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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일은 전국동시지방선거일이다. 여성혐오가 판치는 대선정국을 지나온 여성노동자들에게 지방선거는 어떤 의미일까? 성평등노동이 실현되기 위해 필요한 지자체 정책들은 무엇일까? 전국 12개 여성노동자회는 2022년 제6차 '임금차별타파의 날'을 맞이하여, 5월 1일부터 14일까지 2주에 걸쳐 '지방정부의 성평등 노동 실현 과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총 641명의 노동자들의 응답을 통해,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성평등 노동 정책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기자말]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일주일이 되었다. 취임사의 핵심 키워드는 35번 외친 '자유'였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내용은 전혀 없었으며 심각한 사회문제로 지목되고 있는 양극화 해소 방안조차 언급하지 않았다. 중앙정부는 '자유'를 기치로 아마도 신자유주의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을 언명했다고 보여진다.

이런 시대에 지방정부는 무엇을 해야 할까. 단언컨대 성평등 노동 실현에 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 여성혐오를 전략으로 팔았고, 취임 이후 여성을 지우기에 안간힘을 쓰는 중앙정부 아래 여성의 삶은 더욱 힘겨워질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획득한 능력을 공정이라고 주장하는 정부는 힘겨운 여성 노동자들의 삶을 살필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여전히 한국의 성별임금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위이다. 여성노동자는 2021년 현재 52.3%가 비정규직이다. 이들은 남성 정규직 노동자의 37.9%에 불과한 월평균 145만 원의 임금을 받고 있다. 1년으로 계산하면 5월 19일부터 연말까지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무급으로 일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5월 19일이 임금차별타파의날이다. 성별과 고용 형태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임금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 않다. 이런 여성노동자의 삶과 노동을 누가 살펴야 하는가. 바로 지방정부이다. 

전통적으로 지방정부는 노동 행정에 있어 소극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고용노동부가 전국에 지청을 두고 노동 행정에 대한 집행 권한을 고유권한으로 가져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방정부가 노동 행정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날로 복잡해지는 노동환경에서 중앙부처인 고용노동부 만으로 지역의 노동행정이 다 포괄되기 어렵고, 일자리 창출, 성별임금격차 해소, 일생활균형 환경 조성 등에 대한 지방정부의 책임론이 수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담부서가 있어야 문제를 고민하고 사업을 만들어갈 수 있다. 지방정부의 노동 행정은 이제 시작 단계이다. 경기도는 노동국은 있지만 성평등노동전담부서는 없다. 성평등노동을 고민하는 전담부서를 두고 있는 곳은 서울시가 유일하다. 서울시는 여성가족정책실 아래 양성평등정책담당과, 그 밑에 성평등노동팀을 두고 있다.

성평등노동 전담부서의 설치는 지방정부에서 성평등 노동을 실현하기 위한 핵심적 과제이다. 전담부서의 충분한 인력과 예산배치 역시 뒤따라야 할 것이다. 또한 성별임금격차 공개, 채용과정에서 차별을 가려낼 수 있는 지원자 대비 합격자 성비 공개 등을 포함한 '성평등 공시제' 도입을 명시한 '성별임금격차 해소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

성평등 공시를 통해 차별을 드러내고 이에 대한 개선을 논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에까지 이를 요구할 수 있는 조례는 노동시장 성차별 해소에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지방정부의 성평등 노동 실현 과제' 설문조사
 
지방정부의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행정체계 중 가장 시급한 것은?
 지방정부의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행정체계 중 가장 시급한 것은?
ⓒ 한국여성노동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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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2개 여성노동자회는 지난 1일부터 14일까지 2주에 걸쳐 '지방정부의 성평등 노동 실현 과제'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641명이 응답한 이 설문에서 96.6%의 응답자가 지방 정부의 성차별 없는 노동환경 조성을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고 응답하였다. 성평등 노동 실현을 위한 행정체계 중 시급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64.4%가 성평등노동 전담부서 설치라고 응답하여 시급성에 동의하였다. 

성평등 임금공시제 등을 명시한 성별임금격차 해소 조례의 필요성에 97.7%가 동의한다고 응답하였다. 현재 성별임금격차개선조례는 서울시, 충남도, 고양시 등에서 제정, 시행하고 있다. 시민들은 성평등 노동을 실현하기 위한 지방정부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다. 
 
돌봄 공공성 강화와 양질의 돌봄을 위해 지방정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돌봄 공공성 강화와 양질의 돌봄을 위해 지방정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 한국여성노동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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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공공성 강화와 양질의 돌봄을 위해 지방정부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62.4%가 돌봄 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로 전환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 22.9%가 공공돌봄시설 확충, 8.1%가 돌봄권을 포함한 노동인권교육을 의무교육으로 해야한다고 응답하였고, 4.7%가 한부모 가정에 가사, 보육서비스 제공을 꼽았다. 돌봄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이 되어야만 돌봄 공공성 강화와 양질의 돌봄이 가능하다는 시민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지방정부에서 관할 공공기관들에 노동이사제를 안착하도록 하는 역할이 중요한 과제인가라는 질문에는 95.0%가 그렇다고 응답하였다. 노동이사제는 지난 1월 국회를 통과해 법제화된 제도로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제도이다. 노동이사제에 관해 '노동이사를 2인으로 늘려서 여성노동자 대표가 반드시 이사가 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주관식 응답에서 제시되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삶을 고민하는 지자체장의 책무

서울시는 성별임금격차 개선조례를 통과시키고 성별임금격차 개선위원회를 만들어 활발한 사업을 펼쳐오고 있었다. 성평등 임금 공시제를 최초로 도입하여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에 대한 성평등 임금 공시를 진행하고 성별임금격차가 심각한 기관에 대한 개선 대책을 함께 만들어 가고 있었다. 성평등 임금 공시제는 국회에 계류된 상태로 통과되지 않고 있었지만 서울시는 조례로 제정하고 진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 성별임금격차개선위원회는 회의시간이 짧아지고 소통이 소홀해지더니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시점에 코로나를 이유로 서면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체계가 갖추어져 있어도 지자체장의 의지에 따라 사업 시행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경험을 하고 있다.

지자체장이 갖추어야 할 기본 자격으로 성평등 노동 관점이 있는가라는 것이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할 것이다. 여성을 엄마라는 정체성에 가두어서는 안 되며 시민 모두가 노동자-돌봄자-시민으로서의 다중 정체성을 존중할 수 있는 정책관점을 갖추어야 한다. 

제8기 민선 지자체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들이 속속 나서고 있지만 정책이 보이지는 않는다. 선거 때마다 난무하는 흑색 비방과 20대 대선의 신전략으로 떠오른 혐오는 중단되어야 한다. 선거의 핵심은 제대로 된 기준에 의한 후보 검증과 시민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토론, 그리고 정책 대결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기준에는 성평등 노동 실현에 대한 관심과 의지, 그리고 정책이 있는가가 평가 기준에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성평등 노동에 대한 고민과 의지가 있다는 것은 성평등이라는 사회적 정의에 대한 관점이 있다는 의미이다. 또한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삶을 고민하는 지자체장의 책무를 알고 있다는 것으로 주요한 판단 근거로서 작용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배진경 한국여성노동자회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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