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속에서도 외국인 타자 고민을 안고 있었던 키움 히어로즈가 웃기 시작했다.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가 깨어났다.

키움은 7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홈 경기서 3-0으로 승리를 거두고 한 주를 기분 좋게 시작했다. 같은 시각 SSG 랜더스가 NC 다이노스에 패배하면서 선두 SSG와 2위 키움의 격차는 2.5경기 차까지 좁혀졌다.

선발 투수로 나선 한현희가 5⅔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고, 하영민(⅓이닝)-문성현(1이닝)-김재웅(1이닝)-이승호(1이닝) 역시 실점 없이 임무를 완수했다. 잔루가 무려 16개로 타선의 흐름이 원활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흐름이 좋은 푸이그가 팀 승리를 이끌었다.
 
 7일 kt와 홈 경기서 1회말 심재민을 상대로 2루타를 기록한 이후 기뻐하는 키움 외국인 타자 푸이그

7일 kt와 홈 경기서 1회말 심재민을 상대로 2루타를 기록한 이후 기뻐하는 키움 외국인 타자 푸이그 ⓒ 키움 히어로즈


깨어나니 무서운 푸이그... 클래스가 다르다

한현희가 1회초를 무실점으로 매듭짓자 곧바로 타선이 득점 지원에 나섰다. 1회말 주자 없는 상황에서 이정후가 볼넷으로 걸어나갔고, 후속타자 푸이그가 kt 선발 심재민의 3구 패스트볼을 때려냈다.

큼지막한 타구가 펜스 상단을 맞고 나오면서 1루주자 이정후는 홈으로, 타자주자 푸이그는 여유롭게 2루에 도착했다. 이어진 2사 1, 3루서 송성문의 내야안타 때 홈을 밟은 푸이그는 팀의 두 번째 득점에도 기여했다.

두 번째 타석에서 뜬공으로 물러난 푸이그는 세 번째 타석에서 아쉬움을 삼켰다. 4회말 2사 만루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kt의 세 번째 투수 박영현의 패스트볼(시속 144km)이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하면서 이날 주심을 맡은 김익수 심판이 삼진을 선언했다.

그러나 이후 두 타석에서 아쉬움을 달랬다. 루상에 주자가 없었던 6회말 2사서 kt의 네 번째 투수 하준호의 제구가 흔들리며 볼넷을 얻어냈고, 8회말에는 kt의 다섯 번째 투수 이정현의 초구를 그대로 잡아당겨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후속 타자들이 안타 없이 물러나는 바람에 푸이그가 홈으로 들어오진 못했지만, kt 내야수들이 잡을 새도 없이 빠르게 타구가 빠져나갈 정도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날 최종 성적은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 지난 2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5일 만에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7일 kt와 홈 경기서 8회말 이정현의 초구를 공략해 안타를 만든 푸이그

7일 kt와 홈 경기서 8회말 이정현의 초구를 공략해 안타를 만든 푸이그 ⓒ 키움 히어로즈


교체 카드 쓰지 않은 키움... 믿음에 부응한 푸이그
  
시범경기뿐만 아니라 정규시즌 개막 이후에도 좀처럼 기대에 미치지 못한 푸이그는 팀에 큰 도움이 안 됐다. 빅리그에서 뛸 때보다 변화구 대처 능력이 떨어졌고, 발도 그리 빠르지 않았다. 4월에 이어 5월 중순까지 침묵이 길어지자 갈 길 바쁜 키움으로선 외국인 타자 교체 여부를 고민할 수도 있었다.

그래도 키움은 좀 더 기다렸다. 당장 외국인 타자를 바꾸기보다는 푸이그에게 충분히 시간을 주기로 했다. kt 위즈를 비롯해 몇몇 구단이 외국인 선수를 바꾸려는 움직임을 가져가는 상황 속에서도 키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었다.

그랬더니 푸이그가 팀의 믿음에 부응했다. 5월 말을 기점으로 부활의 조짐이 보였다. 타구 속도도 향상돼 푸이그 특유의 날카로운 타구가 외야로 쭉쭉 뻗어나갔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36타수 15안타(2홈런) 11타점 타율 0.417, 한때 1할 후반대까지 추락했던 시즌 타율도 0.236까지 올라왔다.

8번으로 타순을 조정하면서까지 변화를 꾀한 푸이그는 지난 2일부터 다시 4번 타자로 돌아와 중심타선의 한 축을 책임지는 중이다. 부담감을 떨쳐낸 푸이그가 활력을 불어넣으면서 키움도 한층 탄력을 받은 가운데, '야생마'의 부활이 KBO리그 순위 경쟁 판도까지도 뒤흔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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