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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 사송 공공주택지구 임시산란터 인근 암거에서 고리도롱뇽 알 덩어리가 집단폐사했다.
 경남 양산 사송 공공주택지구 임시산란터 인근 암거에서 고리도롱뇽 알 덩어리가 집단폐사했다.
ⓒ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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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고유종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2급 양서류인 고리도롱뇽 알이 집단 폐사해 환경시민단체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4일 경남 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양산 사송 공공주택지구에서 지난 며칠 사이 고리도롱뇽 알이 집단폐사했다. 이곳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2지구로 나눠 대규모 아파트 공사를 하고 있는 지역이다.

환경단체는 최근 며칠 사이 1공구 임시산란터 인근 암거(땅 속 도랑)에서 고립된 고리도롱뇽의 성체와 산란된 알이 모두 폐사한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환경단체를 비롯한 사송 고리도롱뇽 서식처보존 시민대책위는 일부 성체를 구조하기도 했다. 시민대책위는 며칠 사이 이곳에서 알 덩어리 60개가 폐사했고, 이를 '유생'으로 환산하면 2000개체 정도라고 했다.

현장을 살펴본 양서류전문가 김합수씨는 "도롱뇽은 알에서 대개 일주일 정도 지나면 깨어나 유생으로 변한다"며 "알 덩어리가 폐사한지는 2주 전부터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서 집단 폐사한 도롱뇽은 고리도롱뇽이 분명하다. 2020년 이 일대에서 나온 도롱뇽을 대상으로 세 차례에 걸쳐 30개체를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를 했더니 모두 고리도롱뇽이었다"고 덧붙였다.

김합수씨는 "폐사한 곳에 물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 탁하고 순환이 되지 않고 고여 있으며, 물이 섞었다고 보면 된다. 죽은 알 덩어리는 주로 '물곰팡이병'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했다.

시민대책위는 며칠 사이 일부 살아 있는 성체를 구조하기도 했다.

이들은 "임시산란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성체가 산란처를 찾아가다가 측구로 빠져 고립된 것으로 보인다. 조사(모니터링)와 구조가 적절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집수정에 물이 옆으로 빠지는 형태가 아니라 넘치도록 하는 형태(오버플)로 바꾸면 해결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송지구는 환경영향평가 사후 관리 대상이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고리도롱뇽 알이 폐사했다는 제보를 받았고, 확인 과정에 있다"며 "사업자측에 구조 등 대책을 협의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연락을 받았다"며 "폐사 여부는 아직 모른다. 현장 확인을 해보겠다"고 했다.

고리도롱뇽은 1990년 부산 기장 고리원자력발전소 내 야산 습지에서 첫 채집돼 붙여진 이름으로, 2003년 '신종'으로 발표됐으며 국제자연보전연맹에 '적색목록 위기'로 등재돼 있다.

사송지구 현장에서는 공사가 진행중이던 2021년, 성체와 유생을 포함해 고리도롱뇽 8000여 개체가 구조됐고 일부 폐사하기도 했다. 이후 양산과 부산지역 단체들이 '시민대책위'를 구성해 활동했고,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임시산란터를 조성했다.
 
경남 양산 사송지구 아파트 개발 현장.
 경남 양산 사송지구 아파트 개발 현장.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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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고리도롱뇽, #사송지구, #멸종위기종, #한국토지주택공사, #낙동강유역환경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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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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