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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11월 6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주최로 열린 인권회복기도회
 1974년 11월 6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주최로 열린 인권회복기도회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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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웅의 DNA는 정주보다 질주성이 강한 듯 하다. 그는 머물지 않고 늘 새로운 길을 찾아 걷는다. 시대현실을 치열하게 관찰하고 고민하면서 행동하는 그에게 때마다 새로운 역할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1993년 10월 민족화해와 통일을 위한 종교인협의회 공동대표와 민족문제연구소 후원회장, 1995년 8월 기쁨과 희망 사목연구원 연구원장, 1998년 12월 민주개혁국민연합 상임대표, 1999년 3월 국민정치연구원 연구원장 등을 맡는다. 

1994년은 그에게 유난히 분주한 해였다. 정의구현사제단 창립 20주년을 맞아 서울ㆍ광주ㆍ부산ㆍ의정부 수련장 등에서 심포지엄을 갖고 9월 26일에는 명동성당에서 기념미사를 봉헌했다. 20주년을 맞아 발표한 사제단의 〈20주년 선언〉에서 그의 의지의 일단이 베인다. 

우리는 민중이 스스로의 운명의 열쇠를 가질 때 모든 문제가 올바른 해결로 귀결되고 위대한 민주의 날이 올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는 민족성원 각자가 제몫을 하게 하는 데 헌신하고 이 민족, 이 민중 속의 교회에 몸 담고 있는 사제로서 우리들 몫으로서의 십자가를 지고 나아가고자 한다. 우리는 이 겨레와 역사 앞에 진리를 증언하려고 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왔다고 언제나 말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주석 2)
신군부는 철권통치로 민중을 억압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발생했다. 군사정권의 붕괴는 힘이 아닌 양심과 진실에 의해서였다. (박군 고문치사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는 정의구현사제단)
▲ 신군부는 철권통치로 민중을 억압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발생했다. 군사정권의 붕괴는 힘이 아닌 양심과 진실에 의해서였다. (박군 고문치사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는 정의구현사제단) 신군부는 철권통치로 민중을 억압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발생했다. 군사정권의 붕괴는 힘이 아닌 양심과 진실에 의해서였다. (박군 고문치사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는 정의구현사제단)
ⓒ 정의구현사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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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사제단 창립 20주년을 맞아 문규현 신부가 자신의 저서 '책 머리'에 쓴 헌시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부족하고 엉성한 모양새로
 민족의 희망과 빛나는 미래에 기대고 의지하며 20년,
 이제 다 컸습니다. 
 세상을 다 짊어져도 너끈할 어른이 되었습니다.
 이 청춘의 기세로,
 끊임없는 고백 가운데
 민족 안의 참신앙 공동체로 단단히 자리매김할 것을
 깊이 소망합니다. 
 '겨자씨라도 될 수 있다면' 하는 마음으로
 거기 함께 아파하고 함께 자라온 이가
 이 글을 드립니다.
 더불어,
 진리 안에서 자유로운 벗들,
 모자라기만 한 능력을 메꾸어 주느라
 보이게 보이지 않게 애를 써 준 고마운 손길들,
 그 모든 이들과 서로 가슴 부비며
 또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주석 3)

함세웅은 문 신부 저서의 추천사 격인 <함께하는 글>에서 사제단 20주년의 의미와 성찰을 제시한다.

올해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창립 20주년을 맞이합니다. 우리는 한국교회의 부끄러웠던 모습을 다 깨닫지도 못한 채 우리 교회가 민족을 위해 나름대로 큰일을 해왔었다는 긍지와 함께 소박한 마음으로 지학순 주교님을 비롯한 수많은 학생, 시민, 노동자, 농민, 법조인, 교수, 언론인, 문인 등 민주화를 위해 고뇌하고 고통당하는 분들의 자리에 함께 하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나름대로 신앙인으로서 또 같은 민족 구성원으로서 할 일을 했다고 자부도 해 봅니다. 

그런데 이런 자부심도 결국 한국교회의 부끄러움의 찌꺼기임을 이제야 깨닫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민족과 함께 하는 교회의 길을 다짐하면서 우리 교회가 걸어온 부끄러운 발자취를 반성합니다. 민족 앞에 고백합니다. 그리고 다시 시작하고 새롭게 출발합니다.

분단의 벽을 부수고 민족의 통일을 이룩하려합니다. 교회의 분열, 종교의 배타적 자세, 그 고질적 병폐를 송두리째 뿌리 뽑고 공존의 삶, 수용의 자세, 합일적 완성의 보편해방의 구원을 실현하도록 다짐합니다. 하늘과 땅, 그것은 모두가 함께 살고 함께 나누어야 함을 일깨워 주는 교사입니다. 공유(共有)의 원리로, 민족의 역사, 민족의 구성, 민족의 삶, 그 자리에서 신앙인의 임무와 역할, 그리고 교회의 존재이유를 분명히 깨닫습니다. (주석 4)


주석
2> 함세웅, <멍에와 십자가>, 214쪽.
3> 문규헌, <한국천주교회사(1)>, 3쪽, 빛두레, 1994.
4> 앞의 책, 12~13쪽.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 정의의 구도자 함세웅 신부 평전]는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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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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