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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끝, 지옥길 시작

2022년 4월 18일 정부에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를 공표했다. 운영 시간도 24시, 사전모임 10명까지 허용, 실내 취식 금지 해제(4.25~) 등 실질적인 거리두기 해제였다. 세상은 순식간에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갔다. 회사에서는 곧바로 회식이 잡혔고, 지인 모임부터 동호회 활동까지 바쁜 날의 연속이었다.
 
2022. 4. 17. 새로운 거리두기 시행으로 거의 모든 규제가 해제되면서 전체 회식도 하고 점차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 전체 회식 2022. 4. 17. 새로운 거리두기 시행으로 거의 모든 규제가 해제되면서 전체 회식도 하고 점차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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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회사 내에서의 변화가 컸다. 그중에서도 가장 으뜸은 재택근무가 종료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재작년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사무실 내 인원을 줄이기 위해 재택근무 지시가 내려왔다. 팀별로 조를 짜서 주 1회 또는 2회 정도 계획을 수립해서 부서장에게 제출했다.

사무실은 술렁대기 시작했다. 대부분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업무 소통은 어떻게 하냐, 급한 일이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대처하냐며 하나, 둘 걱정을 토로했다. 나 역시도 그랬다. 회사 생활 벌써 14년 차, 매일 사무실로 출퇴근했다. 처음 입사 때 발령지는 집에서 먼 곳이라 왕복 4시간이라는 거리도 다녔다.

모름지기 일은 회사에서 해야 한다는 생각이 화석처럼 단단히 굳어 있었다. 처음 재택근무가 시행되고 시행착오를 겪었다. 회사 업무망을 집에 설치해서 모의 테스트를 해보았더니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다. 

지금도 기억난다. 재택근무 첫날 회사 전화를 연동한 핸드폰에서 연락이 불나게 쏟아졌다. 다행히 시스템을 갖춰 놓아 처리할 수 있었지만, 직접 보고 해야 하는 건이 문제였다. 출근했다면 대면으로 가능했을 일을 일단 문서로 정리해서 메일로 보낸 후 검토해 달라는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이내 답문이 왔다. 자세한 사항은 출근해서 다시 보고해 달라는 것이었다.

재택근무의 긍정적 효과

재택근무가 점차 익숙해지면서 보고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루에 한 번 정해진 시간을 정해 줌에서 화상회의를 실시하였다. 이때 중요한 사안을 보고하거나 논의했다. 차츰 적응해 가는 나를 발견했다. 무엇보다도 아침에 차가 막힐까 봐 일찍 출근할 부담이 없어 마음이 느긋했다.

업무 집중도 또한 높았다. 사무실에 있으면 가끔 쉴 때 동료들과 차도 마시며 보내는 시간도 있고, 사무실 안에서 이루어지는 나와 상관 없는 여러 상황에 휩쓸려 시간을 허비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재택근무에는 그런 방해 요소가 없으니 오롯이 일에 몰입할 수 있었다. 업무 시간 내 일을 마무리 해 야근 할 필요도 없었다.

더불어 집에서 틈틈이 아이들을 돌볼 수 있었다. 코로나19가 심각했을 때 아이들도 집에서 온라인 교육을 받았다. 아내도 출근하면 덩그러니 아이들끼리 남아있는 경우가 많았다. 첫째가 중학생이라 초등학생 동생을 챙길 수 있지만 마음이 편치 못했다. 그렇다고 계속 연가를 낼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 다행히 재택근무를 하면서 점심도 차려주고, 과제도 봐주면서 그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었다.

2020년 9월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를 계기로 크게 확대된 재택근무 실시 현황에 대해 기업 인사담당자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재택근무 활용실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5인 이상 사업장의 인사담당자 400명과 근로자 878명을 대상으로 2020년 8월에 이루어졌다.

설문 결과를 살펴보면, 재택근무를 활용한 경험이 있는 근로자들은 재택근무에 대해 '대체로 만족' 60.5%, '매우 만족'이 30.8%로 전체 활용 근로자의 91.3%가 재택근무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택근무로 업무효율이 높아졌다는 응답이 73.9%로 나타나 의사소통 곤란 등의 부작용 보다는 출퇴근 시간 경감, 업무집중도 향상 등 긍정적 효과가 큰 것으로 보인다.

재택근무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 출퇴근 스트레스 해소(86.0%)가 압도적으로 높았고, 여가시간 확보로 삶의 질 향상(36.5%), 일·가정 양립 기여(27.8%), 업무집중도 향상(27.8%)이 그 뒤를 이었다.

재택근무는 계속되었으면
 
재택근무가 종료되어 다시 출근길 전쟁이 시작되었다. 콩나물 시루 같은 사람들 틈에서 시달리면 아침부터 힘이 빠진다.
▲ 다시 시작된 출근길 전쟁 재택근무가 종료되어 다시 출근길 전쟁이 시작되었다. 콩나물 시루 같은 사람들 틈에서 시달리면 아침부터 힘이 빠진다.
ⓒ 출처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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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고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수순을 밟으며 빠르게 정상근무로 되돌아가고 있다. 솔직히 아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초반에 겪었던 재택근무의 시행착오를 개선하고 업무 환경에 적응해서 이제야 할 만한데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다니... 목구멍에 떡이 걸린 것처럼 갑갑함을 금할 수 없었다.

물론 회사 입장에서는 재택근무보다는 눈앞에서 관리할 수 있는 정상근무를 선호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리라. 다만 재택근무의 긍정적인 점이 분명 있으니 전면 원상 복귀보다는 재택근무를 병행하며 서서히 적응할 시간을 주면 좋겠다. 더 나아가 그간의 경험을 발판 삼아 코로나19가 종식되더라도 재택근무를 적극 활용하여 진정한 의미의 유연근무제를 정착해 보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출근길 지하철은 다시 발 디딜 틈도 없이 사람들로 가득 찼다. 간신히 몸을 구겨 넣으며 1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숨도 쉬기 어려운 좁은 공간에서 시달렸다. 도착 역에서 문이 열리고 한 무더기의 인파와 썰물처럼 쏟아져 나왔다. 터벅터벅 사무실로 향하며 한숨이 절로 나왔다. 앞으로 지옥철을 피해 평소보다 30분은 더 일찍 나와야겠다고 다짐했다.

불쑥 불과 몇 달 전의 재택근무가 떠올랐다. 아침에 느긋이 일어나 우아하게 컴퓨터를 켜고 회사 업무망에 접속해서 업무를 보던 시절이 그리웠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어느 법칙에라도 의지하고 싶었다. 비록 쉽지 않은 꿈일지라도.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와 브런치에도 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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