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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인구 감소가 지속되며 폐원 위기에 놓인 농촌 보육시설들이 속출하자, 중앙 및 지방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강원도 춘천시 사북면의 한 어린이집은 지난 28여 년간 이 지역 영유아들의 성장을 도맡았다. 북한강 풍경, 텃밭 등이 넓게 펼쳐져, 도심 어린이집 대신 이곳을 찾아오는 학부모가 생길 정도였다. 2000년대 중반까지는 원아가 50명을 웃돌 정도였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의 그림자가 이 지역에도 드리우면서 2010년 들어 원아 수가 20명 대로 급감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다 지난 2020년에는 13명, 2021년에는 10명까지 줄었다. 결국 올해는 원아 수가 9명으로 한 자릿수대로 떨어졌다.

문제는 원아 수가 전체 5명, 혹은 영유아반(만3-5세) 8명 기준선을 넘지 못하면 원장 월급이나 보육교사 인건비 지원이 되지 않아 어린이집 운영이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만약 이 어린이집이 폐원한다면, 이곳의 영유아들은 약 30km 정도 떨어진 어린이집으로 가야 한다.

농촌 지역 어린이집의 위기
 
폐원위기를 겪고 있는 춘천시 사북면의 한 어린이집의 모습. 한 때는 북적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 곳을 가득채웠지만, 현재는 썰렁한 분위기다.
 폐원위기를 겪고 있는 춘천시 사북면의 한 어린이집의 모습. 한 때는 북적거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이 곳을 가득채웠지만, 현재는 썰렁한 분위기다.
ⓒ 한림미디어랩 The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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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농촌지역 어린이집 폐원 문제는 사북면만의 일이 아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어린이집 폐원 수는 지난 2018년 2345건, 2019년 3138건, 2020년 3187건으로 증가세가 이어졌다.

전국 어린이집 수와 원아수 통계에서도 농촌 지역 어린이집의 위기를 감지할 수 있다. 지난해 기준 어린이집 정원은 155만7496명이었으나 현원은 118만4716명으로 76%에 불과했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원아 수 자체도 지난 2019년 대비 2020년 8.8%가 감소했고, 지난해도 4.8%가 줄었다. 이런 전국적인 어린이집의 어려움은 인구 감소가 더 가파르고 아이가 귀한 농촌 어린이집들에서 더 커질 것이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보건복지부 '보육 교직원 인건비 지급기준'에 따르면, 정부는 농촌 어린이집 기준 원아 수 5명 이상일 때만 원장 인건비의 80%를 지급한다. 유아반(만3~5세) 원아가 8명일 때 보육교사 인건비 30%를 지원한다.

농촌 어린이집들이 원아 모집에 어려움을 겪자 정부는 지난해 6월, 농촌 어린이집 원장 인건비 지급 기준을 기존 11명 이상에서 5명 이상으로 완화했으나 보육교사 인건비 지급 기준은 바뀌지 않았다.

이에 따라 사북면 어린이집은 보육교사 인건비를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는 코로나19 상황에 한시적으로 원아 수 기준을 적용하지 않기로 해 운영되고 있으나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송아무개(52) 원장은 "원장 인건비 지급 기준을 완화해도 보육교사 인건비 지원이 없다면 사실상 운영하는 것이 어려워 실질적인 지원이 되기 힘들다"며 "모든 아이가 평등하고 안정적인 보육을 받을 수 있도록, 농촌 어린이집에 맞는 현실적인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비 지원이 어려워지자 지자체가 직접 나서 어린이집 폐원의 위기를 넘긴 사례도 있다. 지난 2019년 말, 전북 장수군의 한 어린이집이 원아수 감소로 폐원 위기에 처하자 학부모들은 주민설명회 등을 열어 호소했고, 장수군이 군비를 지원하면서 현재까지 정상 운영되고 있다. 춘천시도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해법을 고민하고 있으나 예산을 지원해줄 수는 없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대책 필요

지자체별로 예산 운용의 여력이 천차만별임을 감안할 때, 중앙정부 차원에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송 원장은 "코로나로 한시적이나마 원아 수 기준을 적용하지 않고 인건비 지급 등 지원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정부에서 이 정도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여력이 된다는 것"이라며 "농촌 지역 상황에 맞춰 원아수 기준 완화 등 탄력적인 지원 정책의 운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농촌 지역 어린이집 폐원 위기는 단순히 특정 교육기관에 대한 주사 처방과 같은 직접 지원만으로는 부족하다. 젊은 부부가 농촌지역에 정주할 수 있는 여건의 확충과 맞물려야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 도시민 1500명과 농업인 2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농업 농촌에 대한 2021년 국민의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퇴 후 귀농, 귀촌할 생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있다"고 답변한 도시민은 34.4%에 불과하다. "없다"는 응답자는 60.8%에 달했다. 이는 국민의식 조사 이래 가장 낮은 수치로, 지난 2006년 조사에서 같은 질문에 "있다"라고 답한 도시민은 71.3%였다. 15년새 무려 36.9%p가 감소한 것이다.

'국가 경제에서 농업지역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농업인 80.1%, 도시민 83.6%이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대부분의 국민이 농촌이 소멸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곳임을 인지하고 있지만, 자신들이 정주할 마음은 없다는 역설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런 아이러니한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 중 하나가 농촌 지역 의료 및 보육기관, 교통 등 정주여건의 열악함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20년 농어촌서비스 기준 달성 정도 점검 결과에 따르면, 농어촌 차량이동 평균속도(32.2km/h)로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는 각각 평균 32분과 34.5분이 소요된다.

농어촌 차량이동 평균속도(32.2km/h)로 의료기관까지 평균 3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면 최소한의 삶이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보지만, 그 기준을 못 채운 것이다. 이는, 부모가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중요 인프라 중 하나인 의료서비스의 측면에서 정주 여건이 미흡함을 의미한다. 영양군, 청송군, 평창군 등 아예 산부인과 진료 자체가 불가능한 곳도 존재했다.

보육기관의 평균 접근 시간도 문제다. 농어촌 차량 이동 평균속도(32.2km/h)로 보육시설까지 평균 2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면 농어촌서비스기준을 달성한 것으로 간주하지만, 농어촌 시·군에서 유치원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27분이었다. 필수 여건 중 하나인 대중교통도 부족했다. 전국 리 단위 지역 1만5053곳 가운데 12.7%는 하루 2대 이하의 대중교통만이 운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지난 2004년에 농촌과 도시 간 생활 여건 격차를 줄이기 위해 '농어촌 삶의 질 특별법'을 제정했다. 하지만 여전히 농어촌 공공서비스는 부족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 만족도도 낮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농촌 어린이집의 소멸은 농촌 소멸로 이어질 것임은 부인하기 힘들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4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종합적인 정주 개선을 위해 중앙 정부와 지자체 정책·사업 추진에 있어 유기적인 정보공유와 역할수행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덧붙이는 글 | 진광찬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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