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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지난해 보궐선거 당시 엘시티를 팔아 차익을 기부하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그러나 내일이 6·1 지방선거일이지만, 박 후보의 부인이 여전히 엘시티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보궐선거 당시 박 후보는 투기 의혹을 받았다. 당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지난해 배우자 명의로 엘시티를 구입했고, 딸 부부도 엘시티를 취득했다. 20억 넘는 아파트 2채를 나란히 구입하고 1년도 되지 않아 40억여 원의 시세차익이 기대된다니 서민들로서는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박 후보는 "어떤 법적 문제나 비리가 없는데도 비싼 집에 산다는 그 이유 하나만으로 비난을 받는다면 그것은 정상적인 자유민주주의 체제라 할 수 없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원래 엘시티는 사계절 체류형 온천 관광지를 만드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그러나 사업자의 수익 때문에 공동주택으로 바뀌었고, 대장동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의 수익을 민간 사업자가 가져갔다"면서 "이 과정에서 공공은 10원도 가지 않은 개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양 사무처장은 "이 개발과정에서 수많은 비리와 특혜, 불법이 자행됐고, 민간사업자 대표는 아직도 형을 살고 있다"면서 "이런 곳에 부산시장이 산다는 것은 불법을 묵인해주겠다. 불법으로 건물을 짓고 많은 수익을 가져가도 괜찮다는 암묵적인 동의에 해당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후보는 보궐선거 당선 소감 발표 당시 "서민들 정서에 맞지 않는 집에 산다는 도덕적 비판에는 제가 일정하게 수긍하기에 머지않은 시점에 엘시티를 처리하고 거기서 만일 남는 수익이 있다면 공익에 쓰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다가 취임 100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는 "수사 결과가 나온 다음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에 처리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4월 이후 처분" 전망 나왔지만... 여전히 소유 중 
 
5월 31일 새벽 2시 30분에 열람한 등기부등본, 박형준 후보 부인 조모씨가 소유주로 되어 있다.
 5월 31일 새벽 2시 30분에 열람한 등기부등본, 박형준 후보 부인 조모씨가 소유주로 되어 있다.
ⓒ 임병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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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부산지역 언론인 <국제신문>은 "박형준 부산시장이 약속한 대로 연내 엘시티를 떠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엘시티 처분 시점은 중과세 면제가 적용되는 내년 4월 이후가 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부산시 전진영 정무기획보좌관은 <국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처분 시점은 매입 2년이 지난 내년 4월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 처분하면 차익 대부분을 세금으로 내야 해 지역사회를 위해 좋은 일에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추측한다면, 늦어도 지방선거가 본격화되기 전인 5월 초에 엘시티를 팔 것으로 예상했지만, 등기부등본을 확인한 결과 5월 31일까지도 여전히 부인이 소유하고 있었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애초에 이 아파트의 수익을 팔아서 기부를 하고 사회 환원하겠다고 했다면 그게 국가로 들어가서 사회 환원을 하든지 아니면 다른 용도로 쓰여서 사회 환원을 하든지 무슨 상관이 있느냐"라며 "도대체 왜 팔고 있지 않은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양 사무처장은 "이런 분이 또다시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했다는 것이 사실 부산 시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우려를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4월 4일 부산MBC 보도에 따르면 박 후보가 기장군 일대에 보유한 땅 일부를 가족과 지인들이 설립한 재단에 기부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박 후보는 국정감사에서 "(기장군 일대) 부동산 구입은 미술관을 짓기 위한 것이고, 최근에 문화 재단을 만들어 공익기부를 했다"고 답했다. 

부산MBC는 이 보도에서 "사회 환원을 약속했던 엘시티 아파트의 수익금 역시 이 재단을 통해 처분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태그:#엘시티, #박형준, #지방선거,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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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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