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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5월 28일은 '세계 월경의 날'로 월경에 대한 사회적인 침묵과 터부를 깨기 위해 제정되었습니다. 여성환경연대는 세계 월경의 날을 맞이해, 여성들의 월경 경험을 가시화하고 사회 의제로 공론화하기 위해 매년 '월경 말하기'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22년, 제6회 월경 말하기 주제는 '여성 노동자의 월경'입니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4명을 만나 월경 경험을 인터뷰했습니다.[기자말]
콜센터 노동자 김민정씨가 지난 4월 28일 대흥역 인근 스터디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콜센터 노동자 김민정씨가 지난 4월 28일 대흥역 인근 스터디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여성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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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는 여성이 많이 근무하는 직장이다. 서울의 한 재단 상담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10년차 상담원 김민정씨는 지난 4월 28일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여성들이 경력 단절 상태에 있다가 구직을 많이 하거든요. 저희 고객센터 같은 경우에는 출퇴근이 일정해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하고 연장 근무나 휴일 근무가 없다는 게 자녀를 둔 엄마 입장에서는 가장 좋은 조건이죠. 그래서 급여가 최저임금이라 적은데도 불구하고 선택할 수밖에 없는, 그런 게 있죠. 그리고 콜센터 업무가 쉽다고 생각해 진입 장벽이 낮아요."

하지만 김민정씨는 콜센터 업무가 그렇게 쉽고 단순한 일이 아니라고 했다. 콜센터라고 하면 고객의 민원을 접수하여 상담하는 일만 하는 것 같지만 업무의 종류는 훨씬 다양하는 것이다.

"어떤 기관에서 일을 하느냐에 따라 콜센터 업무 내용이 굉장히 많이 차이가 나요. (제가 일하는 곳은) 상담보다는 안내 업무를 주로 해요. 재단에서 진행하는 여러 가지 사업이나 보증을 지원받기 위해 고객이 어떤 절차를 진행해야 되는지 등 금융에 대한 전반적인 걸 다 안내 하거든요. 때문에 약간의 금융 관련 전문 지식을 갖고 있어야 하죠."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는 콜센터 업무의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인식이 만연하다. 전문적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최저 수준의 임금만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시선이다. 여성에게 특화된 것이라고 여겨지는 친절에 기반한 감정노동이어서 그다지 중요한 업무가 아니라는 인식도 바탕에 깔려있다. 이런 현실에서 낮은 임금 수준이 정당화되고 열악한 노동조건과 노동자들에 대한 비인격적인 감시체제는 묵인되고 은폐된다. 

스트레스로 1년간 무월경이 온 여성 노동자, 아파도 콜은 계속된다

콜센터 관리자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서 실시간으로 상담원을 감시하고 통제한다. 업무 중 자리를 비우는 일, 즉 화장실에 가거나 물을 마시러 가는 것 모두 이석(자리 비움)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콜센터에서 이석 가능한 상담원의 숫자, 시간까지 제한을 둔다.

"보통 이석 시간이 5분 넘으면 관리자들이 찾아요. 10분 넘어가는 건 보고하고 가라고 쪽지가 날아오죠. 그런데 제가 갑자기 월경이 터지거나, 배가 아플 때 화장실을 5분을 갈지 10분을 갈지 모르잖아요. 어떻게 보고하겠어요."

한국비정규노동센터가 지난해 8~10월 콜센터 노동자 19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5.3%가 '화장실 사용이 자유롭지 않다'고 답했다. 응답자 네 명 중 한 명꼴인데 업무량이 많거나, 화장실을 자유롭게 못 가도록 한 체계 탓이라고 한다.

왜 상담원들은 화장실에 가는 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걸까? 그 이유는 '임금'에 있다. 콜센터 상담원들의 기본급은 대부분 최저임금 수준이고 주된 수입원은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이다. 성과를 평가하고 관리하는 관리자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다. 상담원들은 화장실을 적게 가기 위해 물을 마시지 않거나, 월경 기간 동안 제때 화장실을 못 가기도 한다. 

"콜이 막 밀리니까 나도 모르게 여기에 몰입해버린 거죠. 그러다 보니까 생리대를 교체할 할 시기를 놓쳐서 피가 샌 적이 있어요." 과도한 노동 환경은 노동자의 건강을 위협한다. 김민정씨는 "예전에 같이 일했던 친구에게 업무 스트레스로 무월경이 1년 넘게 왔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은 콜센터 노동자에게 1시간마다 5분 또는 2시간마다 15분의 휴식을 권장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콜센터 노동자들은 아파도 제대로 쉴 수 없다.

"일단 병가 신청이 안 돼요. 쉬더라도 자기 연차를 써야 하고 하루 근무 인원이 정해져있기 때문에 아파도 쉴 수가 없어요. 병가가 없기 때문에 차라리 그만두고 퇴직금으로 치료를 받은 후 다른 직업을 찾는 거죠."

"최저임금 노동자에게 무급 월경휴가 제도는 있어도 사용하기 어려워요"

콜센터 노동자는 법에 보장된 월경휴가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다. 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월경휴가 사용을 제한받고, 심지어 월경을 입증하라는 요구까지 받아 논란이 되었다. 근로기준법에 여성 노동자는 월 1회 월경휴가를 보장하고 있음에도 공단 상담사들 대다수는 10년 동안 근무하면서도 월경휴가가 있는지, 그것을 사용할 수는 있는지,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김민정씨는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사측에 문제제기를 해 월경휴가를 보장받았다고 한다. 하지만 선뜻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월경휴가는 무급이니까요. 사용하면 그만큼 내 월급이 줄어드니 실제 사용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어요."   
 
2021년 7월 22일 희망연대노조 서울신용보증재단고객센터지부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민정씨가 발언하고 있다.
 2021년 7월 22일 희망연대노조 서울신용보증재단고객센터지부 공동 기자회견에서 김민정씨가 발언하고 있다.
ⓒ 희망연대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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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노동자들이 자유롭고 안전하게 월경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바뀌어야 될까?
김민정씨는 월경휴가 유급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여성의 건강권이라는 것 자체가 나만의 건강권이 아니라 일터에서 노동자들의 건강권 문제인 거잖아요. 월경휴가를 유급으로 바뀌면 좋겠어요." 

김민정씨는 아파도 쉴 수 없는 불합리한 급여체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센티브 몇만 원에 내 건강을 포기하는 상황이 참 안타까워요. 성과급제가 폐지되지 않은 이상은 이런 분들은 계속 이렇게 일을 할 수밖에 없을 거거든요. 낮은 임금을 인센티브로 보충하는 방식의 급여체계가 개선되어야 해요. 근본적으로 기본급이 인상되어야 합니다."

월경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말도 강조했다. "저도 이제 기성세대니까 월경을 금기시하는 문화를 학습해왔어요. 바지 뒤에 월경혈이 묻었을 때 감추기 바쁘고 약간 수치스러운 것 같고, 그걸 당당하게 '그럴 수 있어'라고 하지 않잖아요. 그런 문화와 인식이 바뀌어야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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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창립한 여성환경연대는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에서 모든 생명이 더불어 평화롭게 사는 녹색 사회를 만들기 위해 생태적 대안을 찾아 실천하는 환경단체 입니다. 환경 파괴가 여성의 몸과 삶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여 여성건강운동, 대안생활운동, 교육운동, 풀뿌리운동 등을 해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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