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사자기의 대단원을 장식할 결승전이 목동야구장에서 펼쳐진다.

황금사자기의 대단원을 장식할 결승전이 목동야구장에서 펼쳐진다. ⓒ 박장식

 
창단 6년 밖에 되지 않은 학교가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기적을 쓰러 먼 길을 올라왔다. 다른 한쪽에서는 막강한 선수들이 산전수전을 거치고 올라 선배들이 이루지 못한 48년 만의 우승이라는 대업을 쓰러 온다. 

일흔 여섯 번째 황금사자기를 품을 주인공이 곧 결정된다. 지난 19일부터 개막한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는 50개 학교가 토너먼트를 거친 끝에 28일 준결승전을 끝으로 단 두 개의 학교만이 남았다. '신생 학교' 청담고등학교, 그리고 '유수의 명문' 경남고등학교가 그 주인공이다.

지금까지 전국대회 우승은 커녕 주말리그 우승 경험도 없는 청담고등학교는 학교 첫 전국대회 8강, 그리고 4강에 이어 결승 진출이라는 대업을 써냈다. 반대로 6번의 우승을 황금사자기에서 기록했지만, 1974년이 마지막 우승이라는 아쉬움을 남긴 경남고는 이번에 비로소 7번째 우승 고지 위에 서는 것을 노린다.

청담고가 벌여왔던 기적의 레이스

2016년 창단해 이제 창단 6년차가 되는 평택 청담고등학교. 누군가는 '서울 청담고가 아니냐'고 되묻는 청담고는 신생학교가 늘 그렇듯, 전국대회에서는 한두 경기만 치른 뒤 돌아오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달랐다. 1회전과 2회전에서 부산정보고등학교와 천안상고CS를 꺾고 16강에 진출하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하지만 16강 상대가 쉽지 않았다. 올해 앞서 열린 신세계·이마트배에서 4강까지 진출하며 저력을 과시했던 안산공업고를 만난 것. 하지만 선발 투수 류현곤이 빛났다. 류현곤은 6.2이닝동안 1실점으로 버티며 상대에게 무려 10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류현곤의 역투에 힘입은 청담고는 3-2로 안산공고를 누르고 8강에 올랐다.

전국대회 첫 8강 진출에 기뻐할 법도 했지만 청담고등학교는 멈추지 않았다. 지역 강호로 꼽히는 대전고등학교를 만난 청담고는 옆구리 투수 강병현 선수의 인생투 속에 2-1, 한 점 차 신승을 거두고 준결승 진출이라는 역사를 썼다. 2학년 투수 강병현은 공 95개를 던지는 동안 9이닝을 1실점으로 책임지며 완투승을 기록했다.

결국 4강 고지까지 오른 청담고는 지난 주말 열린 마산고와의 경기에서도 5-4로 승리하며 결승으로의 티켓을 따냈다. 지난해 협회장기에서 우승했던 마산고 역시 청담고에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뽐냈지만, 서로 밀리고 밀리는 경기 끝에 청담고가 웃을 수 있었다.

청담고는 황금사자기를 통해 여러 기쁨을 누렸다. 학교 창단 이후 첫 출전의 기쁨을 누린 전국대회가 2017년 황금사자기였고, 2021년 열린 황금사자기에서는 세현고등학교에 승리하며 신문사 주최 전국대회 첫 승리의 기록을 남겼다. 그런 선수들이 올해 황금사자기에서 마지막까지 웃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까.

경남고, '센 학교들' 꺾고 48년만 우승 노린다
 
 지난해 황금사자기에서는 결승 진출이 좌절되었던 경남고. 올해는 가장 높은 곳에서 크게 웃을 수 있을까.

지난해 황금사자기에서는 결승 진출이 좌절되었던 경남고. 올해는 가장 높은 곳에서 크게 웃을 수 있을까. ⓒ 박장식

 
경남고등학교는 어엿한 우승후보로 손 꼽혀왔던 학교다. 하지만 올라오는 길에는 역시 어려움이 많았다. 경남고등학교의 황금사자기 우승은 1974년. 전국대회 전체로 확장해봐도 2010년 청룡기 우승 이후 10년이 넘게 우승 기록이 없었다. 그러던 중 이번에 드디어 대권 도전에 나선다.

우승 후보로 꼽혀왔다지만 첫 경기부터 어려웠다. 고교야구 전통의 강호 덕수고등학교를 1회전에서 만났다. 하지만 경남고는 점수차가 타이트한 난전 상황에서도 리드를 지켜냈다. 특히 '에이스' 신영우가 4.2이닝동안 호투한 끝에 덕수고를 한 점 차, 4대 3으로 누르며 가까스로 2회전에 진출했다.

2회전에서는 장안고를 만났다. 경남고는 강팀답게 장안고를 11-1 콜드 게임으로 승리한 뒤, 16강전에서 만난 '섬 학교' 덕적고등학교 역시 10-3의 스코어로 7회 콜드승을 기록했다. 첫 경기를 어렵게 이긴 후 파죽지세로 8강까지 올랐던 경남고 앞에 난적이 나타났다. 지난 신세계·이마트배 우승팀인 북일고를 마주한 것.

8강전에서 북일고를 만난 경남고는 1회부터 4번 타자로 나선 김범석이 타점을 올리며 순항했다. 이어 계속된 득점으로 북일고를 압박한 경남고는 마지막 이닝이었던 9회 2사 2, 3루의 위기에서 신영우가 투구 수 제한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오는 위기를 겪었지만, 결국 이어 올라온 나윤호가 아웃을 잡아내며 6-3으로 승리했다.

준결승에서도 선린인터넷고에 8대 4의 스코어로 이긴 후 결승에 진출한 경남고. 경남고등학교는 한 번 터지면 끝까지 터지는 다이너마이트 타선과 상대의 기세를 잠재우는 철벽 마운드를 함께 지내고 있다. 지난해 대구고와의 일전에서 패배해 4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던 황금사자기에서 올해는 웃을 수 있을까.

오후 6시 30분, 30번째 우승학교냐, V7이냐가 가려진다

두 학교의 결심 역시 남다르다. 경남고등학교는 선배들이 48년이라는, 꽤 긴 세월동안 이뤄내지 못한 우승이라는 결실을 이제야 맺으려 한다. 청담고등학교는 6년이라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지역대회에서조차 이루지 못했던 우승을 이루려 한다.

징크스는 청담고에 유리하다. 최근 황금사자기는 첫 번째 우승학교를 3년 연속 배출해왔다. 2019년 유신고등학교를 시작으로 2020년 김해고등학교, 그리고 지난해의 강릉고등학교까지 새로운 학교들이 전국대회 우승의 기쁨을 누리던 기회의 장으로 자리매김해왔다.

하지만 실질적인 전력만큼은 경남고가 우세다. 마운드를 책임지는 '원투펀치' 신영우와 박윤성을 비롯해 안방마님 김범석, 외야수 김정민 등 벌써부터 야구 팬의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선수들이 적잖다. 그런 선수들의 강점을 바탕으로 결승전에서 총공세에 나선다는 것이 경남고의 작전이다.

경남고등학교가 우승하면서 7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18번째 전국대회 우승을 누리게 될 지, 30번째 황금사자기의 우승 학교로 청담고등학교가 이름을 새기게 될 지, 결과는 3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펼쳐지는 결승전에 달려있다. 결승전은 현장 입장이 가능하고, SPOTV를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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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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