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뉴스타파는 지난 31일 '비법조 기자단'을 탈퇴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31일 "비법조 기자단"을 탈퇴했다.
ⓒ 임병도

관련사진보기

 
<뉴스타파>가 '비출입 법조 기자단(비법조 기자단)'을 탈퇴했다.  

'뉴스타파 PD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31일 법원 비법조 기자단 단톡방에 투표 공지가 올라왔다. 재판 취재에 쓰이는 '공용 비표' 분실을 우려하면서 "내부 단속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올라온 안건"이었다. 
 
"현재 속해있는 단톡방은 '기자 모임'인데, 취재 기자가 아닌 다른 직군(PD, 카메라 기자 등)이 참석해 있어도 되는가."

당시 단톡방에서 기자 직함을 달지 않은 사람은 <뉴스타파> PD 한 명뿐이었다. 이에 <뉴스타파> 취재진이 항의하며 나왔고, <셜록> 역시 탈퇴했다. 가입 문턱이 높기로 유명한 '법조 기자단'에 속하지 못한 기자들이 모여 만든 '비법조 기자단'이 불합리한 차별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것이었다.

이후 '뉴스타파 PD협회'는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PD가 기자보다 비표를 분실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 것일까"라고 되물으며 "비법조기자단이 어설프게 따라한 법조기자단의 차별 그리고 그 차별을 당한 당사자로서 우리 언론의 비참한 현실에 다시 한 번 절망했다. 'PD'여서 방출당할 뻔한 이번 일은 다시금 법조기자단의 카르텔이 곧 언론자유 침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의 항의로 투표는 중단됐고, 현재는 '중재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려운 법조 기자단 가입

검찰과 법원 출입증이 있는 기자는 다양한 취재 편의를 제공받는다. 브리핑에 참석할 수 있고, 기자실도 이용할 수 있다. 법정에서 노트북을 사용할 수 있고, 취재 좌석이 따로 마련되기에 방청권을 받으려고 대기할 필요도 없다. 또한 법원과 검찰로부터 각종 자료(공소장, 판결문) 등을 수시로 제공받는다. 

반면 '법조 기자단'이 아닐 경우 브리핑실과 기자실 출입이 불가능하다. 법원과 검찰에서 기자단에 제공하는 자료도 받지 못한다. 

법원과 검찰은 '법조 기자단'에 기자실 사용과 출입증 발급 권한을 줬다. 기자가 취재를 하기 위해 기자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이상한 관행이 생긴 것이다. 

기존 '법조 기자단'은 가입 절차와 투표 등을 통해 다른 언론 매체의 검찰·법원 기자실 출입을 철저히 통제해 왔다. 또한 가입 절차가 까다롭기로 유명해 '법조 기자단'은 기자들 세계에서 가장 견고한 카르텔로 꼽힌다. 
 
<법조 기자단 가입 절차>

- 최소 3명이 법조팀을 운영해 6개월 동안 법조 관련 기사 작성 및 보도
- 6개월 뒤 기존에 작성한 법조 기사 제출
- 기자단 가입 투표
- 기자단 가입 투표 요건 '재적인원 3분의 2 이상 출석에 과반수 찬성' 
- 만약 재적인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지 않으면 투표 연기 
- 투표일은 기자단에서 결정, 그 기간은 3개월이나 6개월 또는 1년이 될지 장담할 수 없음
- 대검과 지검 기자단에 통과했어도 대법원 기자실에서 거부할 수 있음
  

'비법조 기자단' 

비법조 기자단은 2016년 국정농단 사건 때 검찰·법원 등이 법조 기자단에게만 정보를 제공하는 폐쇄적 공보 활동에 항의하는 매체들이 모여 만들었다. 현재는 30여 개 매체가 소속돼 있으며 법원으로부터 비표(출입증)를 받아 공동금고에 넣어 놓고, 취재할 때만 이 비표를 꺼내 쓰고 반납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미디어오늘>과 <뉴스타파> <셜록>은 지난해 3월 법원에 "검찰 및 법원이 출입 기자단에게 기자실 사용 허가와 출입증 발급 권한을 위임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행정 소송에 나서기도 했다. 한국 언론 특유의 폐쇄적 출입처 문화에 항의하는 공익 소송의 일환이었다. 

그 결과 같은 해 11월 서울행정법원은 <미디어오늘>이 서울고법을 상대로 한 '출입증 발급 등 거부처분 취소소송' 판결에서 "피고(서울고법)가 원고(미디어오늘)에 대하여 한 기자실 사용신청 및 출입증발급신청에 대한 거부 처분을 취소한다"고 선고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반년 뒤 '비법조 기자단' 안에서 불명확한 이유로 특정 직군을 배제하는 움직임이 발생하고 만 것이다. 

기자만 취재할 수 있다는 대한민국 기자들 

'비법조 기자단' 내부에서는 '기자가 아닌 취재활동을 하는 자가 들어왔다가 비표를 분실하면 누가 책임을 지느냐'라는 말이 나왔다. 

<뉴스타파> PD는 기자와 직함만 다르지 취재를 하고 보도를 하는 업무의 내용과 성격은 똑같다. 그런데도 기자들은 단지 'PD'라는 이유만으로 배척한 것이다. 
 
2012년 당시 블로거였던 기자는 독일 정부 초청으로 블로거 투어 행사에 참석했다.
 2012년 당시 블로거였던 기자는 독일 정부 초청으로 블로거 투어 행사에 참석했다.
ⓒ 임병도

관련사진보기

 
기자는 2012년 독일 정부의 초청으로 베를린을 방문했다. 당시 행사는 전 세계 시사 블로거들을 초청해 언론 탄압과 취재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 발표하는 자리였다. 

당시 진짜 블로거는 필자 혼자였다(당시 필자는 블로거로 활동했다). 참석자 대부분은 언론사에 소속된 기자들이었고, 언론 탄압에 항의해 개인 블로그를 운영했을 뿐이다. 

언론사에 소속되지 않은 블로거였지만, 참석했던 기자 어느 누구도 무시하지 않았다. 오히려 필자를 가리켜 '저널리스트'라며 언론 탄압에 굴복하지 말고 힘내라고 격려까지 했다. 

2012년 주한독일대사관 면접 당시 왜 블로거를 초청할까 의문이 들었다. 그들에게는 '블로거'나 '기자'나 취재를 하고 진실을 보도한다면 직함이나 명칭은 그리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블로그를 운영했던 기자가 '언론사'를 만든 이유가 대한민국은 언론사로 등록하지 않으면 출입증이 나오지 않는 관행 때문이었다. 그런데 언론사로 등록을 해서 취재를 활동을 하다 보면 그 안에서도 계급이 나뉘어져 있었다. 

일간지나 지상파, 종편은 물론이고 인터넷 매체 안에서도 서로 '기자단' 단톡방을 만들어 그들끼리 정보를 공유하고 가입하지 않은 기자는 배제한다.

독일에 다녀온 지 10년이 넘었다. 그러나 여전히 대한민국은 '기자'만 취재할 수 있다는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댓글7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립 미디어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취재활동을 하고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