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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12일 오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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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출범은 문재인 정부와 차별화된 정책이 추진됨을 의미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에 강한 비판을 가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또한 '통일부 폐지'를 여러 차례 주장하며 차별화된 대북정책을 예고했었다.

이런 이유로 윤석열 정부에서 통일부가 생존할 수는 있을지, 만약에 생존한다면 초대 통일부장관은 누가 될지, 통일분야의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통일부장관으로 지명된 이가 바로 권영세 장관이다.

권영세 통일부장관은 국회의원을 네 번 역임한 정치인으로 독일연방 법무부 파견 검사로 일한 바 있으며 2013년부터 2년간 주중국 대사로 외교 경험을 쌓았다. 그는 클레이 콜레멘스(Clay Clemens)의 <서독 기민/기사당의 동방정책>을 번역해 출간하는 등 독일 통일의 경험, 특히 서독의 보수 집권당이 펼친 대동독정책과 통일정책을 한반도에 적용하는 데 관심을 갖고 관련 분야 정책을 개발해왔다.

이명박 정부와 달랐던 시작, 남북 합의에 대한 존중

우리나라에서 정권교체는 대북정책의 단절을 의미할 정도로 남북관계가 리셋되는 경우가 잦았다. 2008년 등장한 이명박 정부는 기존의 남북합의, 특히 2000년 6.15남북공동선언과 2007년 10.4남북정상선언을 계승하는 데 주저함으로써 남북관계의 신뢰를 훼손시켰다. 남북합의서가 국내법적 효력을 보장받지 못한 상황에서 남북 정상간 합의라 하더라도 정권교체가 이를 무력화 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권영세 통일부장관은 국민의힘에서 통일부 폐지론이 제기될 때 반대한 몇 안 되는 내부 인사였다. 권영세 장관은 통일부 폐지론에 대해 "통일부의 존재는 그 자체로 우리의 통일 의지를 확고하게 천명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며 "통일부는 존치돼야 하고, (관련해서) 언행을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무엇보다도, 지난 5월 12일 진행된 통일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기존의 남북 합의에 대해 그가 언급한 부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권영세 당시 내정자는 문재인 정부 당시 남북이 체결한 4.27 판문점선언과 9.19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전체적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해당) 합의는 새 정부에서도 계속 유효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권 장관은 또한 "정권교체기마다 지난 정부에 대해 완전히 반대로 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고, "대북정책은 이어달리기가 돼야 한다"며 "문재인의 모든 것을 뒤집는다는 것은 북한에도 혼란을 줄 수가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이명박 정부와는 다른 길을 선택한 것이다.

'권영세표' 대북·통일정책은 무엇인가?

권영세 장관의 발언을 우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는 권영세 장관 스스로가, 서독의 보수정당이 어떻게 빌리 브란트(Willy Brandt)로 대표되는 동방정책을 받아들이고 중도실용의 관점에서 활용했는지 천착한 결과라고 본다(이와 관련해 그의 역서 <서독 기민/기사당의 동방정책>을 추천한다).

출범한 지 얼마되지 않은 상황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을 예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5월 3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서 제시된 대북정책 또한 다소 모호한 수사들로 채워져 있다. 여전히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이 과거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으나 실패한 정책으로 평가받는 '비핵·개방·3000'의 2.0 버전이 아니냐는 비판 또한 제기된다.

다만 앞으로 구체화 될 '권영세표' 대북·통일정책은 이전의 보수 정부와 다른 무언가를 기대케 한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선비핵화론과 달리,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뿐만 아니라 체제 보장을 언급한 부분도 특기할 만하다. 그는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근본적인 이유와 관련해 "북한이 체제 위협을 느끼고 있는 부분은 분명"하다 지적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제재'와 '경제협력'의 투트랙(two track)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여러 (대북)제재 해제 및 지원과 비핵화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권영세가 넘어야 할 산들

권영세 장관이 넘어야 할 과제들 또한 만만치 않다.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대화를 거부하고 있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어떻게 불러들이느냐가 첫째 과제이다. 또한, 보수와 진보를 떠나 북한 문제를 주도하려 하는 청와대 안보실과 힘겨루기도 해야 한다.

권영세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북한과의 대화를 희망했다. 그는 "진보 정부에 부러운 부분은 북한이 좀 더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었다는 것"이라며 "북한에 진정하게 뜻을 담아 북한이 필요로 하는 부분을 찾아 대화를 제의한다면 보수 정부라고 해도 대화를 시작해 비핵화로 가는 길 만들 수 있지 않겠냐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북한과의 대화를 원하는 보수정권의 통일부장관, 여전히 어려운 과제들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영세표' 대북·통일정책이 제대로 날개를 펼칠 수 있길, 대화하는 보수, 합리적 보수의 성공한 대북정책을 펼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덧붙이는 글 | *참고자료
클레이 클레멘스(저), 권영세(역), 『서독 기민/기사당의 동방정책: 고뇌하는 현실주의자』 서울: 나남(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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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정일영 연구교수입니다. 저의 관심분야는 한반도 평화체제, 남북관계 제도화, 북한 사회통제체제 등입니다. 주요 저서로는 [평양 오디세이], [한반도 스케치北], [북조선 일상다반사], [속삭이다, 평화], [북한 사회통제체제의 기원]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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