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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5일 법무부는 '외국인보호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의 4가지 주요 내용은 ▲ 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 특별계호 절차 및 기간 규정 신설 ▲ 특별계호에 대한 이의신청 절차 마련 ▲ 보호장비 종류·사용요건·방법 구체화 및 사용중단 요건 규정이다. 규칙 개정의 이유는 "보호외국인의 인권 보호를 강화"하고, "생명·신체에 대한 안전보장과 현행 규정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함이다. 아래 그림들은 법무부가 제공한 일부 보호장비의 사용례다.
 
법무부가 제공한 일부 보호장비의 사용례
 법무부가 제공한 일부 보호장비의 사용례
ⓒ 한국여성단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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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개정안에 명시된 전체 보호장비의 종류는 양손수갑·한손수갑·머리보호장비·양발목보호장비·한발목보호장비·보호대·보호의자로 7가지다. 기존 조문에 명시된 포승·수갑·머리보호장비 3종에서 포승이 삭제되고 발목보호장비·보호대·보호의자 3종의 보호장비가 추가되었다. 보호장비 종류별 사용 방법도 구체적으로 명문화되어있다. 해당 조문의 제·개정 이유는 "'출입국관리법' 제56조의4(강제력의 행사) 제2항에 따라 강제력 행사 시 사용할 수 있는 보호장비의 종류, 사용요건 등을 구체화하여 보호외국인의 인권 보호 및 보호 과정에서의 적법절차 강화"라 밝히고 있다.

권리가 박탈된 인권 보호를 '보호'라 말할 수 있을까

이와 같은 법무부의 시행규칙 제·개정 조치 배경은 2021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난민 신청을 위해 한국에 방문했던 난민 신청자 A씨는 체류자격 연장을 놓쳐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된다. 21년 3월 화성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된 A씨는 치통이 심해져 진료를 요청했으나 이를 거절 당했고, 보호소 내 열악한 처우에 관해 문제를 제기한다. 이 과정에서 A씨는 3월부터 6월까지 약 110일 중 '특별계호' 대상으로 12차례, 34일간 독방에 감금된다(국가인권위원회, "외국인보호소의 보호외국인에 대한 부당한 보호장비 사용 등" 결정문, 2021.10.8). 독방에 감금된 A씨는 발목보호장비와 포승줄에 손, 발을 등 뒤로 결박당하는 '새우꺾기' 가혹행위 피해를 입었으며, 머리보호장비 사용 시 케이블타이와 박스테이프가 이용되기도 했다.

21년 9월 A씨는 국가인권위원회에 수용 생활 중 경험한 가혹행위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고, 10월 8일 인권위는 보호소에서 보호장비의 부당한 사용, 특별 계호 시 방어권 침해 사항이 있었다는 점을 들어 해당 사건이 A씨의 인권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법무부 장관에게 사건의 책임자에 경고 조치하고 보호장비 사용과 특별계호 시 적법절차의 원칙을 준수할 수 있도록 제도와 관행을 개선할 것 등을 권고했다(국가인권위원회, "외국인보호소의 반복적인 인권침해 방지해야"-법무부장관에게, 부당한 보호장비 사용과 관련하여 관련 직원 경고 및 제도 개선 등 권고-보도자료, 2021.11.16.).

법무부는 11월 1일 진상조사 결과 및 개선방안을 발표했고, "법령에 근거 없는 방식(속칭 '새우꺾기')의 보호장비 사용행위", "법령에 근거 없는 종류의 장비(발목보호장비, 박스테이프, 케이블타이) 사용행위" 등으로 A씨에 대한 인권침해 사실을 확인하고 인정했다(법무부, "화성외국인보호소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 결과 및 개선방안" 보도자료, 202.11.1). 인권침해행위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방안 및 후속 조치로 보호장비 사용 관련 규정상 미비점 보완, 특별계호 절차 및 기관 관련 규정 개선 등을 제시했다. 

즉, 법무부의 이번 '외국인보호규칙'일부 개정은 '새우꺾기' 고문사건 이후 부처 차원의 공식적인 제도 개선 조치다. 따라서 개정령 안에는 외국인보호시설에 수용된 이들이 또다시 '새우꺾기'와 같은 가혹행위나 보호소 관리인의 부당한 조치로 인한 인권침해를 받지 않도록 권리 보장을 위한 제도적 대안이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법무부가 새롭게 도입하려는 보호장비를 보면 이러한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특히 '보호의자'는 사지를 속박하는 고문 도구로 의료적 위험성이 매우 크고 보호외국인의 생명권과 건강권을 위협하며(난민인권센터, [성명서] 외국인보호소 가혹행위를 합법화하려는 졸속 개정 규탄한다, 2022.5.31.),  '발목보호장비'의 도입은 『UN 피구금자 처우 최저기준준칙(넬슨만델라 규칙)』에서 "굴욕을 주거나 고통을 주는 쇠사슬, 발목수갑 또는 보호장비 사용은 금지되어야 한다"라는 규정에 위배 된다.

법무부가 보호외국인의 인권개선 차원으로 제시한 '포승'의 삭제는 상위규범인 '출입국관리법' 제56조의4에서 사용할 수 있는 보호장비로 포승이 남아있는 한 실질적 효력이 없다(조영관 변호사·이주민센터 친구 센터장, "[시선] 고문은 보호가 아니다", 경향신문, 2022.5.30.). 또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르면 자유와 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은 법률로써만 가능하기에 해당 내용이 국회를 거치지 않은 채 시행규칙으로 공포될 경우 이는 대한민국헌법과도 충돌하는 사안이다.

법무부는 보호장비 관련 시행규칙 개정의 이유로 "보호외국인의 인권보호"를 반복적으로 강조한다. 그러나 인간으로서 보장받아야 할 기본권이 박탈된 '보호'는 누구를 위한, 누구에 대한 보호인가? 권리의 박탈이 전제된 인권의 '보호'는 성립할 수 없다. 권리가 박탈된 '보호'는 혐오와 차별을 정당화하는 기제가 되어줄 뿐이다.

특히 외국인보호소에서의 '보호'는 관리인과 수용인 간 권력 차가 두드러진다. 수용시설을 규율하고 관리하는 이들은 보호와 관리라는 명목으로 수용인에 대한 통제권을 갖는데, 외국인보호시설구조가 관리인에 허용하는 통제 권력의 수준은 법적 지위가 불안정한 난민/이주민과 만나 극대화된다. 수용인은 규율에 따르지 않으면 특별계호(독방)로 징벌 차원의 조치를 받게 되거나(화성·이은기 기자, "외국인보호소 CCTV에 잡힌 '새우꺾기', 무슨 일 있었나", 시사IN, 2021.11.10.) '출입국관리법' 제63조 1항(「출입국관리법」 제63조(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의 보호 및 보호해제) ①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은 강제퇴거명령을 받은 사람을 여권 미소지 또는 교통편 미확보 등의 사유로 즉시 대한민국 밖으로 송환할 수 없으면 송환할 수 있을 때까지 그를 보호시설에 보호할 수 있다.)에 따라 무기한 구금이 가능한 상황 등에서 보호외국인이 감당해야 할 불안과 공포는 배가 된다. 

차별과 혐오의 권력이 지워내는 '사람'의 존재

이러한 외국인보호시설 내 교차하는 권력 차이는 수용인에 대한 낙인과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반인권적인 상황에 문제 제기하는 수용인은 '보호'라는 미명 하에 '소란'을 피우는 존재로 낙인찍히며, 보호를 관장하는 시설은 문제의 책임을 보호외국인에 돌리기 쉽다. 실제로 2021년 9월 28일 법무부는 "보호장비 사용은 보호 외국인의 자해 방지와 안전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습니다"라는 제목의 보도자료와 함께 A씨와 관련된 자극적인 정보와 사진·영상을 공개했다.(이한재(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새우꺾기' 당한 이주노동자, 그 앞에서 촬영한 장관", 2022.1.13.) 

A씨에 대한 인권침해 인정 이후인 21년 12월에도 화성 외국인보호소는 '새우꺾기' 고문 피해자인 A씨를 고소‧고발했고 법무부는 A씨가 외국인보호시설을 상습 파손하고 직원을 폭행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 형사고발을 진행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선제적으로 배포했다(난민인권센터, [성명서] 외국인보호소 가혹행위를 합법화하려는 졸속 개정 규탄한다, 2022.5.31.).

이와 같은 법무부와 화성 외국인보호소 측의 행보는 난민‧이주민 혐오를 부추겨 가혹행위를 정당화하는 여론을 강화했다. 부당한 가혹행위 피해가 있었어도, A씨처럼 혐오의 표적이 되는 개인은 해명해야 하는 위치를 벗어나기 어렵다.(미류, "질문으로서의 차별금지법, 그리고 난민", 『난민, 난민화되는 삶』,p.322, 갈무리, 2020.5.25). 

이처럼 한국사회의 난민/이주민 혐오와 외국인보호시설이 지닌 구조적 폭력성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난민/이주민에 대한 배제와 차별에 정당성을 부여한다. 이 맥락에서 한국 사회에 만연한 단일민족국가라는 신화는 공고히 유지되며 난민/이주민의 자리는 지워진다. 

한편 '외국인보호시설','보호외국인','보호장비' 등에 쓰이는 '보호'라는 단어는 호의적인 말로 타자에 대한 폭력과 억압을 비가시화한다. '너네 나라로 돌아가라', '보호 해주는데 불만이 많다'라는 선주민의 혐오는 난민/이주민에 대해 보호를 '베푼다'는 시혜적인 논리 안에서 발생한다.

이때의 보호는 '보호대상'에 대한 '보호/관리인'의 우월적인 지위가 전제되며 동료 시민으로서 관계의 평등성은 전제되지 않는다. 그러나 외국인보호시설에 구금된 '보호외국인'은 우리의 일상과 멀리 떨어져 있거나, 영원히 시설에 구금되어 있어야 하는 대상이 아닌,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이자 동료 시민이다. 물리적인 강제력이나 감시로 누군가에 의해 통제받는 대상이 아닌, 지역사회에 정착해 일상을 영위할 권리가 있는 세계 시민이다. 따라서 단순히 '보호장비'라는 결박‧고문 장치의 가짓수 확대로 보호외국인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말은 더더욱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다. 

2022년 2월에는 화성 외국인보호소 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마구잡이 보호일시해제 결정이 내려진 바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에는 엄격한 잣대로 매우 제한적인 보호일시해제가 이뤄졌으나, 확진자가 급증하자 보호소는 보호일시해제 대상 선정에 대한 뚜렷한 기준이나 퇴소 후 대책 없이 보호외국인들을 시설 밖으로 내보냈다(장예지 기자, "[단독] 화성외국인보호소 확진자 급증하자...무작정 "나가라"", 한겨레, 2022.2.24.).

구금제도가 보호외국인을 '보호'하는 기준은 절대적이지 않고 시설의 조건에 따라 유동적으로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다. 결국 법무부가 진정 보호외국인의 인권 보호를 바란다면, 격리 수용 형태의 구금제도에 감춰진 부정의를 공고히 하는 방식이 아닌 외국인보호시설이 은폐하는 폭력과 공권력 남용에 대한 문제를 돌아보아야 한다.

강제된 '보호'의 자리 아닌 평등과 존엄의 자리가 필요하다

성인·남성·비장애인·선주민·이성애자 중심 정상성 사회의 작동 원리는 '배제'다. 그러니 한 사회가 소수자에 가할 수 있는 차별과 혐오의 모습은 놀랍도록 닮아있다. 비정상의 범주로 여겨지는 이들은 '미성숙한','보호가 필요한','이상한' 이들로 여겨져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며 때로 사회가 원하는 방식대로 재현된다.

이 과정에서 동정과 시혜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난동과 소란을 피우는 문제적 존재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남성 중심 사회는 여성을 지우고, 성인 중심 사회는 아동‧청소년을 지우고, 비장애인 중심 사회는 장애인을 지우고, 선주민 중심 사회는 난민/이주민을 지우고, 이성애자 중심 사회는 성소수자를 지운다. 정상성 중심 사회가 자체적으로 시민의 자격을 지정하여 소수자의 목소리를 지우고 차별하는 방식이다.  

즉, 정상성은 단일한 정체성을 가진 개인들이 사회를 구성한다는 허상 속에 차별과 혐오를 용인하는 일종의 권력이 되고, 일상 면면에 교묘히 스며든 차별과 혐오의 권력은 '보호'를 정당화하며 동료 시민의 존재와 권리를 망각하게 만든다. 아주 호의적이고 좋은 모습으로, 사회가 알아서 하고 있으니 소외된 이들의 목소리는 듣지 않아도 된다고 속삭인다.

그러나 '보호'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배제와 차별을 묵인할 때, 그것은 돌고 돌아 반드시 우리의 세계를 침범한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동등하게 주어지는 권리를 단 한 사람이라도 침해받는다면,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서 역시 온전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전국의 외국인보호소에 감금되어있는 수많은 A씨에게는 결박장비가 상비된 수용시설에서의 '보호'가 아닌 환대의 자리가 필요하다.

<참고자료>
국가인권위원회, "외국인보호소의 반복적인 인권침해 방지해야"-법무부장관에게, 부당한 보호장비 사용과관련하여 관련 직원 경고 및 제도 개선 등 권고-보도자료, 2021.11.16.
국가인권위원회, "외국인보호소의 보호외국인에 대한 부당한 보호장비 사용 등" 결정문, 2021.10.8.
난민인권센터, [성명서] 외국인보호소 가혹행위를 합법화하려는 졸속 개정 규탄한다, 2022.5.31.
김기남 외(2020), 『난민, 난민화되는 삶』, 갈무리.
법무부, 「외국인보호규칙」 일부개정령안, 2022.5.25.
법무부, "화성외국인보호소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 결과 및 개선방안" 보도자료, 2021.11.1 
이한재(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새우꺾기' 당한 이주노동자, 그 앞에서 촬영한 장관", 2022.1.13.
나영정 외(2020), 『시설사회: 시설화된 장소, 저항하는 몸들』, 장애여성공감 엮음, 와온.  
장예지 기자, "[단독] 화성외국인보호소 확진자 급증하자...무작정 "나가라"", 한겨레, 2022.2.24.
조영관 변호사·이주민센터 친구 센터장, "[시선] 고문은 보호가 아니다", 경향신문, 2022.5.30.
화성·이은기 기자, "외국인보호소 CCTV에 잡힌 '새우꺾기', 무슨 일 있었나", 시사IN, 2021.11.10. 

덧붙이는 글 | 이 글의 작성자는 구지혜 한국여성단체연합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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