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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개정된 이마트의 취업규칙이 논란이 되고 있다.
 올해 4월 개정된 이마트의 취업규칙이 논란이 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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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이마트가 취업규칙 개정을 진행하면서 해당 사업장 노동자들 근로조건 등에 불리하게 변경되는 내용에 대해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는 근로기준법 조항을 위반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4월 취업규칙을 전면 개정했다. 취업규칙이란 노동자가 준수해야 할 업무 규칙과 근로조건 등을 정한 것이다.

취업규칙 전면 개정한 이마트... 노동자들 근로조건 후퇴 내용 포함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이마트 개정 취업규칙 문서를 보면, 이마트는 집회나 시위와 관련한 내용과 야근 및 휴일 근무 조건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취업규칙을 변경했다.

[이마트 취업규칙 34조]
(기존) 회사의 허가 없이 사내 집회나 시위 등의 행위를 한 자
(개정) 사내 집회나 시위 등의 행위를 한 자


우선 개정된 취업규칙 제34조 징계해고 사유에는 회사 내 집회와 시위, 업무와 무관한 단체 활동을 한 노동자는 징계해고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기존 취업규칙은 '회사 허가를 받지 않을 경우' 징계 대상이었지만, '회사 허가' 조건을 삭제했다.

[이마트 취업규칙 50조]
(기존) 회사는 업무형편 상 부득이한 경우에는 연장, 휴일근무를 명할 수 있으며
(개정) 회사는 업무형편 상 필요한 경우에는 연장, 휴일근무를 명할 수 있으며


또한 50조에서는 '회사 형편상 필요한 경우' 연장·야간·휴일 근로를 명할 수 있도록 개정했다. 기존에는 '회사 형편상 부득이한 경우'였지만, '필요한 경우'로 바뀐 것이다. 이는 회사가 임의대로 야근을 명령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근로기준법 제94조 1항에 따르면 취업규칙 변경의 경우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규정 돼 있다. 특히 2항에서는 "취업 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현재 이마트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총 2만 4000여명으로 이 중 사내 4개 노조에 가입돼 있는 조합원은 1만 400여명 정도다. 노조 조합원의 경우 사측과 맺은 단체협약을 우선 적용 받지만 비조합원들은 취업규칙을 적용 받는다. 1만 3600여명의 비조합원들은 전보다 불리한 취업규칙의 영향권에 들어가게 되는 셈이다.

이마트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내용 아니다' 밝혔지만... 

하지만 이마트는 개정된 취업규칙이 '노동자들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면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마트는 지난 3월 16일부터 29일까지 약 2주간 노동자를 대상으로 열람 및 의견제시 절차만을 진행한 후, 지난 4월 관할 기관인 고용노동부 동부지청에 취업규칙 변경 신고서를 제출했고 동부지청은 이마트가 제출한 신고서를 수리해줬다. 그러나 노동법 전문가들은 위 조항에 대한 취업규칙 변경이 불이익변경 조항에 해당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무엇보다 노동조건과 직결되는 취업규칙 50조 휴일근무 변경 내용에 대해서는 불이익변경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인 김남근 변호사는 "연장근로의 사유를 '회사가 필요한 경우'로 규정한다면, 회사의 재량권이 늘어나고 노동자들이 연장근로를 해야 할 조건이 늘어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노동자들에게 불이익한 변경이라고 볼 소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사내 집회나 시위, 단체활동에 대해 징계 범위를 확장한 취업규칙 34조 내용도 헌법에서 보장한 노동기본권(단결권·단체행동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의 권영국 변호사는 "업무 공간이라고 해도 (집회나 시위를) 완전히 봉쇄하면 헌법 위반이고 기본권 침해"라면서 "헌법은 집회나 시위를 허가제로 운영하는 것을 금하는데, 이 규정대로라면 사적 공간(이마트 내부)에선 헌법 권리를 유린해도 된다는 얘기"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이유로 이마트민주노조는 동부지청의 취업규칙 변경 신고서 심사 과정에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동부지청이 직접 심사 대신 외부기관에 검토를 맡기는 등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것이다. 동부지청은 이마트의 취업규칙에 대해 외부기관의 노무사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내자, 이를 받아들여 신고서를 수리했다.

신고서를 결제한 동부지청 관계자는 "외부 노무사가 검토를 한 경우 우리(동부지청)가 심사를 생략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다"면서 "노무사 확인 검토를 거쳤기 때문에 신고서를 수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사측 "문제 없다"... 노조 "명백한 불법 행위, 바로 잡을 것"
 
올해 4월 개정된 이마트의 취업규칙이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조항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올해 4월 개정된 이마트의 취업규칙이 헌법에 보장된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조항들을 포함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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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측은 개정된 취업규칙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쳤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번 개정은 취업규칙에 사용한 단어나 내용을 조금 더 쉽게 바꾸기 위해 진행한 것"이라면서 "외부 전문가들이나 내부 검토를 거친 내용으로 변경했고, 노동부 신고도 완료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개정한 취업규칙에 대해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의견 청취하는 시간도 가졌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마트민주노조는 이마트의 취업규칙 개정이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조항을 포함하면서도 노동자들의 동의를 받지 않은 불법의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주홍 이마트민주노조 위원장은 "개정된 취업규칙에는 노동자들에게 불리한 조항이 다수 포함돼 있는데 사측은 노동자 동의도 받지 않고 개정을 강행했다"면서 "절차상 법을 위반한 것도 문제지만 노동자에게 불이익한 조항을 다수 포함한 것은 더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어 "취업규칙 개정과 관련해 회사 측에 여러 차례 공문을 보내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했지만 지금까지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면서 "노동부와 인권위 등에 문제를 제기해 바로 잡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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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소속입니다. 주로 땅을 보러 다니고, 세종에도 종종 내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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