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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의 2003년 명작 <올드보이>의 주인공 이름은 오대수다. '오늘만 대충 수습하고 살자'라는 의미에서 '오대수'란다. 6.1 지방선거에서도 '올드보이'들이 보인다. 선거에 당선되기 위해 '오늘만 대충 수습하는' 정책을 들고 온 올드보이들이 여야 가리지 않고 보인다.

당선만 생각하며 '오늘만 대충 수습하고 사는' 정치인들과 달리 유권자들은 내일도 자기 지역에서 살아가야 하기에 언발에 오줌누기 식의 '오대수' 정책을 들고 나온 후보들과 정책들을 세심히 살펴보며 지방선거에서 옥석을 가릴 필요가 있다.

김은혜 1가구1주택 재산세 100% 감면 약속? 국회 입법 사안 
 
김은혜 후보 재산세 폐지 공약 현수막
 김은혜 후보 재산세 폐지 공약 현수막
ⓒ 이성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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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서 눈에 띄는 '오늘만 대충 수습하는' 정책은 김은혜 후보의 1가구 1주택 재산세 100% 감면 정책이다. 김은혜 후보는 지난 5월 11일 기자회견에서 "과세표준 기준 3억 원(시가 8억 6천만 원선) 이하 1가구 1주택의 재산세 100% 감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정책이 추진되면, 경기도 전체 가구(403만 가구)의 60%(240만 가구)가량이 재산세를 내지 않게 된다고 한다. 재산세 100% 감면은 세법을 고쳐야 하는 국회 입법사항이고 도지사의 권한을 넘어서는 공약이라 실현가능성은 차치하더라도 이런 공약을 낸다는 발상 자체가 놀랍다.

세금을 걷을 때의 조세 원칙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행정서비스의 이익을 보는 만큼 세금을 내는 응익부담의 원칙과 개인의 능력에 맞게 세금을 내는 응능부담의 원칙이다. 응익부담의 원칙에 적합한 대표적인 세금이 재산세이며, 응능부담의 원칙이 적용되는 세금이 소득세이다.

공공인프라와 행정서비스의 혜택을 누리는 지역 주민이 내는 재산세로 지역 사회에 필요한 치안 유지와 도로, 학교, 공원 등 공공인프라의 공급에 필요한 비용을 조달하는 것이 응익부담이라는 조세원칙에도 부합하고, 무임승차와 지대추구를 최소화할 수 있다. 대부분의 선진국들에서 지역주민들에게 부과하는 재산세를 지역 사회의 치안 및 교육, 공공인프라의 공급비용으로 사용하는 이유다.

재산세를 감면해주면 지역사회에 필요한 행정서비스 비용과 공공인프라 건설 비용은 어디서 충당할 것인가? 결국 다른 세금으로 메워야 할 텐데 지방행정 비용 조달에 가장 효과적인 세금은 없애고 어떤 세목에서 충당하려고 하는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재산세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싶다면 자원배분 왜곡을 일으키지 않는 좋은 세금인 토지보유세율은 올리고 자본투자 유인을 축소시키는 건축물에 대한 세율을 낮추는 방식을 고민하면 될 일이건만, 재산세 자체를 무력화시키겠다는 발상을 하다니 아연할 따름이다.

이는 도정 공약을 준비하는 데 있어 조세전문가들의 자문을 전혀 받지 않았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김은혜 후보의 1가구1주택 재산세 100% 감면 공약은 당선을 위해 '오늘만 대충 수습하려는' 대표적인 악성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의 올드보이, 송영길 후보의 임대주택 매각 정책
 
서울 도심 빌딩과 주택, 아파트 단지.
 서울 도심 빌딩과 주택, 아파트 단지.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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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김은혜가 있다면 서울에는 송영길이 있다. SH 소유 임대주택 15만호 분양전환, 다주택자 종부세 공제 기준 공시가 6억에서 11억으로 상향, 용적률 500% 상향 등 송영길 후보가 내세운 부동산정책 대부분이 내일은 생각하지 않는 대책없는 정책이지만 특히 SH 소유 임대주택 15만 호 분양전환 공약은 악성 중의 악성인 '오늘만 대충 수습하는' 정책이다.

임대주택 분양전환은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라는 신자유주의의 문을 연 영국의 보수정치인 마가렛 대처가 1980년에 도입한 대표적인 정책이다. 정부의 권한은 가급적 줄이고 정부의 자산을 민간에게 넘기는 민영화가 활발했던 신자유주의 흐름 속에서 마가렛 대처는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권리(right to buy)를 내세우며 영국 정부가 소유한 상당 물량의 임대주택을 민간에 매각했다. 그 결과 영국의 부동산 시장은 안정되고, 세입자들의 주거비용은 절감되었을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기사에 따르면 민간에 매각된 주택 10채 중 4채는 민간임대주택이 되어 해당 주택에 입주해 있는 세입자들은 공공임대주택에 비해 2배 이상의 임대료를 민간 소유주에게 내고 있다고 한다. 다시 말해, 매각한 공공임대주택의 40%는 결국 다주택자가 가져갔으며, 임대료 역시 공공임대주택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는 말이다. 영국의 공공임대주택 매각 정책은 결국 다주택자의 소유주택을 더 늘리고, 세입자가 내는 임대료도 폭등시켜 서민 주거안정에도 전혀 기여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영국 보수당이 내세운 정책을, 결과적으로 서민 주거안정에 전혀 기여하지 못한 정책을 민주당이 서울에서 공약으로 내거는 명분과 이유는 무엇일까? 혹여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집값 상승분을 누리지 못하는 무주택자들의 박탈감에 호소하며 표를 얻으려는 계산이라면 최악의 선택이다. 공공임대주택 매각 공약은 미래의 부동산시장 안정과 서민 주거비용 절감에 있어서는 최악의 정책이다.

부동산 공약에 있어 김은혜 후보의 '1가구1주택 재산세 폐지'와 송영길 후보의 '임대주택 매각'은 가히 용호상박이다. 6.1 지방선거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이런 정책들이 다시는 공약으로 나오지 않도록 모든 정치인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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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불로소득 없고 땀흘려 일하는 사람이 대접받는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희년함께 상임대표 겸 토지정의센터장/ 주거중립성 연구소 수처작주 부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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