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이 6월 두 번째 A매치인 칠레와의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브라질 대패의 아픔을 씻어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6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한편 이 경기에서 센츄리 클럽(A매치 100경기 출전)에 가입한 손흥민은 후반 44분 득점을 터뜨리며 자축했다.

이른시간 터진 선제골, 센츄리 클럽 가입 자축한 손흥민
 
 6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칠레의 경기. 손흥민이 센츄리클럽 가입 시상식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6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칠레의 경기. 손흥민이 센츄리클럽 가입 시상식에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칠레전에 나선 대표팀의 구성이 브라질전과 비교해서 조금 달라졌다. 이용, 김영권, 백승호, 황의조 대신 김문환, 정승현, (작은)정우영, 나상호를 선발로 내세운 것. 여기에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한 가운데 황희찬, 나상호, 정우영을 중심으로 공격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고자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전반 11분 결실을 맺었다. 역습 상황에서 정우영의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오른쪽 골대 구석을 노리고 찬 슈팅이 그대로 골로 연결되면서 한국이 리드를 가져갔다.

손흥민, 황희찬, 나상호, 정우영이 포진한 공격진은 속도만 올린 데서 그치지 않았다. 수비시엔 빠르게 전방압박을 구사하며 칠레의 빌드업을 저지시켰다. 이를 통해 경기 주도권을 가져간 한국은 추가골을 넣기 위해 지속적으로 공세를 펼쳤다.

다만 마무리가 아쉬웠다. 전반 14분 홍철의 프리킥은 골키퍼 정면으로 간데 이어 22분 손흥민의 슈팅이 수비에 막히는 불운이 이어졌다.

반면 칠레가 서서히 공격력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한국 수비진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틈을 놓치지 않은 칠레는 전반 35분 누녜스의 슈팅을 시작으로 37분 발렌시아가 위협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동점골을 노렸다. 이어 전반 44분 브레레턴의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빗나가기도 했다. 한국 입장에선 간담이 서늘할 수밖에 없었다. 

후반전에도 한국은 경기 주도권을 잡은 채 지속적으로 칠레를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후반 7분 칠레 이바카체가 정우영에게 거친 태클을 시도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며 수적 우위까지 점하는 행운도 찾아왔다.

그럼에도 추가골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후반 11분 손흥민의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힌 것을 시작으로 16분 황인범, 21분 손흥민의 슈팅 모두 골대를 외면하면서 추가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여기에 심판 판정도 한국의 편이 아니었다. 후반 19분 손흥민이 페널티박스 안에서 골키퍼까지 제치고 득점기회를 맞은 상황에서 수비에 밀려 넘어졌으나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다. 이어 후반 35분 엄원상이 올린 크로스가 상대 수비 팔에 맞았으나 이 역시 페널티킥 선언이 되지 않았다. 

이런 아쉬움은 후반 44분 득점으로 말끔히 씻어냈다. 황희찬이 얻어낸 파울로 맞이한 프리킥 기회에서 손흥민이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해 득점에 성공하면서 2대 0으로 점수를 벌렸고 그렇게 한국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이날 손흥민은 전·후반 통틀어 5개의 슈팅을 시도했으나 모두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후반 44분 마지막으로 찾아온 득점기회를 보기좋게 성공시켜 센츄리 클럽 가입을 자축하며 경기를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황희찬-정우영의 활약이 가져다 준 효과
 
  6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칠레의 경기. 대한민국 황희찬이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6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 평가전 대한민국 대 칠레의 경기. 대한민국 황희찬이 선제골을 넣은 후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날 경기는 브라질전 대패 충격에서 얼마나 빨리 회복하느냐가 관건이었다. 4일전 브라질과 치른 평가전에서 한국은 전력차이를 여실히 체감하며 1대 5의 대패를 기록했다. 공격과 수비 모든 부분에서 많은 문제를 드러냈기에 자칫 남은 3경기가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는 상황. 

하지만 4일만에 치러진 칠레전에서 한국은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 황희찬, 나상호 3톱에 정우영을 선발로 출전시켜 공격의 템포를 올림과 동시에 전방에서 많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경기운영을 선보였다. 이는 브라질전보다 경기력이 향상되는 효과로 이어졌다.

이러한 활약이 가능했던 데에는 황희찬과 정우영의 활약이 컸다. 두 선수는 전반 11분 골을 합작한 것을 시작으로 경기 내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팀 승리에 크게 공헌했다.

황희찬은 왼쪽 윙 포워드로 출전해 측면에서 안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을 활용하며 상대 수비에 위협을 가했다. 전반 11분 선제골을 터뜨린 것을 시작으로 후반 44분에는 손흥민의 득점으로 이어진 프리킥 기회를 만들어내는 등 이날 한국이 터뜨린 2골에 모두 관여했다. 

황희찬의 득점은 중요한 시기에 나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최근 소속팀에서의 부진으로 주전경쟁에서 밀렸던 황희찬은 대표팀에서도 황의조와 함께 좀처럼 득점을 터뜨리지 못하면서 벤투 감독의 고민을 깊어지게 만들었다.

특히 칠레전을 마지막으로 군사훈련에 들어가는 황희찬이었기에 이번 경기는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황희찬은 선제골을 터뜨린 데 이어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포지션이 무엇인지 입증했다. 이날 득점을 통해 황희찬은 지난해 6월 스리랑카전 이후 1년 만에 A매치 필드골을 기록했다.

정우영의 활약 역시 인상적이었다.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에서 리그 32경기(선발 23회)에 출전해 5골 2도움을 기록해 주전급으로 올라선 정우영은 지난해 연말부터 벤투호에 꾸준히 승선했다. 

그리고 정우영의 활약은 칠레전에서 빛을 발했다. 시작부터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격에 기여한 그는 전반 11분 역습상황에서 황희찬의 득점을 어시스트 하는등 양팀 통틀어 최다인 4차례의 찬스메이킹으로 한국 공격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수행했다. 이뿐 아니라 적극적인 전방압박을 시작으로 7번의 볼 경합, 각각 1차례의 태클과 가로채기를 기록하는 등 수비에서도 상당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실제로 전반 11분 선제골은 그의 태클에서부터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우영의 활약 속에 한국의 중원도 원활히 움직였다. 브라질전에선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었던 탓에 중원싸움에서 압도당했던 한국은 칠레전에선 중원에서의 움직임이 한결 살아났다. 

두 선수의 활약 속에 한국은 공격에 또다른 옵션을 확보하게 됐다. 칠레전에서 손흥민 원톱에 황희찬, 나상호를 측면에 배치한 벤투 감독은 정우영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시키는 변화를 줬다. 이를 통해 황희찬의 활약을 극대화시킨 데 이어 손흥민을 활용한 역습 공격을 펼치는 등 여러가지 효과를 볼 수 있었다.

브라질전에서 많은 오답노트를 작성한 대표팀은 칠레전 승리를 통해 또다른 수확을 얻을 수 있었다. 벤투 감독의 빠른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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