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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남지부 사무실에서 열린 '죽음을 강요당한 발달 중증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합동추모제'
 5월 31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남지부 사무실에서 열린 "죽음을 강요당한 발달 중증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합동추모제"
ⓒ 장애인부모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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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1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남지부 사무실에서 열린 '죽음을 강요당한 발달 중증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합동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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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피하지 못한 세 사람의 영정 앞에서 행정 부작위를 고발한다."

31일 오후 경남 창원에 있는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남지부 사무실에 마련된 '죽음을 강요당한 발달‧중증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분향소'에 모인 사람들의 말이다.

지난 30일 분향소를 설치한 장애인부모연대 경남지부(지부장 윤종술)는 이날, 합동추모제를 열었다. 분향소에는 얼굴사진이 없는 영정 3개와 국화가 쌓여 있었다.(관련기사 : '발달-중증장애인 참사, 이젠 끝내야" 분향소 운영 http://omn.kr/1z5x5)

영정의 주인공은 최근 목숨을 잃은 장애인과 그 가족이다. 지난 23일 서울 성동구에 살던 40대 여성이 6살 발달장애 아들을 안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세상을 떠났다. 같은 날 인천 연수구에서 대장암 진단을 받은 60대 어머니가 30대 중증장애가 있는 자녀를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했다.

장애인부모연대는 고인들을 기리면서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추모제에서 참가자 일부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너희 자식 너희들이 책임져라? 우리는 국민 아닌가"

지적장애가 있는 28살 자녀를 둔 박선임씨는 "요즘 우리 딸이 '엄마 나는 그렇게 힘들지 않지'라는 말을 자주 한다"면서 "(아이가) 자기로 인해 엄마가 혹 나쁜 생각을 할까 봐 하는 이야기일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이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과 같아 '상상초월 럭비공'이라고 부른다. 아이에게 한순간도 눈을 떼면 안 되는 것이다. 세월이 흘러 나이를 먹고 우리 몸이 온통 파스로 도배를 해야 할 지경에 이르러도 우리는 이 양육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고통을 이야기해도 '너희 자식 너희들이 책임져라'는 소리만 되풀이된다"라면서 "장애인 자식을 키우는 부모는 양육에 지쳐 죽어야만 하나. 모든 국민은 행복해야 하는 것 아닌가, 우리가 이 나라의 국민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제 새 정부가 들어섰으니 우리도 국민으로 인정하고 우리들의 아픔을 들어달라. 우리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살게 해 달라. 우리가 이 나라의 진정한 국민으로 인정될 때 고인들도 영면에 들 것이다"고 말했다.

가슴 먹먹한 추모사는 계속됐다. 자폐가 있는 25세 자녀를 둔 박명화씨는 "모든 게 절망적이다. 얼마나 쓰리고 아팠을까. 아픔을 포옹해 줄 사회가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박씨는 "사회와 국가가 당신과 아이를 오롯이 포옹해 주지 않았다. 차마 엄마 없는 세상에 아이를 둘 수 없어 고통의 시간을 뒤로 하고 죽음을 선택해 당신의 삶을 스스로 놓아버렸다"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모든 삶의 끈을 놓는 순간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동안 최선을 다했고 수고했다고 위로해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세상을 떠난 아이를 향해서는 "꿈을 채 펼치지도 못한 아기에게 세상이 차마 못 할 짓을 했구나. 사회가 안아주지 못해 미안하다"라며 "부디 다음 생에는 아프지 말고 너와 소통하고 안아줄 수 있는 세상으로 다시 돌아와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25살인 지적장애 자녀를 둔 정회숙씨는 "우리가 좀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하는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면서 "당신이 가신 세상에서는 차별 없이 누구나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고 했다.

합동추모제 참가자들은 '고인에게 바치는 투쟁 결의문'을 통해 "당신이 죽음의 절벽에서 몸부림칠 때 국가는 당신 곁에 없었다. 당신이 그토록 원했던 발달중증장애인의 권리 보장에 국가가 관심을 기울였다면 당신은 죽음을 선택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어 "장애인 가족들의 비극은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더 이상 허망한 죽음은 없어야 하고 지금 우리가 달리 선택할 방법이 없기에 국가가 우리의 외침을 들을 때까지 국가의 책임을 강력히 촉구하며 싸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5월 31일 전국장애인부모연대 경남지부 사무실에서 열린 '죽음을 강요당한 발달 중증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합동추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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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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