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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6월 23일 오후 6시 5분]

6.1 지방선거의 전국 광역단체장 후보 55명 중 여성 후보는 10명에 불과하고 이중 7명은 진보정당 후보다. 국민의힘은 전북도지사, 더불어민주당은 경북도지사 후보로 여성을 공천했다. 당선 가능성이 낮은 곳에 여성을 공천하는 일이 반복된 것이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양당의 광역지자체장 후보 대부분 남성이었는데(세종특별자치시 자유한국당 송아영 후보를 제외하고 모두 남성), 그렇다면 이번 지방선거는 조금 나아졌을까?

지난 5월 27일, 녹색당 정책위원회가 주최한 '정치/젠더 : 성평등한 지방의회' 간담회에서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권수현 대표는 이번 지방선거의 여성후보 공천 비율이 낮아져서 당선되는 여성 후보는 더욱 적어져서 여성 대표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방선거에서는 조금씩이라도 나아지고 있었는데, 처음으로 지방선거 여성 대표성 후퇴할 것으로 보인다'는 진단을 내렸다. 

출마자가 많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서 여성후보 공천 비율은 진보정당보다 훨씬 떨어진다. 광역단체장은 더불어민주당 5.9%, 국민의힘 11.8%를 나타내고, 기초단체장은 더불어민주당 6.5%, 국민의힘 5.1%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 시도의회의원 선거 등에서 여성후보자를 일정 비율 추천하는 정당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인 여성추천보조금은 거대정당이 독식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정치자금법이 개정되어 독식 구조가 더욱 심화되었는데, 개정 전에는 여성 후보가 '전국 지역구 총수'의 30%를 넘기면 여성추천보조금을 지급하도록 되었으나 개정 후에는 정당의 국회 의석 수, 직전 총선의 정당 득표율과도 연동되도록 하였기 때문이다. 결국 거대 양당은 여성 후보를 적게 추천했어도 차지하고 있는 의석 수, 득표율에 영향을 받아 더 많은 보조금을 받게 되었다.

5월 16일,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선거보조금 현황 자료를 보면 이번 지방선거 여성추천보조금 총액 15억3979만8640원 중 56.8%가 더불어민주당에 43.2%인 6억6515만7160원이 국민의힘으로 지급되었다. 국회 의석을 가진 정의당,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민생당은 전혀 보조금을 받지 못했다. 

여성 후보의 규모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과연 추천받은 지방선거 후보가 '성평등' 인식을 갖고 있는가도 관건이다. 최근 비판을 받은 건 국민의힘 마포구의회 후보인 김모 후보의 사례다. <경향신문>은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에 구의원으로 출마한 김모 후보가 과거 김기덕 감독 미투 사건 피해자의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뿐 아니라 기존에 징계를 받은 정치인이 재출마하는 데 공천 심사 기준에 반영되지 않는 문제도 있다. 이형식 국민의힘 경북도의원 후보는 2019년 가이드 폭행, 여성 접대부 요구 등으로 논란을 빚었던 예천군의회 해외연수의 인솔단장이었다. 그는 이 사건으로 예천군의회에서 30일 출석정지 및 공개사과 징계를 받았다. 이 사건에 연루된 박종철, 권도식 예천군의원 후보도 같은 건으로 탈당해 무소속으로 재출마한 사례다. 

권수현 대표는 최근의 상황을 '민주주의 위기 상황'으로 명명했다. 여성 후보의 수도 줄었지만 전반적으로 지방의회 후보자들의 자격도 의심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어떻게 지방정치가 시민들에게 효용감을 줄 수 있을지 고민이 된다는 것이다. 소수정당 페미니스트 후보들이 많아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그럼에도 양극화된 양당체제 해체 없이는 성평등만의 위기 아닌 민주주의 위기로 갈 가능성 높다는 우려를 했다.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이 진행한 페미니스트 후보 발굴 프로젝트에서 선정된 은평, 서대문, 마포, 노원 지역의 후보들
▲ 우리동네 페미니스트 후보를 찾아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이 진행한 페미니스트 후보 발굴 프로젝트에서 선정된 은평, 서대문, 마포, 노원 지역의 후보들
ⓒ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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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위기, 정치의 자리 좁아져

다음 발제로 나선 <한겨레 21> 박다해 기자는 차별금지법을 둘러싼 국면을 소개하면서 최근 정치의 자리가 너무 좁아졌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국회와 중앙정치의 분위기가 지방선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할당제 얘기를 하면 공정과 역차별 반격이 시작되어 정치적 논의가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지방선거 후보자들은 성평등 의제에 대해 회피하거나 무시하는 전략을 쓴다고 분석했다. 부천시의회 가 선거구는 후보 5명이 모두 여성 후보지만 더불어민주당 박순희 후보는 "성별 임금 격차 해소 조례 제정 및 성평등 공시제 는 저도 역시 여성으로서 이런 차이를 적극 겪었기 때문에 적극 공감합니다. 다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똑같이 성별('임금'을 의미한 것으로 추정)을 동등하게 받아야 된다는 생각은 반대합니다"라면서 성평등에 앞장서는 후보라는 이미지를 회피하려는 전략을 쓴다는 것이다. 

또, 성폭력사건에 대한 미투가 사회를 흔들었지만 지방선거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변성완 부산시장 후보, 양승조 충남도지사 후보, 최민희 남양주시장 후보 모두 권력형 성폭력 2차 가해자 후보로 배제 요구가 있었으나 공청 강행되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페미니스트 물결에 대한 백래시로 분류되는 유형도 나타났다. 관악구의원 국민의힘 최인호 후보는 '허위예산 삭감'을 공약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지역의 불법촬영물 관련 예산을 모두 삭감하겠다는 것이다. 이준석 대표의 정치적 발언이 의제로 형성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불법 촬영물 감시 예산을 허위예산으로 규정하고, 성위기를 넘어 성평화를 주창하고 있다
▲ 관악구의원 최인호 후보의 공보물에 실린 "허위예산" 내용 불법 촬영물 감시 예산을 허위예산으로 규정하고, 성위기를 넘어 성평화를 주창하고 있다
ⓒ 선거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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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페미니즘당 창당모임 이가현 공동대표는 왜 페미니스트 정치가 계속 등장하는가 질문을 던지면서 '페미니스트 정치가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시민의 삶과 밀접한 활동을 하는 지방의회에서도 성평등 관점을 지닌 정치인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돌봄 경력을 경력으로 하자는 정의당 김가영 마포구의원 후보, 대전형 가사수당 지급을 내건 허태정 더불어민주당 대전시장 후보처럼 성평등 정책으로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방의회의 경험을 발판으로 중앙 정치로 진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지방의회 성평등은 중앙정치의 성평등과도 연관이 깊다는 것이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도 '성평등에 투표합시다'라는 문구를 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법 위반으로 제지한 바 있다. 특정 정당에 유리하다는 것인데, 성평등 인식을 기본적인 원칙, 자질이 아니라 특정 정당에 유리한 정파적 활동으로 이해하고 현실을 보여준다. 

성평등과 기후선거, 둘 다 암담한 상황

참석자 의견으로 녹색전환연구소의 장윤석 연구원은 기후정책을 광역지자체장 후보들에게 물었을 때 암담했다면서, 성평등과 기후정책 두 가지가 따로 있는 게 아니라 기후정책 부진한 후보자와 정당은 성평등 정책이나 인식이 미비한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날 간담회는 페미니즘 정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수 있는 공적인 자리였다. 정치권에서는 거대양당부터 진보정당까지 페미니즘 정치를 둘러싼 이슈가 쏟아지지만 오히려 공적 담론에서는 이를 해석하고 논의할 공론장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각자도생 시대에 페미니스트들 간의 연대와 지지의 공간을 더 많이 만들어야 하며, 정당의 틀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현재로선 희망적이지 않지만, 과연 지방선거 결과가 페미니즘 정치에 얼마나 더 희망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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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위기의 시대, 지역과 페미니즘을 고민하며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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