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난다.

백악관은 26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아시아계·하와이 원주민·태평양 제도 주민(AANHPI) 유산의 달을 맞아 바이든 대통령이 오는 31일 백악관에서 BTS를 만나 '반(反) 아시안 증오범죄' 등을 논의한다"라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급증하는 반아시아 증오범죄를 퇴치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라며 "작년 5월에는 사법 당국에 증오 범죄를 식별, 조사, 보고하도록 정보 자원을 제공하는 코로나19 증오범죄법에 서명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만남은 백악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에서 잇따라 발생한 인종 혐오 총기 사건으로 국민적 분노가 높아지자 바이든 행정부의 증오범죄 퇴치 노력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국가에서는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반아시안 증오범죄가 급증하며 세계적인 문제로 떠올랐다. 

백악관은 "BTS는 글로벌 K팝 현상이자 그래미 후보에 올랐던 한국의 뮤지션 그룹"이라고 소개하며 "바이든 대통령은 다양성과 포용의 중요성, 그리고 세계 전역에 희망과 가능성의 메시지를 확산하는 청년 대사로서 BTS의 플랫폼에 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통령이 정책 논의를 위해 특정 뮤지션 그룹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만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미 NBC, CNN 방송 등 현지 언론은 BTS가 아시안 혐오에 대해 꾸준히 목소리를 내왔다고 전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K팝 슈퍼스타 BTS가 미국 수도 워싱턴D.C.에 '다이너마이트'를 가지고 와서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반아시안 증오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BTS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아시안이라서 차별받았던 순간이 있다"라며 "이유 없는 욕설을 참으며 외모 때문에 조롱당했고, 아시안이 왜 영어로 말하느냐는 질문까지 받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런 이유로 증오와 폭력의 대상이 되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이 성명은 전 세계 BTS 팬들을 통해 퍼져나가며 큰 지지를 얻었다.

특히 리더 RM은 작년 1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기자회견에서 "(아시안 혐오 문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낼 수 있다면 항상 내고 싶고, 할 수 있는 것을 하면 좋다"라며 "우리가 만든 음악 등이 타국에서 사는 아시안들에게 힘이 된다는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BTS는 최근 미국 3대 음악 시상식으로 꼽히는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3관왕에 오르며 6년 연속 수상 기록을 세웠고 그래미 어워즈에서도 후보에 오르는 등 음악을 넘어 세계적인 문화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작년 9월에는 유엔 총회 특별행사 '지속가능발전목표(SDG) 모멘트'에 참석해 기후변화 대응과 코로나19 백신 보급을 독려하는 연설에 나서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