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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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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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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검찰 내부 게시판에는 안동완 서울동부지방검찰청 형사1부장검사의 글이 올라왔다. 대법원이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검찰 공소권 남용을 인정한 판결(공소 기각)을 내놓았는데, 2014년 '보복기소' 당사자인 안동완 부장검사가 이를 반박하는 13쪽짜리 글을 올린 것이다.

대법원판결 이후 7개월 동안 침묵하다가 이제야 반박 입장을 내놓은 사실이 24일 알려지면서 비판이 나온다. 당시 안동완 검사를 지휘한 이두봉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검사(현 인천지방검찰청 검사장)가 대법원판결 당일 국정감사에서 끝내 사과하지 않은 데 이어, 안동완 부장검사 역시 "공소권 남용이라는 법원의 판단에 대해서는 무겁게 받아들입니다"라면서도 대법원판결을 적극 반박했기 때문이다. 

더 큰 비판의 지점은 안동완 부장검사가 불리한 내용을 숨기고 거짓 해명을 했다는 데 있다. 보복 기소의 발단이 된 검찰의 고발유도·사주 의혹과 관련해 <오마이뉴스>는 지난 1월 관련 내용을 보도한 바 있다(검찰발 기사→고발→신속 수사·기소... 검찰 특기인가 http://omn.kr/1wj3j)

안동완 부장검사는 2014년 5월 '서울시공무원 간첩조작사건' 피해자이기도 한 유우성씨를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수사해 재판에 넘겼다. 이 사건은 4년 전 검찰 스스로 사안이 경미하다는 이유로 기소유예 처분을 한 것으로, 안 부장검사는 공교롭게도 동료 검사들이 '유우성씨 간첩증거 조작'으로 징계받은 직후 사건을 다시 꺼내 든 것이다.

당시 수사는 보수단체의 고발로 시작됐다는 게 안 검사의 주장이다. 하지만 유우성씨 변호인단은 당시 검찰발 기사→보수단체의 고발장 제출→수사·기소로 이어지는 흐름이 석연치 않다면서 검찰의 고발유도·사주 의혹을 제기했다. 여기서 쟁점은 검찰발 기사의 존재인데, 안 부장검사는 이를 숨겼다.

유우성씨 변호인 "안동완 부장검사, 눈 가리고 아웅 하는 주장"

우선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박광일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 대표는 2014년 3월 21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냈다. 유우성씨가 26억 원을 북한에 불법으로 송금하고 수수료 4억 원을 취득함으로써 외국환거래법 등을 위반했다는 내용으로, 4일 전인 3월 17일치 <조선일보> 보도 내용을 짜깁기 한 것이다. 

문제의 <조선일보> 기사(北에 26억 송금(2년 6개월 동안), 中 고급 아파트 소유… 유우성은 對北송금 브로커?)를 살펴보면, 기사 본문 내 취재원은 검찰이 유일하다. 다섯 단락으로 이뤄진 이 기사에는 '검찰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수사에서 드러났다', '검찰의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말했다'는 표현이 담겼다. 이른바 검찰이 흘려준 정보로 작성된 '검찰발 기사'인 셈이다. 고발장에는 <세계일보> 기사도 첨부됐지만 이는 고발장의 주요 내용이 아니었다.

안 부장검사는 글에서 검찰의 고발유도·사주 의혹을 적극 반박했다. "이 사건 고발장 첨부 언론보도 자료는 모두 검찰발로 검찰에서 그 내용을 언론에 알려주었고, 감찰 또는 다른 기관이 시민단체를 통해 고발을 사주한 것으로 보인다는 주장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고발장에 첨부된 언론보도 내용을 살펴보면, 다양한 취재원을 기초로 기사를 작성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근거로 <세계일보> 기사 본문 일부를 공개했다. 하지만 그는 정작 수사 착수의 출발점으로 고발장의 주된 근거인 <조선일보> 기사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는 '검찰발 기사'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숨긴 것으로 보인다. 검찰발 기사가 존재하지 않으니, 고발유도·사주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의 거짓 해명으로까지 나아간 셈이다. 

유우성씨 변호인 김진형 변호사는 25일 <오마이뉴스>에 "<조선일보> 기사는 검찰만이 알고 있는 정보가 담긴 검찰발 기사인 것이 명확한데도, 안동완 부장검사는 눈 가리고 아웅하는 주장을 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재판과정에서 검찰은 변호인단의 기자회견 등을 두고 재판에서 다퉈야지 왜 언론플레이를 하냐고 한 적이 있다"면서 "정작 안 부장검사는 대법원판결로 확정된 공소권 남용을 두고 검찰 내부 게시판에 이를 반박하는 입장을 게재한 것은 자기모순이고 옹색한 변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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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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