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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지 않는 지역의 아파트 건축비가 강남 아파트보다도 비싸게 매겨져 건설사들이 과도한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기 시작한 지난 2020년 7월 이후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24개 단지의 분양가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일반 분양 물량이 많은 소형(전용 40~50㎡)과 중형 면적(전용 80~84㎡)으로 각 아파트들의 입주자모집공고문에 적시된 분양가를 취합 분석했다.

분양가상한제는 현재 서울 일부 지역만 적용되고 있다. 강남·서초·송파·강동·영등포·마포·성동·동작·양천·용산·중·광진·서대문 등 13개 구에선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지만, 나머지 지역은 동(洞)별로 적용 여부가 달라진다.
 
ⓒ 고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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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 결과, 평균 분양가로 따지면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아파트가 더 높아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분양가상한제가 면제된 아파트 14개 단지의 ㎡당 평균 분양가는 889만8254원. 반면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 10곳의 ㎡당 평균 분양가는 863만5544만원으로 26만2710원 낮았다. 84㎡형을 기준으로 상한제 적용 아파트가 2206만원 가량 저렴한 것이다.

분양가상한제 미시행 지역은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시세가 낮은 곳들이다. 실제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의 평균 대지비(땅값)는 ㎡당 451만원, 상한제 면제 아파트는 이보다 35만원 저렴한 ㎡당 416만원이었다. 

그런데 아파트 건축비에서는 이 차이가 뒤집힌다. 상한제 면제 아파트의 평균 건축비는 ㎡당 472만9831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한제 적용 아파트(412만4352원)보다 14.6%나 더 높은 수치다. 상한제 적용 아파트들의 땅값은 상대적으로 낮지만, 건축비를 더 높게 매기면서 전체 분양가도 높어진 것이다.

실제로 상한제 면제 아파트 10곳 중 8곳은 서울 강남 아파트(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보다 높은 건축비를 책정했다. 2021년 역대 최고가 아파트로 화제를 모았던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삼성물산)의 59㎡형(5~9층) 분양건축비는 ㎡당 428만원(B타입)~464만원(A타입)이었다.

분양가상한제 면제되자 강남 원베일리보다 높아진 건축비

그런데 분양가상한제 면제 아파트 8곳의 분양 건축비는 래미안 원배일리보다 최대 64% 높은 가격표가 붙었다. 우장산 한울벨리움(전용면적 52A㎡, 51A㎡)의 경우 분양건축비는 ㎡당 704만원이었다. 이는 원베일리(59B㎡, 428만원) 건축비보다 64.4%나 비싼 가격이다.

구로구 신영 지웰에스테이트 개봉역(전용 59㎡B,C)도 분양 건축비가 ㎡당 596만~600만원으로, 원베일리보다 40% 가량 비쌌고, 동대문구 장안 에스아이 팰리스(47H㎡)도 ㎡당 건축비가 554만원으로 원베일리보다 29%나 높았다.

10억짜리 강북아파트로 화제를 모았던 강북구 한화포레나미아의 경우 주력 평형(59A㎡) 분양 건축비를 472만원으로 매겼는데, 래미안 원베일리(B타입)보다 10.5%나 높았다. 이밖에 도봉구 쌍문 역시티프라움(시티건설)과 칸타빌수유, 장안브이스타일(부원종합건설), 관악구 관악중앙하이츠 포레(동우개발/중앙건설) 등도 원베일리보다 높은 건축비를 매겼다.

결국 건축비가 비싸게 책정되면서 전체 분양가도 덩달아 높아졌다. 개봉역신영지웰과 장안에스아이팰리스, 칸타빌수유, 한화 포레나 미아 등의 소형 면적(47~59㎡) 분양가는 8억원 안팎에 책정됐다. 한화포레나미아 84㎡형은 10억4000만원이었다. 

분양가상한제 면제 아파트들이 높은 건축비를 적용했다고 해서 다른 아파트에 비해 품질이 더 낫다고 하기도 어렵다. 오히려 수영장이나 피트니스 등을 갖춰 원스톱 라이프가 가능한 래미안 원베일리 보다 생활 편의시설은 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세 따라간 분양가... '수익 확대' 건설사들만 웃는다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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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건축비 '뻥튀기'를 통해 분양가를 높게 매겨도 이를 통제할 장치는 사실상 전무하다.

분양가상한제 면제 아파트들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심사제도에 따른 분양가 심사를 받는다. 하지만 고분양가심사제는 '시세'를 기준으로 분양가의 적정성을 평가하기 때문에, 집값 급등이 계속된 서울에서는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게다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지난 2021년 9월 아파트 분양가를 주변 시세와 같게 하거나 분양가가 높은 사업지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기준을 더욱 완화해줬다. 이에 따라 아파트 사업자들은 한껏 오른 시세를 반영한다는 명목으로 분양가를 마음껏 높일 수 있게 됐다.

해당 아파트를 분양한 회사들은 주변 시세를 기준으로 건축비를 책정했다고 밝혔다. 즉 아파트 건설에 투입되는 자재 등 원가가 아닌 주변 시세에 끼워 맞추는 형태로 분양 건축비를 매겼던 것이다.

신영건설(신영지웰에스테이트 개봉역) 관계자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심사 기준에 따라 서울시 아파트 시세에 맞춰 분양가를 책정한 것"이라며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는데 분양가만 낮다면 사업성이 안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우장산 한울벨리움의 분양 관계자도 "마감재 등도 최고급은 아니지만 신경을 많이 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변 시세가 많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건설사들이 분양가를 비싸게 받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분양자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국장은 "건설사들이 시세 상승에 편승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면 이는 또다시 주변 아파트 가격 상승을 유발한다"면서 "분양을 받는 소비자들은 건설사들이 마음대로 책정하는 분양가를 아무 것도 묻지 않고 살 수밖에 없는데, 만약 시세가 하락할 경우 하우스 푸어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과거 2007년 시행된 분양가상한제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전면 실시되면서 집값 상승을 억제했지만, 2020년 시행된 분양가상한제는 지역별 핀셋 시행을 하면서 그 효과가 제대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면서 "확실한 건 분양 건설사들만 막대한 수익을 챙긴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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