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지난 16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 CJ ENM

 
산 넘고 물 넘고 바다도 건넌 <백패커>의 네 번째 조리 장소는 다름 아닌 군대였다.

16일 방영된 tvN <백패커>는 대용량 조리의 끝판왕(?)으로 불릴 만한 군부대 장병 300인 분 조리에 도전하기로 했다. 한주전 출렁이는 바다 위 악조건에서도 무사히 파티 요리를 수행한 백종원과 원정 조리단이었지만 이전 출장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최대 규모의 미션이라는 점에서 어려움이 예상됐다. 

​과거 군대 생활을 경험해본 분들이라면 기억하겠지만 부대 식사는 사회에서 만큼 맛있는 식단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워낙 대규모 인원이 먹어야 하기 때문에 맛보다는 효율성에 치우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초현대식으로 깔끔하게 마련된 취사장과 각종 식재료 창고 및 냉동실이 완비된 군대의 모습은 과거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모 포병사단을 방문한 백종원을 비롯한 출연진들은 웬만한 대형 식당 못잖게 식재료를 완비해 둔 환경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백종원 또한 "앞으로 부대만 다니자"라며 만족감을 표시하며 담당 중사와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비선호 재료를 활용한 300인분 조리
 
 지난 16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지난 16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 CJ ENM

 
​백종원을 군대로 초빙한 중사는 장병들이 선호하지 않은 식재료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했다. 대표적인 재료는 의외로 오징어였다. 사회에서처럼 매콤하게 볶거나 국거리로 흔히 쓰이는 오징어가 인기 없는 이유는 군대 특성에 있었다. 1시간 전에 요리가 완성돼야 하는데 대기 시간이 길다보니 맛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 

​일반 식당처럼 조리와 동시에 식사를 제공할 수 없다보니 금세 음식이 식으면 제 맛을 느낄 수 없었다. 군대 특유의 묘한 냄새도 장병들에겐 불만 사항이었다. 점심 식사를 함께 먹어본 백종원은 "맛은 있는데 군대 음식 특유의 느낌이 있다, 한 열번 먹으면 물리긴 하겠다"라고 에둘러 이야기했다.  

당초 이날 저녁 메뉴는  핫도그와 해물 짬뽕이었지만 "보편적인 음식이라도 사회의 맛을 선보이고 싶다"라는 중사의 의견을 반영해 비빔짬뽕, 버터구이 오징어, 새우살 수프, 칠리 떡튀김을 최종 메뉴로 결정했다. 이제 남은 미션은 3시간도 남지 않은 시간 동안 300명 식사를 만드는 것 뿐이었다.

대용량 요리의 진수... 배반하지 않는 맛
 
 지난 16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지난 16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 CJ ENM

 
​잘 알려진 것처럼 백종원은 30년 전 취사 장교로 군 복무를 마쳤고, 그때의 경험을 되살려 현재의 요식 사업까지 이어 온 인물 아니던가. 그때와는 많이 달라진 조리 환경에도 금방 적응하면서 조리원들을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초대형 가마솥 수준의 기구를 총동원해서 삼겹살, 오징어, 떡 등을 쉴 새 없이 볶고 튀기고 끊이면서 음식을 준비해 나갔다. 시간이 지나면서 요리들도 점차 형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반 식당에서는 전혀 쓸 일 없는 삽으로 재료를 한시간 가까이 뒤집고 뜨거운 불과의 사투(?)도 마다하지 않았다. 냉동 오징어와 냉동 면의 물량 공세에 "여기가 군대였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순탄하게 모든 요리가 완성되는 듯 싶었지만 역시나 돌발 변수가 발생했다. 완제품 면을 사용하다 보니 금방 익혀진 데 반해 배식 시간이 한참 남은 관계로 자칫 면이 불어 터질 수 있게 된 것. 이에 백종원이 택한 방식은 절반은 끓이고 남은 절반은 그냥 찬물에 넣는 것이었다. 이미 조리된 후 냉동 포장 판매되는 제품임을 감안해 찬물에 들어간 면이 마치 얼음 마냥 뜨겁게 끊여진 면을 식히는 역할을 담당하게 한 것이다. 

드론으로 공수된 백종원 표 군대 식사
 
 지난 16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지난 16일 방영된 tvN '백패커'의 한 장면. ⓒ CJ ENM

 
어렵게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춰 완성된 요리의 맛은 과연 어땠을까? 오후 체력단련을 끝마치고 식당에 도착해 식사를 맛본 장병들은 대만족을 표했다. 어느 병사는 "평생 이런 맛은 처음이다"라고 감탄할 만큼 비빔 짬뽕에 감탄을 표했다. 평소 느끼한 걸 싫어해서 버터 구이 오징어를 가져오지 않는 사병도 요리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심지어 외부 산악 훈련 중인 장병을 위해선 급히 마련한 오징어 젓갈과 너비아니 도시락을 군수품 수송 드론으로 공수하는 배달 방법도 동원됐다.

<백패커>의 네 번째 출장도 성공적이었다. 군 생활을 한 멤버들조차 처음엔 어쩔 줄 몰라 했지만 차분히 과정을 거치면서 미션을 수행했다. 집을 떠나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청년 장병들을 위한 정성 담은 식사 대접의 의미뿐만 아니라 즐거운 추억거리도 동시에 안겨준 점이 이번 촬영의 수확이라고 하겠다.

백종원이라는 이름이 주는 신뢰도와 예능이 결합하면서 시청자 뿐만 아니라 요리를 즐기는 손님(장병)들도 고된 하루의 일과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다음주엔 경기도 파주로 장소를 옮겨 무려 400인 분 장병 식사를 마련해야 한다. 

더욱 극한의 체험이 진행될수록 <백패커>를 보는 즐거움, 눈으로 맛보는 즐거움은 도 커져만 간다. 방영 회차가 쌓일수록 <백패커>만의 깊은 맛이 우러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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