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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으로부터 강제 명도집행을 당한 을지OB베어 맞은편 주차장에는 임시 판매장이 들어서 있다. 3일 저녁 을지OB베어와 함께하는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법원으로부터 강제 명도집행을 당한 을지OB베어 맞은편 주차장에는 임시 판매장이 들어서 있다. 3일 저녁 을지OB베어와 함께하는 음악회가 열리고 있다.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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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랫말은 흥겨웠지만 따라 부르는 얼굴엔 수심이 가득했다. 무대는 아니었지만, 통기타 연주에 제법 신나는 노래는 좌중을 휘어잡았다. 빙 둘러선 사람들은 몸을 흔들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노래를 따라 부르며 분위기를 만든다. 흥겨운 음악과는 다른 소리가 나온다. 지난 3일 을지OB베어와 함께하는 음악회에서였다.  

"강제집행이 끝이 아니다. 건물주 만선호프는 을지OB베어와 상생하라!" "조물주 위에 건물주 만선호프. 노가리 골목 독점을 중단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오가는 시민들도 눈에 들어왔다.
 
을지OB베어 임시매장 앞에서 손핏켓을 든 시민들
 을지OB베어 임시매장 앞에서 손핏켓을 든 시민들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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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OB베어 사태가 또다른 국면으로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21일 서울 중구 을지로3가 일명 '노가리 골목'의 시초인 을지OB베어가 결국 강제철거됐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의 강제집행으로 갈등이 종식되는 듯했으나 새로운 방식으로 주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강제집행을 당한 최수영 사장이 기존 가게 맞은편 주차장 부지에 임시 판매장을 열고 손님을 맞고 있다. 또 판매가 목적이 아닌 노가리 원조 골목의 사연을 전파하면서 만선호프와 상생을 주장하고 있다.

1980년 문을 열었던 가게 셔터에는 붉은색 경고장이 신경의 날을 세웠다. '본건물에 침입하는 자는 형사 처벌대상자가 된다'는 섬뜩한 경고도 붙었다. 

만선호프와 OB베어 측은 길 하나를 띄운 채 날이 선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골목은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초여름 밤 한낮의 더위는 길거리 테이블에 놓인 새 맥주잔의 거품과 같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더위는 식혀지고 있다지만 갈등은 여전했다. 뒤쪽에서 상황을 살피는 최수영 사장의 얼굴에 수심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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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노가리 골목은 수 많은 사람들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을지로 노가리 골목은 수 많은 사람들로 불야성을 이루고 있었다.
ⓒ 김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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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OB베어공동대책위원회는 강제 철거에 이른 과정을 말한 후 "이 골목은 오래된 크고 작은 여러 가게들의 손 때 묻은 노동과 을지로를 찾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함께 만든 공공의 골목"이라면서 "강제집행으로 이 골목에 11번째 만선호프 간판이 붙는다 한들 이곳은 '만선호프골목'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은 을지OB베어를 비롯한 이웃가게들이 터를 잡아 반세기 가까이 지켜온 생활의 터전"이라면서 "우리는 이곳에서 백년가게 일굴 것이며, 이 골목을 찾아온 손님들이 '한결같다' 말할 수 있도록 끈질기게 상생을 요구할 것"이라고 각오를 말했다. 

한편 을지OB베어는 1980년 12월 6일, 을지로3가 95-5번지에 가게를 개업한 이후 40년간 노가리 골목을 지켜온 시조 가게다. 

처음으로 생맥줏집에 노가리라는 안주를 도입해 노가리 안주 보급화에 기여했다. 현재 중구 노가리 골목 상권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감당했다. 

또 이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시 미래유산 지정 중소기업벤처부 백년가게에 선정(호프집 최초)되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닷컴에도 송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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