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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트위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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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전남 함평군이 국립 5.18 민주묘역에서 직접 키운 흰나비 518마리를 상공으로 방생하는 행사를 열었다. 이에 대해 함평군 측은 "5월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는 '함평 나비 518마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국립 5.18 민주묘역 하늘로 날아올랐다"고 알렸고, 이병용 함평군수 권한대행은 "순결과 평화를 상징하는 흰나비 518마리와 함께 고귀한 광주정신을 가슴 깊이 새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다음날인 17일 함평군이 방생한 나비들이 집단 폐사한 채 발견돼 논란이 됐다. 일부 참배객들은 나비가 죽어있는 묘소를 피해 돌아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시민 김민결씨는 "5.18 묘역에서 나비들이 집단 폐사해 있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냥 날아가다 죽었다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뭉텅이로 죽어 있었다"며 "그 어느 곳보다 생명의 무게가 무겁게 느껴지는 5.18 묘역에서 종이보다 얇은 나비의 날갯짓은 하늘로 날아가지도 못하고 차게 식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저 사진 한 장 찍기 위해 나비들을 밀폐 용기에 담아뒀다가 방생하는 행위가 추모와 애도의 공간인 5.18 묘역에 걸맞은 것인지 의문이다. 인간의 힘에 의해 무력하게 죽을 수 있는 나비를 밀폐된 용기에 담아올 당시부터 예견된 일이었을 것"이라며 "그림을 만들기 위한 도구로 생명을 활용한 이번 행사가 부디 내년에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보도 후 트위터에서 상당한 반향이 있었다. 관련 기사가 시민들에 의해 약 8500회 가까이 리트윗(공유)됐다. 한 시민은 "그동안 비건 지향을 하면서 감수성이 예민해져서 나비들이 죽어 있는 모습을 소수만 이상하게 생각할까 걱정했는데, 기사를 보고 저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돼 위안이 됐다"고 심경을 밝혔다(관련 기사 : 5.18 묘역에서 나비 집단 폐사... "이게 최선인가" http://omn.kr/1yzve).

관련 논란이 확산되자 함평군 측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5.18 묘역 측에서 요청해서 진행한 행사였다. 좋은 차원에서 한 행사였다. 행사 진행 직후 (나비들이) 다 날아간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런 논란이 나와 당혹스럽다"라며 "내년에 어떻게 할지 논의해 보겠다"라고 답변했다.
 
지난 17일, 국립 5.18 민주묘역에서 함평군이 방생한 나비들이 집단 폐사한 채 발견됐다.
 지난 17일, 국립 5.18 민주묘역에서 함평군이 방생한 나비들이 집단 폐사한 채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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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전남 함평군 측이 방생한 나비들이 죽은 채로 발견됐다.
 17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전남 함평군 측이 방생한 나비들이 죽은 채로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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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이병용 함평군수 권한대행은 "논의 결과 내년부터는 5.18 묘역에서 나비 방생 행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선의의 뜻을 가지고 진행한 행사였는데 생명 있는 나비가 그렇게 되어서 나비를 보호하고, 섬세하게 관리해야 했던 입장에서 마음이 무겁다"라며 "5.18 묘역은 봉분만 있고 꽃은 없는 장소다. 혹여 내년에 관련 요청이 온다면 생화가 많이 있고, 조건이 좋은 곳에서는 할 수 있겠지만 5.18 묘역에서는 다시 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함평군에 관련 민원을 제기했던 민결씨는 "생명 자체를 죽지 않도록 해달라는 의미에서 나온 이야기였는데, 다른 장소에서는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애초에 나비를 밀폐 용기에 담아 운송할 때부터 예견된 문제였다. 방생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뿌려진 것이었다. 장소만 옮기면 괜찮다는 건 앞으로도 똑같이 하겠다는 이야기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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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에 대해 고민하며 광주의 오늘을 살아갑니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를 운영하며, 이로 인해 2019년에 5·18 언론상을 수상한 것을 인생에 다시 없을 영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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