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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7일 북한 평양역의 종업원들이 전염병전파에 대처한 비상방역사업을 더욱 강도높이 전개하고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방역요원들이 평양역내를 소독하고 있는 모습. 2022.5.17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7일 북한 평양역의 종업원들이 전염병전파에 대처한 비상방역사업을 더욱 강도높이 전개하고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방역요원들이 평양역내를 소독하고 있는 모습. 2022.5.17
ⓒ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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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코로나19 피해가 식량난과 의료자원 부족 등의 문제와 겹쳐 심각한 수준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한국 정부가 정치적 셈법에 매몰되지 말고 지원 성사를 위해 창의적 수단을 고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북한의 선택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해 명분·실리를 갖추게 하면서 물 밑에서 북·미 간 대화를 촉진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고려대 의대 교수)은 26일 오전 고려대학교 의료원과 통일연구원 준비단이 주최한 '북한의 코로나19 상황과 향후 국내외 관계전망' 토론회에서 "대북 지원이 현실가능하려면 북한 입장에서 명분과 이익을 고려치 않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빅딜'과 '노딜'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북한 봉쇄 해제를 유도하는 파격적 지원 내용이 포함된 '미디엄이나 스몰딜'을 강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 지원을 대가로 비핵화나 대북 제재 조치 등 주요 정치적 의제를 교환하는 '빅딜'과 대가 없이 무조건 북한을 지원하는 '노딜'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그 사이 실현 가능한 길을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김 이사장은 "북한이 요구하는 건 대북 적대 정책의 철회다. 또 북한 사회에 중요한 건 명분과 실리"라며 "유엔 안보리 제재를 푸는 것보다 현재 북한의 자발적 봉쇄를 풀도록 돕는 게 가장 강력한 실리다. 이게 대북 적대 정책을 철회하는 신호로 읽히면서 비핵화 대화를 시작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발적 봉쇄를 푸는 열쇠로 김 이사장은 '북한의 기대를 넘는 파격적인 패키지 지원'을 제안했다. 10만톤 상당의 식량 지원에 더해 백신·치료제 면에선 2000만명 분 규모의 전 인구가 접종 가능한 백신, 콜드체인(백신을 안전하게 수송·보관하는 저온 냉동고 등의 설비) 등 접종 패키지 지원을, 인프라 구축 면에선 평양종합병원 검사·치료 장비 대규모 지원, 개성공단을 감염병 대응 전초 기지로 전환하는 안을 예로 들었다.

김 이사장은 "인도적 지원이란 말은 북한이 아주 싫어하는 말이다. 일방적으로 도움주는 그림이 되지 않도록 중장기적 개별협력의 안을 제시하면서 국제사회의 팬데믹 극복에 북한이 기여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며 "다만 한국이 중심에 서면 받지 않을 테니 '물 밑의 지원자'로 북·미 간 명분과 실리를 교환케 하는 창의적 촉진자 역할을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물 밑 접촉' 강조 "한국 공식 지원 불가능"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고려대 의대 교)가 26일 오전 고려대학교 의료원과 통일연구원 준비단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북한 코로나 전망과 창의적 협력방안 모색'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은 고려대의료원 유튜브 갈무리
 김신곤 통일보건의료학회 이사장(고려대 의대 교)가 26일 오전 고려대학교 의료원과 통일연구원 준비단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북한 코로나 전망과 창의적 협력방안 모색"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은 고려대의료원 유튜브 갈무리
ⓒ 고려대의료원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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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여년 간 북한에서 호텔, 자동차 사업 등을 해온 박상권 평화자동차 대표는 북한 당국의 입장을 "한국과 미국은 북한에 백신과 약을 주겠다 제안하면서 (북한이) 살려달라고 애원하길 바라는 꼴이지만 대답이 없다. '백신 줄테니 받아라'했다고 '미안하다' 하면서 받는 나라는 없다"며 "북한은 죽을 성 싶으면 중국에 가서 필요한 걸 얻어온다. (한·미 지원을) 중국이 원치도 않고, 북한은 중국을 무시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또 "미사일을 쏘고 핵실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결국 한·미의 백신 받아서 우릴 살렸다하면 인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 인민 눈도 무섭다"며 "평양에 있는 우리 직원들이 '너무 걱정들 하는데 생각보다 싱겁게 끝날 것 같다'고 한다. 북한이 (25일) 미사일을 쐈는데, 그건 살만하다는 얘기다. '너무 걱정 안 해도 잘 살고 있으니 핵 문제나 해결하고 거기에 대답하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국 간 대화가 불가능해 보이는 상황에 대해 남성욱 고려대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민간 차원으로 접근하는 방안은 굉장히 타당하고 시의적절하다. 사실 언론에 나오지 않는 접촉이 중요하다"며 "언론에 나오는 순간, 북한의 룸(선택지)이 적어진다. (나도) 물밑에서 활동하는 국제 봉사 단체를 초청하려고 했는데 (북측이) 극구 사양했다. 알려지는 순간 접촉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남 교수는 "서초동 일대 교회 등에서 중국 단동으로 가서 지원 물품을 보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국 간 대화가 열리기 전까진 국제·국내 민간단체를 통해 지원하는 방법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남 교수는 나아가 "코로나라는, 미국도 동의하는 인도주의적 아이템이 북한엔 비극적이지만 나왔다. 특사 등으로 대화라인을 구축해 북한이 도발을 자제하고 인도주의 지원을 수용하도록 창의적인 물밑 대화 대안이 필요하다"며 "7차 핵실험을 하면 이후 6개월간 (당국 간엔) 아무 것도 못한다. 강경한 언론 보도가 나올 수밖에 없다. 북한은 내일 저녁 7차 핵실험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도 했다.

"설비 마련에 3개월, 대북제재... 백신 지원 의미 있나"
 
이우태 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장이 26일 오전 고려대학교 의료원과 통일연구원 준비단이 주최한 '북한 코로나19 상황과 향후 국내외 전망'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우태 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장이 26일 오전 고려대학교 의료원과 통일연구원 준비단이 주최한 "북한 코로나19 상황과 향후 국내외 전망"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고려대의료원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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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태 통일연구원 인도협력연구실장은 북한이 백신 지원의 가능성과 실효성 모두 낮게 판단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V' 백신 경우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WHO가 긴급 사용 승인 신청을 보류한데다 대러 제재로 이동·결재수단이 여의치 않은 문제가 있어 지원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중국이 개발한 시노팜·시노백 백신은 오미크론 변이 중증화 예방 등에 효과가 적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우태 실장은 "영하 70도의 초저온에서 보관돼야 할 화이자·모더나사 mRNA 백신은 콜드체인 설비가 필요한데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면제 승인도 받아야 하고, 설비 구축에만 최소 3~6개월은 소요된다"며 "원하는 건 치료제일 텐데, 2019년 한국이 북한에 타미플루를 제공하려했으나 운송트럭이 대북 제재 대상에 걸려 지원 못했다. (북한이) 대북 지원에 불신을 가질 수 있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최원석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노바백스나 국내에서 허가될 가능성이 높은 (SK바이오사이언스 등의) 백신은 mRNA 기반이 아닌 단백질 재조합 방식의 백신이고 이를 지원하면 의미있을 것"이라며 "북한 코로나 유행 상황은 변이 등장 등으로 결국 한국과 주변국, 국제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인도적 지원은 한국과 전 세계를 위하는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우태 실장은 "결국 백신이든 치료제든, 운송수단, 콜드체인에 대한 대북제재 해제든 미국이 키를 쥐고 있는데 과연 북한이 미국과 협상을 할까. 현재 대결구도를 보면 부정적으로 보인다"며 "북한은 지역 폐쇄·봉쇄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보이며, 효과가 떨어짐에도 중국 백신을 도입해 접종하면서 민심을 달래지 않을까. 미국과 대결구도 유지하면서 이후 상황을 모색하는 방안을 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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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영 기자입니다. 제보 young@ohmynews.com / 카카오톡 rockyrkd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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