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격려받는 최정 2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말 SSG 공격 1사 1루 상황에서 SSG 최정이 우중간 뒤 홈런을 친 뒤 홈으로 들어와 동료 추신수의 격려를 받고 있다.

▲ 추신수 격려받는 최정 2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1회말 SSG 공격 1사 1루 상황에서 SSG 최정이 우중간 뒤 홈런을 친 뒤 홈으로 들어와 동료 추신수의 격려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SSG가 LG와의 1, 2위 대결에서 짜릿한 끝내기 승리를 따냈다.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SSG 랜더스는 20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때려내며 5-4로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자신들을 3경기 차이로 추격하던 LG와의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잡아낸 SSG는 최근 3연승 행진과 함께 LG와의 승차를 4경기로 벌리며 독보적인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28승 2무 12패).

SSG는 선발 김광현이 1회부터 3실점을 하며 0점대 평균자책점이 깨졌지만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에이스의 역할을 해냈고 9회에 등판한 서진용이 시즌 2번째 승리를 챙겼다. 타석에서는 최정이 1회 투런 홈런을 터트리며 통산 3500루타와 1300타점을 달성했고 박성한이 3안타, 최지훈도 멀티히트로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그리고 KBO리그 최고참 선수 추신수는 3안타와 함께 과감한 주루플레이로 SSG의 끝내기 승리를 견인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추신수 효과'

추신수는 지난 2020 시즌이 끝난 후 2013년 12월 텍사스 레인저스와 맺었던 7년 1억 3000만 달러의 장기계약이 모두 끝났다. 비록 텍사스 유니폼을 입고 목표로 했던 월드시리즈 우승은커녕 포스트시즌에서도 6경기 밖에 뛰지 못했지만 2018년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7년 동안 799경기에 출전해 114홈런 355타점 464득점을 기록하며 텍사스의 1번타자로서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2020 시즌이 끝나고 추신수가 생애 두 번째 FA자격을 얻게 되자 추신수의 차기 행선지는 야구팬들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30대 후반을 향해 가는 추신수가 7년 전처럼 장기계약을 따내기는 힘들겠지만 지명타자 요원이나 플래툰 외야수로는 여전히 빅리그에서 쓰임새가 충분한 베테랑 선수이기 때문이다. 특히 통산 .377에 달하는 추신수의 출루율은 어느 팀에서나 탐낼 만한 능력이다.

하지만 추신수는 빅리그에 잔류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작년 2월 SSG와 연봉 27억 원에 1년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복귀를 선택했다. SK 와이번스를 인수해 팀을 대표할 만한 스타 선수가 필요했던 SSG 입장에서는 메이저리그 스타 추신수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카드였다. 추신수 입장에서도 박찬호와 김병현 등 선배들이 그랬던 것처럼 KBO리그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결정이었다.

빅리그 16년 동안 통산 1671안타 218홈런 782타점 961득점을 기록한 추신수가 KBO리그 구단에 입단하자 일부 야구팬들은 추신수가 2015년의 에릭 테임즈처럼 차원이 다른 활약으로 리그를 '파괴'할 거라 전망했다. 하지만 어느덧 한국 나이로 불혹이 된 추신수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신시내티 레즈 시절처럼 그라운드를 마음껏 질주하던 '폭주기관차'가 아니었다.

작년 시즌 주로 지명타자로 활약한 추신수는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265 21홈런 69타점 84득점 25도루의 성적을 기록했다. 국내 복귀 첫 시즌에 '호타준족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20-20클럽에 가입하며 건재한 기량을 보여주긴 했지만 SSG는 추신수라는 '거물'이 가세했음에도작년 시즌 정규리그 6위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기대했던 것보다 '추신수 효과'가 미미했다는 뜻이다.

.231의 타율에도 출루율은 리그 6위
 
SSG 추신수 '홈으로 슬라이딩' 2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말 SSG 공격 2사 2루 상황에서 SSG 최지훈이 우익수 앞 1루타를 치는 사이 2루 주자 추신수가 홈으로 슬라이딩하며 들어오고 있다.

▲ SSG 추신수 '홈으로 슬라이딩' 20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말 SSG 공격 2사 2루 상황에서 SSG 최지훈이 우익수 앞 1루타를 치는 사이 2루 주자 추신수가 홈으로 슬라이딩하며 들어오고 있다. ⓒ 연합뉴스

 
'코리안 특급' 박찬호는 17년의 빅리그 생활과 1년의 일본 생활을 마친 후 2012년 고향팀인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고 한 시즌을 뛰며 국내 야구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고 선수생활을 마무리했다. 비록 추신수에게는 SSG가 고향팀은 아니지만 부산고 재학 시절 곧바로 미국으로 진출했던 추신수도 국내에서 한 시즌 동안 활약하며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넨 후 선수생활을 마감한다면 대단히 의미 있는 마무리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추신수는 작년 11월 SSG와 27억 원에 재계약을 맺으며 현역생활 유지를 선택했고 미국으로 건너가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회복속도가 나쁘지 않았던 추신수는 개막전부터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할 수 있었지만 4월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197 1홈런 4타점 12득점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4월 23일 한화전에서는 발목을 다치면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열흘 동안 1군 엔트리에서 빠져 있던 추신수는 4일 한화전에 복귀했지만 여전히 5월 10일까지 1할대 타율에 허덕이며 부진에서 벗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추신수는 5월 11일 삼성 라이온즈전 멀티 히트를 시작으로 최근 9경기에서 11개의 안타와 9득점을 기록하며 서서히 타격감을 회복하고 있다. 그리고 추신수는 20일 LG와의 경기에서 시즌 첫 5출루 경기를 만들며 빅리그를 호령하던 '출루머신'의 위용을 과시했다.

1회 첫 타석부터 우전안타로 출루해 최정의 투런 홈런 때 득점을 기록한 추신수는 3회에도 좌전안타로 일찌감치 멀티히트 경기를 만들었다. 5회 LG선발 애덤 플럿코와 풀카운트까지 접전 끝에 볼넷을 고른 추신수는 7회 1사 2루의 득점권 기회에서 자동고의사구로 출루했다. 그리고 9회 5번째 타석에서는 LG마무리 고우석을 상대로 안타를 때린 후 최지훈의 중견수 플라이 때 노련하게 2루를 노리면서 LG의 끝내기 실책을 유도했다. 

4월에 1할대 타율에 허덕였던 추신수는 5월 들어 15경기에서 타율 .268 2홈런 5타점 13득점으로 성적을 끌어 올렸다. 그럼에도 여전히 추신수의 시즌 타율은 .231, 장타율은 .333에 불과하다. 하지만 추신수의 출루율은 .412로 리그 전체에서 6위를 달리고 있다(추신수보다 출루율이 높은 5명은 모두 각 팀의 중심타자들이다). 김원형 감독이 젊고 빠른 최지훈 대신 불혹의 추신수를 1번 타순에 배치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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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SSG 랜더스 추신수 3안타5출루 출루율6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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