못한 붙박이 중견수의 이탈이었다.

졸지에 박해민이 팀을 떠나게 된 삼성은 올 시즌 새로운 주전 중견수를 찾아야 했다. 외국인 선수 피렐라와 간판타자 구자욱이 중견수로 변신하기가 쉽지 않은 현실에서 삼성은 작년 중견수 출전 경험이 있는 김헌곤과 박승규, 김성표 중에서 새로운 주전 중견수를 골라야 했다. 물론 '경험'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올 시즌 주장을 맡은 김헌곤이 가장 유력하지만 김헌곤은 중견수보다는 좌익수로 활약했던 시즌이 더 많은 선수다.

2000년생 박승규는 작년 시즌 1군에서 59경기에 출전해 김헌곤을 제외하면 1군 경기 출전 경험이 그나마 많은 편이지만 박승규의 작년 시즌 타율은 고작 .182였다. 작년 타율 .333(18타수 6안타)로 타격에서 재능을 보인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성표는 아직 풀타임 중견수를 맡을 정도의 수비력은 갖추지 못했다. 그렇게 적당한 중견수 후보가 보이지 않던 삼성 외야에서 허삼영 감독은 올해 김현준이라는 '제4의 인물'을 찾아냈다.

9라운드 출신 '중고신인' 김현준의 대활약

부산 출신으로 개성고(구 부산상고)를 졸업한 김현준은 202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9라운드 전체 83순위로 삼성에 지명됐다. 3000만 원의 많지 않은 계약금과 9라운드라는 낮은 지명순위가 말해주듯 김현준은 그렇게 주목 받는 유망주는 아니었다. 하지만 김현준은 프로 지명이 확정된 순간 바닥에 주저 앉아 눈물을 흘리며 기쁨을 표현한 것이 SNS를 통해 공개되면서 야구팬들의 많은 격려와 박수를 받았다. 

사실5라운드 이하의 하위순번 지명 선수는 프로에서의 생존경쟁이 더욱 어렵다. 매년 유망한 신인 선수들이 입단하기 때문에 최소 퓨처스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기존 선수들은 방출을 걱정해야 하는 신세가 된다. 하지만 김현준은 작년 퓨처스리그에서 46경기에 출전해 타율 .372 16타점 28득점 14도루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1군에서도 13경기에 출전할 기회를 얻었다.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포함됐던 김현준은 일주일 만에 2군으로 내려갔지만 김헌곤 등 포지션 경쟁자들의 부진을 틈타 4월 26일 다시 1군으로 올라왔다. 그리고 김현준은 5월부터 서서히 선발출전 경기들을 늘려가며 박해민이 빠진 삼성의 주전 중견수 자리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특히 김현준은 6월 15경기 중에서 13경기에 선발로 출전했고 6월 3할대의 월간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김현준은 18일 KIA전에서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삼성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데뷔 후 처음으로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김현준은 3회 두 번째 타석 무사 1, 2루에서 KIA 선발 한승혁의 4구째를 잡아당겨 이날 경기의 결승타가 된 2타점 3루타를 터트렸다. 김현준은 6회 4번째 타석에서 단타, 8회 5번째 타석에서 2루타를 추가하며 '홈런 없는 사이클링 히트'로 4타점 1득점을 적립했다.

작년 시즌 13경기에서 4번 밖에 타격 기회를 얻지 못한 김현준은 올해도 여전히 신인왕 자격을 갖추고 있다. 물론 김인환(한화 이글스)과 정철원(두산), 김진호(NC다이노스) 등 다른 중고 신인왕 후보들에 비하면 김현준의 출발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 하지만 신인왕 도전 여부와 상관없이 김현준이 올 시즌 박해민이 빠진 삼성의 새로운 주전 중견수로 자리를 잡아 준다면 김현준은 삼성팬들이 올해 받은 가장 큰 선물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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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김현준 중견수 중고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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