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매불망 기다렸던 '우타 거포'가 돌아오자 분위기가 살아났다. 어느덧 팀 내에서 한동희(롯데 자이언츠)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커졌다는 이야기다.

롯데는 16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원정 경기서 3-0으로 승리를 거두었다. 14일 경기가 비로 취소된 가운데, 주중 시리즈서 2경기를 모두 쓸어담은 8위 롯데는 7위 두산 베어스에 반 경기 차까지 접근했다.

전날에 비해 많은 점수를 뽑지 못하면서 경기 후반까지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8회말에는 1사 1루서 볼 판정에 격하게 항의를 하다가 한화 하주석이 퇴장을 당하는 등 어수선한 상황이 일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끝까지 리드를 지킨 롯데가 웃었다. 한동희 역시 힘을 보탰다.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7회초 대타로 나와 만루포를 쏘아올린 한동희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7회초 대타로 나와 만루포를 쏘아올린 한동희 ⓒ 롯데 자이언츠


이틀 연속 장타로 존재감 드러낸 한동희

전날 7회초 대타로 등장해 한화의 5번째 투수 윤호솔을 상대로 만루포를 쏘아올린 한동희는 이튿날 경기서 5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자연스럽게 롯데는 이대호-DJ 피터스-한동희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오랜만에 1군 경기서 수비를 소화한 탓인지 경기 초반에는 아쉬운 장면이 연출됐다.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하주석이 초구부터 기습번트를 시도했는데, 이 타구를 한동희가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했다. 해당 장면은 한동희의 포구 실책으로 기록됐다.

그러나 타격감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5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한동희는 상대 선발 장민재의 5구 패스트볼을 밀어쳤다. 타구는 한화 내야진의 시프트를 뚫고 1루 라인 쪽으로 빠져나가 안타로 이어졌다. 여기에 후속타자 이호연의 안타로 득점권 기회를 맞은 롯데는 추재현의 2타점 적시타로 리드를 잡았다.

뒷문을 책임져야 하는 마무리 최준용의 부담을 덜어줘야 했던 9회초, 한동희의 방망이에서 추가점이 나왔다. 2사 이후 한화 3루수 박정현의 송구 실책으로 피터스가 1루를 밟은 이후 한동희가 가운데 담장을 때리는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그 사이 1루주자 피터스가 홈으로 쇄도해 팀의 세 번째 득점을 기록했고, 멀티히트를 완성한 한동희는 여유롭게 2루에 안착했다. 한화 입장에서는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준 반면 롯데로선 가장 필요한 순간에 한동희의 장타로 승기를 굳혔다. 결국 9회말 한화가 추격에 실패하면서 경기가 그대로 마무리됐다.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7회초 만루포를 터뜨린 이후 덕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의 환영을 받은 한동희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7회초 만루포를 터뜨린 이후 덕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의 환영을 받은 한동희 ⓒ 롯데 자이언츠


잠시 주춤했던 롯데, 부상 선수들 복귀로 탄력 받나

'부상병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재 롯데의 전력은 완전체와 거리가 멀다. 야수만 해도 정훈, 이학주 등 주전급 선수가 대거 이탈했다. 특히 지난 달 22일 옆구리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내려간 이후 약 3주간 자리를 비운 한동희의 빈 자리가 크게 느껴졌다.

한때 선두 SSG 랜더스를 위협하기도 했던 모습과는 다르게 상대에게 전혀 위압감을 주지 못했다. 황성빈, 이호연 등 젊은 야수들로 장기간 버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렇게 주전급 야수가 하나 둘 부상으로 빠지는 사이 팀은 8위까지 추락했다.

다행히 부상 선수들의 공백이 순위 경쟁에 큰 영향을 주진 않았다. 17일 현재 8위 롯데와 5위 kt 위즈의 격차는 불과 1경기 차다. 또한 롯데와 함께 5위 자리를 놓고 다투는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 두산의 전력 역시 100%가 아니라서 당분간 5~8위 사이에 촘촘하게 모여있는 네 팀의 잦은 순위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전준우, 한동희에 이어 정훈, 이학주, 김민수 등도 별 문제가 없다면 머지않아 전력에 가세할 예정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선수보다 돌아올 선수가 더 많은 롯데가 진격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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