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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 장애,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여부, 나이, 언어, 출신국가, 출신민족, 종교, 성적지향, 성별정체성, 학력 등 20가지 넘는 어떤 사유로도 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예방하는 법이 '차별금지법'입니다. 2007년 처음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지금까지 제정되지 못해 시민사회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연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특히 2021년 10월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한 달 간 도보행진을 한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와 미류 책임집행위원은 4월 11일부터 국회 앞에서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단식투쟁이 길게 이어지고 있는 만큼 지지부진한 국회 논의가 하루 빨리 속도를 내야 할 것입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두 활동가가 단식을 시작한 때부터 한 달 여간 언론보도를 분석했습니다.

언론의 차별금지법 관심, 처참하다

지난 한 달 간 언론 관심은 윤석열 정부 내각 인선, 검찰 기소-수사 분리법안에 쏠렸습니다. 차별금지법 관련 보도는 뒷전이었는데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제공하는 뉴스빅데이터 분석시스템 '빅카인즈'의 '주간이슈'를 보면 확연히 드러납니다. '주간이슈'는 1위부터 10위까지 하루 이슈(평일 한정)와 관련 보도량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해 놓았는데요. 4월 11일부터 5월 11일까지 23일 간 230개 주요 이슈 중에서 차별금지법은 한 건도 없었습니다.
 
주제별 빅카인즈 주간이슈 1~10위에 오른 횟수(왼쪽)와 보도량(오른쪽)(4/11~5/11)
 주제별 빅카인즈 주간이슈 1~10위에 오른 횟수(왼쪽)와 보도량(오른쪽)(4/11~5/11)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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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트랜스젠더 방송인 하리수씨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양당 대표에 면담을 요청하고, 다음날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을 위한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했습니다. 5월 8일 국가인권위원회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한 국민 공감대를 보여주는 여론조사 결과와 함께 송두환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내고 국회에 역할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날에도 빅카인즈 주간이슈에선 차별금지법 보도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빅카인즈에서 '차별금지법'으로 검색한 결과, 같은 날짜에 보도량이 조금 늘었을 뿐 그마저도 27건(5월 8일), 20건(4월 27일)으로 매우 적었습니다. 한 달 간 '차별금지법' 보도량은 340건 수준입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촉구 활동이 있던 날 빅카인즈 ‘주간이슈’엔 없는 차별금지법 보도
 차별금지법 제정촉구 활동이 있던 날 빅카인즈 ‘주간이슈’엔 없는 차별금지법 보도
ⓒ 민주언론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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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주간이슈에 오른 보도는 무엇이었을까요. 한 달 간 1위에서 10위에 오른 230개 주요 이슈 주제를 분류해본 결과, 윤석열 정부 내각 인선과 인사청문회를 둘러싼 이슈(34번), BTS 병역특례‧육계협회 과징금 등 단건 이슈를 분류해놓은 '기타'(22번), 검찰 기소-수사 분리법안 관련 이슈(19번)가 나란히 1~3위를 차지했습니다. ④국내 코로나19 상황 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⑥지방선거 ⑦다양한 국제 이슈 ⑧윤석열 정부 정책 ⑨문재인 전 대통령 행보 ⑩국내 기업 활동이 뒤를 이었습니다.

보도량으로 따져 봐도 큰 차이가 있는데요. 주간이슈엔 19회 오른 검찰 기소-수사 분리법안 이슈가 해당 기간 보도량이 제일 많아 4066건을 기록했습니다. 34회 주간이슈에 오른 윤석열 정부 내각 인선 이슈는 3044건 보도돼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차별금지법에 비하면 10배 가까운 보도량입니다.

빅카인즈 '주간이슈'에 많이 오른 이슈엔 '계곡살인'도 있는데요. 경기 가평 한 계곡에서 한 여성이 내연남과 함께 보험금을 노리고 배우자를 살해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건입니다. 주간이슈에 9회 오른 '계곡살인'은 한 달 보도량이 573건으로 차별금지법보다 많았습니다.

네이버 랭킹뉴스 0.04% 그친 차별금지법

포털 사이트 네이버가 제공하는 '랭킹뉴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언론사별로 조회 수를 기준으로 기사 순위를 매기는 '많이 본 뉴스'엔 4월 11일부터 5월 11일 한 달 간 차별금지법 관련 보도가 5회 올랐습니다.

4월 19일 여성신문 5위에 배치된 <국회 앞 단식농성 8일째…"4월 차별금지법 제정해야">(4월 18일 홍수형 기자), 4월 26일 여성신문 4위에 배치된 <민주당 지도부,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박지현 "약속 지킬 시간">(4월 25일 이세아 기자), 4월 28일 연합뉴스 3위에 배치된 <국회 찾은 하리수 "차별 이루 말할 수 없어"…평등법 제정 촉구>(4월 28일 송은경 기자), 5월 2일과 3일 두 번에 걸쳐 한겨레21 4위에 배치된 <'차별완박', '검수완박'의 속도로>(5월 2일 황예랑 기자)입니다. 한겨레21의 같은 기사가 두 번 랭킹뉴스에 올라 5회로 집계됐습니다.

랭킹뉴스엔 81개 언론사 1~5위 기사 5개씩 합해 하루 405개 자리가 있습니다. 4월 11일부터 5월 11일이면 랭킹뉴스에 오를 수 있는 자리는 총 12,555개가 됩니다. 하지만 이중 차별금지법 관련 기사는 겨우 5회, 비율로 따지면 0.04% 수준입니다.

빅카인즈 주간이슈와 네이버 랭킹뉴스 결과는 우리 언론이 차별금지법에 얼마나 무관심한지, 포털과 포털에 입점한 언론사 모두 차별금지법 보도가 시민에게 닿는 데 얼마나 무성의한지 잘 보여줍니다. 무려 2007년부터 지속된 입법촉구 운동입니다. '새롭지 않다'는 이유로 언론 보도 우선순위에서 계속 밀린다면 차별금지법 제정이 늦춰지고 차별이 보편화 될 수밖에 없습니다.

* 모니터 대상 : 2022년 4월 11일~5월 11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랭킹뉴스'의 '많이 본 뉴스' 화면 / 2022년 4월 11일~5월 11일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의 '주간이슈' 화면 및 '차별금지법'으로 검색한 보도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 슬로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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