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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말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전국 노동조합 조직현황'에 따르면, 2020년 노조조직률은 14.2%로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합니다. 노동자 100명중 14.2명이 가입한 셈이죠. 최고치를 달성했다고 하나, 많이 가입한 것이 맞는지는 고개를 갸웃거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노동조합을 설립 또는 가입을 왜 하지 않는 걸까요? 

많은 노동자분들을 만나서 노동조합에 대해서 여쭈어 보면, '노조 그거 불법 아닌가요?' 이렇게들 많이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노동조합은 대한민국의 최상위 법인 헌법에 따라 보장된 단체라는 것은 알고 계셨나요? 대한민국 헌법 제33조는 노동자들이 노동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도록 선언하고 있습니다.
 
ⓒ 화성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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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대한민국 전역에서 노동을 하시는 노동자들을 위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공무원 노동자를 위한 공무원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을 통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노동조합이 법을 거스르는 불법적인 조직이 아니라 합법적인 집단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을 조직하여 노동자들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노동조합을 결성할 수 있도록 권리를 보장하고 있으며, 노동자들이 모여서 조직한 노동조합에게는 노동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사용자에게 협상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협상은 우리가 일상에서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당근마켓에서 물건을 살 때 네고를 하거나, 부동산에서 집을 매매할 때 매수인과 매도인이 가격에 대해 조정을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다만, 대한민국 헌법은 노동조합에게는 특별한 권리를 부여하였는데, 바로 단체행동권입니다. 예를 들어 당근마켓에서 네고가 되지 않는다고 하거나, 부동산에서 가격 조정이 되지 않았다고 한다면 그 협상은 이루어지지 않고 끝날 뿐입니다. 그러나 노동조합은 협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집단적으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소위 말하는 파업이지요. 노동자들이 파업을 함으로써 협상에서 유리한 이점을 가져갈 수 있도록 헌법에서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헌법에서 3가지의 권리를 부여받은 노동조합은 '근로자가 주체가 되어 자주적으로 단결하여 근로조건의 유지ㆍ개선 기타 근로자의 경제적ㆍ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조직하는 단체 또는 그 연합단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노동조합 및 노동관게조정법 제2조제4호)

노동조합은 단체입니다. 단체가 되려면 2명 이상이 모여야 합니다, 2명 이상이 모여서 본인들의 노동조건 및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도모하는 모임이 노동조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단체의 구성원들은 노동자들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또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5조제1항은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노동자들은 자유롭게 노동조합을 사업장에 설립할 수도 있는 것이고, 이미 설립되어 있는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도 있는 것이죠.

 노동조합을 '가입'하려고 주변을 살펴보면, 내가 소속한 회사에서만 활동하는 '기업별 노동조합'이 있고, 내가 소속한 회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대체적으로 산업별, 지역별로 조직되어 있는 '초기업별 노동조합'(ex. 금속노조, 공공운수노조, 전국금융산업노조 등)이 있습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청년유니온 산하에 있는 노동조합들이 주로 초기업별 노동조합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업별 노동조합'이나 '초기업별 노동조합'을 가입하지 않고, 새롭게 노동조합을 만드는 방법도 있을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을 만들기 위해서는 행정관청에 노동조합 설립신고를 해야 합니다. 이 설립신고를 할 때에는 노동조합의 임원의 정보와 규약을 반드시 제출해야 합니다. 따라서 설립신고 전에 노동조합의 총회를 개최하여 규약을 제정하고, 임원을 선출하여야 합니다.

 총회에서 규약의 제정은 재적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며, 임원은 재적 조합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조합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합니다.

 특히, 규약의 제정과 임원의 선출은 조합원의 직접·비밀·무기명 투표로 선출되어야 합니다.

 이렇듯 노동조합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행정절차가 있기 때문에 '초기업별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민주노총 같은 곳에 가입한다고 해서 우리 회사에 산적해 있는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회사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첫 단추인 노동조합의 설립/가입부터 단체협약 체결 단계까지 상급단체의 일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처음 노동조합을 설립하거나 가입하려는 입장에서 상급단체의 '노조 전문가'가 옆에서 지원을 해준다면 그만큼 든든하지 않을 수 없지요.

 법에서 보장하는 노동조합의 종류와 가입에 대해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노동조합 설립 이후 교섭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박정준(노무사)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화성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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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 독 주변에 피는 꽃, 화성시민신문 http://www.hspublicpres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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